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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과함께] 차태현 "아들과 처음으로 같이 본 내 영화! 아들 반응이…"

17.12.1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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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은 차태현에게 있어 깊은 의미가 담긴 작품이다. 그가 출연한 작품중 가장 큰 스케일을 자랑하는 작품인 동시에 어두운 이면을 담은 캐릭터라는 점에서 큰 도전과도 같은 역할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영화는 그의 아들에게 당당히 보여줄 수 있었던 작품이라는 점. 시사회 때 아들을 데려와 함께 영화를 봤을 정도로 [신과함께]는 가족을 사랑한 그가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었던 자신의 출연작이었다. 그렇다면 영화를 함께 본 아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다음은 일문일답.


-결과물을 본 소감은?

우선 지인 중에 인성(조인성)이가 재미있게 봤다고 말해줬다. 그럼 됐지. (웃음) 사실 나는 내가 출연한 영화를 두 번 이상 봐야 이해하는 편이다. 이번 [신과함께]는 언론 시사 때 처음 봐서 그런지 긴장하고 봐서 잘 와닿지 않았다. 원래 그런 편이다. 그동안 촬영하면서 모니터링으로 여려번 봤지만, 이번에는 내 연기보다는 CG에 초점을 맞추고 감상했다. 근데 그걸 왜 내가 신경을 쓰지? (웃음) 여하튼 시각효과와 음악이 참 좋았다. 제작진이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시사회 이후 진행된 간담회 때도 비슷하게 이야기한 것 같다. 너무 솔직하게 말했는데…

아무래도 웹툰을 생각하고 봐서 그런 것 같다. 예전 작업한 강풀 원작의 [바보]의 경우에는 애초 목표가 원작과 똑같이 가자는 거였다. 그런데 그때 느낀 게 웹툰 그대로 영화화 한다는게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연재를 통해 완성된 영화이다 보니 그것을 있는 그대로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축약하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그렇기에 [신과함께]의 경우도 원작과 비교하는 것은 좀 무리인듯싶다. 하지만 영화 [신과함께]는 원작을 보고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인물을 합치고, 바꾸는 과정이 참 좋았다고 본다. 원작의 진기한과 영화 속 강림을 합친 설정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원작팬들은 다르게 생각할 테지만, 이게 최선이었다고 본다. 


-그러면 [신과함께]의 좋은 점은?

두 개의 시리즈를 같이 찍은 작업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하는 시도다. 시각효과도 많이 쓰이는 소재이기에 기술적인 면에서 발전을 이룬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김용화 감독님을 비롯해 하정우, 주지훈, 이정재 등의 최고의 배우들이 함께 작업하는 영화가 언제 또 나오겠나? 나는 그 점 때문에 이 영화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 김자홍이라는 캐릭터가 나에게는 새롭지 않은 캐릭터지만, 예전 설정보다 좀 어두운 요소가 있을 뿐 내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흥미로운 요소가 많았다. 일부 진부한 설정들도 있지만, 좋은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좋았다. 


-원작과 달리 김자홍을 소방관으로 설정한 것에 의문을 갖는 이들이 많다

원작의 김자홍은 술병으로 인한 과로사로 사망하는 평범한 캐릭터다. 만약 이 작품이 영화가 아닌 드라마였다면, 이대로 설정해도 괜찮았을 테지만 영화로 표현하면 매력 없는 캐릭터다. 그런 점에서 소방관으로 바뀐 설정이 참 좋았다. 덕분에 캐릭터의 설정이 다양해졌고, 생동감이 넘쳤다. 그런데 원작에서도 자홍이가 가만히 있었는데, 영화에서도 가만히 있는다. (웃음) 그래서 감정 잡기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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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영화 속에서 어떤 지옥이 더 인상 깊었나?

폭력 지옥에서 돌끼리 싸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영화 속 지옥 세트들이 엄청 크고 높았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전부 다 CG라고 생각했을 텐데 대부분 직접 완성한 세트들이 대부분 이었다. 그래서 촬영장이 양수리 세트장에 올 때마다 놀이공원에 온 기분이었다. 그래서 매번 지옥 구경 갈 때마다 기대하면서 갔다. (웃음) 물론 허무한 지옥 세트장도 있었다. 김하늘이 나오는 유리 지옥은 아무것도 없었꼬, 사막 지옥은 모래만 달랑 깔아뒀었다. (웃음) 


-지옥 캐릭터로 분장한 출연진의 모습을 직접 보니 어땠나?

안쓰럽게 봤다. (웃음) 너무 파격적으로 변하셔서 분장 시간도 길었고 정말 못 알아보겠더라. 장광 선생님도 소리를 들어야 알 정도였다. 


-누가 더 신 같았나?

아무래도 정재 형님이 진짜 신 같았다. (웃음) 개인적으로 수안이가 분장한 신이 너무 웃겼다. 그런 꼬마 모습의 대왕이 나올 줄은 전혀 생각도 못 했다. (웃음) 그런데 실제로 그런 지옥과 신이 있을 것 같더라. 


-그러고 보니 유일하게 모든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아니다. 이경영, 마동석 선배도 나오는데 이번 영화서 나오지 못했다. 아무래도 마주칠 일도 없었따. 그리고 동욱이와도 볼 수가 없었다. 극 중 형제지만 만날 일이 없어서, 나중에 촬영장에서 스치고 나서야 알았다. 저승 삼차들만 나와 함께했고 나머지는 왔다 갔다 하니, 오히려 저승 삼차들이 기분이 묘했을 것이다. (웃음) 다른 영화 작업 하다 여기에 합류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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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인 주호민 작가와는 이야기를 나눠봤나?

