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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행] 리뷰: 결혼을 두려워하는 두 연인의 심경이 공감가는 이유 ★★★☆

17.12.0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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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행,2017]
감독:김대환
출연:김새벽, 조현철, 기주봉, 조경숙

줄거리
7년차 커플 수현(조현철)과 지영(김새벽) 그들에게 결혼을 생각할 시기가 찾아온다. 미술 강사와 방송국 계약직이라는 현실, 지영 어머니의 결혼 강요와 수현의 복잡한 가정사 '우리...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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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내러티브(이야기 전개)는 의외로 단순하다. 오랫동안 동거하며 살아가던 7년 차 연인이 결혼이라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며 겪게 되는 고민과 갈등이 이 영화의 전체적 스토리이자 설정이다. '이게 다야?'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초행]은 이러한 부족한 부분을 지극히 일상적인 배우들의 연기로 메꾸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는데 집중한다. 

계약직 연인들이라는 소재 탓에 사회적 메시지와 주제를 우선적으로 내포한 작품 같지만, [초행]은 메시지 전달이 아닌 만감을 교차하게 하는 일상의 순간 포착에 집중하는 작품이다. 배우들이 펼치는 일상적인 순간들이 평범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 그려진 에피소드들과 감정은 우리의 일상 속 모습을 보는듯한 공감을 불러오게 한다. 연인들이 같이 자고, 밥을 먹고,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 모두 설정이 아닌 현실을 재연한 것에 가깝다. 

그러한 현실 그대로의 모습을 재연과 그로 인한 공감이 [초행]을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주 포인트다. 김대환 감독은 김새벽과 조현철이 연기하는 두 연인이 함께하는 순간을 오랫동안 포착하며, 평범한 일상을 흔들게 되는 거대한 고민거리를 마주해 심리적 변화를 보이게 된, 이들의 모습을 유심히 담아내려 했다. 계약직이라는 각박한 처지와 '갑과 을'의 압박 속에 살아왔지만, 7년 동안 서로를 의지하고 행복하게 지낸 그들의 모습을 풋풋하게 그려낸다. 

그랬던 그들이 결혼의 압박을 받게 된 것은 부모 세대의 종용과 임신이라는 생물학적인 상황을 맞이하면서부터다. 영화 속 동거 연인의 결혼에 대한 부담은 사회적 강요보다는 부모로 대변된 타의적 상황과 연인 스스로가 만들어낸 자의적 상황이 함께 교차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여유 없는 상황에서 맞이한 상황인 만큼, 이들의 결혼에 대한 고민은 행복과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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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는 이들이 결혼에 대해 두려워하는 이유를 외부적 상황이 아닌 개개인이 가진 내면적인 문제에서 찾는다. 그것은 각자의 부모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가정환경과 인성 때문이었다. 서로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가정사와 환경까지 깊이 알지 못했던 두 연인은 각자의 부모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문제들을 마주하게 된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라왔지만, 억척스러운 엄마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지영, 넉넉하지 못한 가정환경속에서 별거 상황까지 간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수현, 각자의 가족이 갖고있는 치부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두 연인은 부모 세대의 치부를 함께 알게 되면서 자신들도 똑같은 상황과 부모가 될 것이란 두려움을 느끼게 된 것이다. 

[초행]은 이 부분을 직접 언급하기보다는, 두 연인의 대화와 그로인한 심리적 대립 장면으로 이 순간을 표현한다. 일상을 통한 현실적 공감이 정서적인 여운을 전해주는 가운데,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여운이 다소 깊게 그려졌지만, [초행]은 두 연인이 오랫동안 차안에서 드라이브를 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보여주며, 어렵고 난감한 순간에도 항상 함께하는 연인의 긍정적인 모습을 부각한다. 

결국, 과거의 상처를 갖고 있고, 미래의 불안감이 있다 해도, 현재의 서로를 사랑하는 감정이 중요하며, 그 감정이 지속한다면 어떤 난관도 해쳐나갈 수 있다는 여운을 남기며 결혼, 사랑, 연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오랫동안 사귄 연인이라면 꼭 함께 보길 권한다. 

[초행]은 12월7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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