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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뭐볼까? 2월 28일, 3월 1일 개봉작 별점 및 간단평 모음

18.03.01 20:37


따뜻한 이 영화의 치명적인 단점…배가 고프다 <리틀 포레스트> - ★ 이번주 베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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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2018]
감독:임순례
출연: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전국향, 장재희

줄거리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은 오랜 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난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은숙’과 함께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끼 한끼를 만들어 먹으며 겨울에서 봄, 그리고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게 된 혜원. 그렇게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된 혜원은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데…

간단평
<리틀 포레스트>는 각박한 도시를 떠나 조용하고 안락한 자연에서의 생활을 통해 현대인들이 잊고 지냈던 기본적 가치를 되돌아보게끔 한다. 영화는 사회적 성공 추구보다는 '식(食)'이라는 인간의 기본 욕구에 집중하는 청춘의 모습을 다뤘다는 점이 흥미를 불러온다. 단순한 내러티브와 전개방식을 구사하며 접 요리를 만들어 먹는 과정을 시작으로, 농작물을 직접 키워 음식 재료를 키우는 1년 동안의 과정을 유심히 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영화는 이 과정 하나 하나에 드라마적인 정서, 메시지, 시각적 재미를 내포시켜 지속적인 흥미 요소를 만들어낸다. 오랜 인내의 시간을 통해 키운 농작물을 통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듯이, 혜원이 요리와 농사를 하는 모든 과정은 쉼과 자아 성찰의 정서와 메시지를 만들어낸다. 지극히 일상적인 장면이지만, 카메라를 통해 표현되는 요리, 식사 장면은 근래 유행하는 쿡방, 먹방이 지닌 엔터테인먼트 적인 장점을 지니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 흥미롭다. 무엇보다 직접 키운 농작물을 통해 만든 유기농 음식이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음식으로 완성되는 과정이 신비로울 따름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이야기의 궁합을 먼저 맞췄어야…<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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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합, 2018]
감독:홍창표
출연:심은경, 이승기, 김상경, 연우진, 강민혁, 최우식, 조복래

줄거리
극심한 흉년이 지속되던 조선시대, 송화옹주(심은경)의 혼사만이 가뭄을 해소할 것이라 믿는 왕(김상경)은 대대적인 부마 간택을 실시하고,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이승기)은 부마 후보들과 송화옹주의 궁합풀이를 맡게 된다. 사나운 팔자로 소문나 과거 혼담을 거절당한 이력의 송화옹주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남편으로 맞이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부마 후보들의 사주단자를 훔쳐 궐 밖으로 나가 후보들을 차례로 염탐하기 시작한다. 송화옹주가 사주단자를 훔친 궁녀라고 오해한 서도윤은 사주단자를 되찾기 위해 그녀의 여정에 함께 하게 되는데…

간단평
역술가와 옹주가 남편감을 찾으러 나서는 설정은 나쁘지 않았다. 어느 정도 모험적인 요소와 이를 통한 멜로 라인을 구축하는 과정은 전형적이지만, 시대적 특수성을 고려해 봤을 때 흥미를 느낄만한 요소이다. 하지만 이 좋은 조합을 무난하게 완성하기에는 출연진의 연기 내공과 연출력이 너무 부족했다. 사극톤에 어울리는 연기력을 보여주지 못해 정적인 모습을 유지하는 연기력과 중심점을 잡지 못하고 표류하다 막판에 급전개를 향해 나가는 이야기, 이를 제대로 뒷받침해 주지 못하는 편집은 총체적 난국의 연속이었다. 정점은 '헛웃음'을 불러오게 하는 오글거리는 대사로 <궁합>의 각본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지를 보여준다. 대체 궁합이라는 역술에 왜 정치, 역사적 요소를 담으려 했을까?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스티븐 스필버그가 왜 천재인지를 보여준 작품 <더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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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포스트, 2017]
감독:스티븐 스필버그
출연: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 알리슨 브리, 밥 오덴커크, 제시 플레먼스

줄거리
1971년, 뉴욕 타임즈의 ‘펜타곤 페이퍼’ 특종 보도로 미 전역이 발칵 뒤집힌다. 트루먼, 아이젠하워, 케네디, 존슨에 이르는 네 명의 대통령이 30년간 감춰온 베트남 전쟁의 비밀이 알려지자 정부는 관련 보도를 금지시키고, 경쟁지 워싱턴 포스트의 편집장 ‘벤’(톰 행크스)은 베트남 전쟁의 진실이 담긴 정부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 입수에 사활을 건다. 결국 4천 장에 달하는 정부기밀문서를 손에 쥔 ‘벤’(톰 행크스)은 미 정부가 개입하여 베트남 전쟁을 조작한 사건을 세상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최초의 여성 발행인 ‘캐서린’(메릴 스트립)은 회사와 자신, 모든 것을 걸고 세상을 바꿀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데… 