만나지 못했다. 오히려 촬영장에 왔을 때 구경만 하고 가셨다고 한다. 제작발표회 와서 신생아 발언을 하셔서 좀 놀랐다. (웃음) 오히려 만화가 잘 팔려서 기분이 좋다라고 하면서 곧 요트 살 거라고 하시더라. (웃음) 원작자분들이 원래 영화화 작업에는 관여를 안 하시는 것 같다. 


-영화 속 밥솥 설정이 좀 논란이 되었다. 관련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의도적인 PPL은 아닌데... (웃음) 하긴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누룽지가 되는 밥솥이 있냐고 묻더라. (웃음) 감독님은 자홍이와 관련한 정서를 유지 하고 싶으셨던 거고 밥솥이 나왔지만, 그래도 기본 정서는 유지되었던 것 같다. 원래는 밥솥 안에 담긴 편지들이 좀 많다. 아무래도 감독님의 경험이 들어간 것 같다. 


-[과속스캔들] 이후 아역 배우들과 좋은 케미를 보이고 있다. 이번에 함께한 김향기와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아이가 아니더라.( 웃음) 향기가 덕춘이 되었다 했을 때 감독님을 칭찬했다. (웃음) 이상하게 덕춘은 어린 친구가 해도 좋을 거 같다 생각했는데, 향기로 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적극 찬성했다. 향기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함께 한적이 있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서 더욱 부각되었으면 좋겠다. 


-중간에 우는 분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어떤 장면이 가장 감정적으로 닿았나?

처음부터 끝까지가 다 좋았다. 특히 영화 마지막 장면이 참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장면에 내가 없다. (웃음) 시나리오 봤을 때 고민이 많았다. 내가 고교생을 연기해야 되나 생각했는데...(웃음) 그런데 다행히 내 역할을 대신한 동욱이가 정말 잘해 줬다. 소름이 느껴질 정도로 감동을 완성했다. 촬영장에서도 그랬는데, 완성본을 보니 장난 아니더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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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사랑하기 때문에] 에서도 했던 같은 질문이지만, 죽음을 소재로 한 작품을 지속해서 하고 있다. 그 때문에 이번 작품을 하면서도 삶과 죽음에 대한 가치관이나 생각이 은연중에 들지 않았나?

나 기독교인데... (웃음) 이러면 안 되지만, 극 중 환생 설정이 언급되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과거로 돌아가는 설정의 영화도 있지만, 다시 돌아가거나 그러고 싶지는 않다. (웃음) 이번에는 그런 생각이 없었다.  


-그때 언제가는 아이와 함께 조용히 죽는 장면을 하고 싶다는 말 했었는데, 그 꿈은 여전한가?

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유독 죽음과 관련한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서, 대표님한테 문의했더니, 그때 하신 말씀이 "이제 니 나잇대 사람들이 그런 거를 생각할 나이라고 하시는 거였다. 40대 사람들이 이제 그런 고민을 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아픈 소재의 시나리오를 보면 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런 소재의 작품으로 하고 싶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는?

나는 정말 상업적인 눈을 갖고 있다. 마블 영화나 블록 버스터물 특히 오락 영화를 좋아한다. 이번에 [토르:라그나로크]도 정말 재미있게 봤다. 한국 영화는 웬만하면 꼭 챙겨보며, 대부분 극장에서 보는 편이다. 


-그래서 흥행에 대한 냉철한 눈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전혀. (웃음) 그런데 이럴 때가 있다.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가 왜 이렇게 흥행이 안 되지 하면서 놀랄 때가 많았다. 그런데 그건 드라마도 그런 것 같다. 결과는 알 수 없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느낀 결론은 결국 영화는 재미없으면 안 본다는 점이었다. 그 재미라는 게 웃기는 장면인데, 잘되는 영화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러한 웃기는 장면이 한 번씩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너무 지나치게 웃기려고 작정한 코미디는 아닌 것 같다. 시나리오를 볼 때도 그 점에 중점을 두고 유심히 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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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처음 본 아빠의 출연작은 무엇인가?

이번에 [신과함께]를 수찬이와 함께 봤다. 이 작품이 아이들이 처음 본 내 영화다. 그래서 이번 영화가 나에게 있어 의미가 크다. 얼마 전에는 내 출연작은 아니지만,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도 같이 봤다. 


-아들의 반응은 어땠나?

아주 재미있어했다. 중간에 나가기도 했지만...(크게 웃음) 그래도 좋아했다. 기자분들이 네가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더니 "그걸 왜 궁금해?" 라고 황당해하더라. (웃음) 애한테 미안하네. 다행히 아들이 영화를 보고 아이 엄마에게 "아빠가 고생을 많이 하는 것 같아" 라고 말해 철이든 줄 알았다. 그런데 아이 엄마가 "그렇지? 아빠가 고생해서 돈 버는 거야. 그걸 알아야해." 라고 했는데...애가 아무 말 안하더라. (웃음) 결국 절반만 성공했다.


-아들도 연기에 관심이 있나?

없다. 대신에 죽을 때 까지 게임 하고 싶다고 한다. (웃음) 얼마 전 애가 연예인 되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내가 대신에 프로듀서나 연출자를 하라고 했다. 아무래도 얼굴이 나오는 직업은 어려운 것 같다. 그리고 아무래도 얼굴이 좋게 될 것 같지 않다. (웃음) 연기파 배우가 안 되는 이상 힘들겠더라. (웃음) 아들하고 허물없이 지내는 건 좋지만, 가끔 그게 버릇 없을 때가 있다. 그래서 티비 나올 때 마다 그게 걱정된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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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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