간단평
<링컨> <스파이 브릿지>과 같은 근래 그가 연출한 시대물을 관심 있게 관람한 관객이라면 <더 포스트>의 흐름과 인물에 대한 접근방식도 그리 새롭지 않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워터게이트 사건과 같은 언론의 용기를 소재로 한 영화들의 흐름을 생각해 본다면, 다소 거창했던 오프닝과 다른 중반부에 심심한 느낌이 들 정도다. 그점에서 본다면 <더 포스트>는 지금껏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었던 정치, 시대물 중 돋보인 작품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상하리만큼 그의 작품 중 가장 흥미로운 영화다.  오락 영화로 접근할 수 없을 정도로 진지하면서도 심각한 소재를 스필버그는 이마저도 긴장감 넘치는 오락 영화로 완성했다. 상관과 부하 직원의 관계이지만, 경영자와 편집인의 명확한 신념을 지키며 대립하는 언론사의 특별한 관계를 상징하는 특수한 캐릭터 설정과 중반부부터 긴장감을 몰아붙이는 이야기 전개가 묘한 흥미를 불러오게 한다. 월남전을 뒤엎을 엄청난 진실을 사이에 두고 보도 사명을 띄고있는 기자들과 회사를 지키기 위한 경영진이 대립하게 되면서 <더 포스트>는 거대한 딜레마의 영화가 된다. 이것이 바로 하나의 신문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자, 언제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대립하며, 최선의 길을 찾게 되는 언론사의 현실을 반영하는 부분이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들의 이러한 프로다운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구성하는지, 혹은 올바른 민주주의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려 한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인간미를 지닌 편집인 캐서린을 연기한 메릴 스트립의 열연과 톰 행크스를 비롯한 출연진의 연기도 언론 영화에서 느끼기 힘든 감동을 선사하는 데 일조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정말로 섹시한 첩보원, 그런데 그녀의 정확한 임무가 뭔가요? <레드 스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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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스패로, 2018]
감독:프란시스 로렌스
출연:제니퍼 로렌스, 조엘 에저튼, 마티아스 쇼에나에츠, 샬롯 램플링. 제레미 아이언스

줄거리
아름다운 외모와 타고난 재능의 발레리나 '도미니카' (제니퍼 로렌스)는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더 이상 무대에 오를 수 없게 된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게 된 그녀는 엄마를 지키기 위해 '레드 스패로'가 되기로 결심한다. 유혹하고 조종하고 제거하라! 젊은 요원들의 육체와 정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여 몸과 마음을 이용해 타겟의 심리를 파고드는 훈련으로 스파이를 양성하는 비밀정보기관 '레드 스페로'. 한계를 뛰어넘는 훈련과정을 통해 '레드 스패로' 사상 가장 치명적인 스파이로 새롭게 태어난 '도미니카'. 그녀는 조직에 숨어있는 이중 첩자를 알아내기 위해 미국 CIA 요원을 유혹한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그녀가 믿을 사람은 자신뿐이라고 말하는데... 

간단평
평범한 일반인에 가까웠던 여성이 첩보전의 한복판에 참여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현실적인 관점에서 그린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마타하리'로 대변된 미인계를 활용한 첩보전을 소재로 했다는 점이 여타의 첩보 스릴러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문제는 이 과정이 너무 장황했다는 점이다. 당연히 이야기의 중심에 도미니카가 위치해야 하는 건 맞지만, 영화는 그녀의 활약상 만큼 스파이가 되는 과정까지 너무 유심히 담고 있다. '유혹'을 무기로 하는 스파이의 활약과 그 중심에 놓인 작전이 주목받아야 하지만, 도미니카의 사연까지 담아내는 것은 산만함만 가중시킬 따름이다. 주인공의 내적 갈등과 상황을 너무 부각시킨 바람에 미국, 러시아의 첩보전의 비중이 생각보다 약하게 다뤄진다. 올 노출을 불사한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와 후반부부터 본격화되는 사건 전개 또한 볼만하다. 마지막 반전도 나쁘지 않았지만, 영화의 아쉬움을 덜어줄 만큼은 아니었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소수자의 아픔과 저항을 다룬 일본판 엑스맨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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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 2017]
감독:모토히로 카츠유키
출연:사토 타케루, 아야노 고, 하마베 미나미, 카와에이 리나, 시로타 유

줄거리
평범한 의대생 ‘케이’(사토 타케루)는 교통사고 사망 직후 되살아나, 공식 보고된 세 번째 아인으로 정부의 감시를 받는다. 한편, 죽지 않는 아인을 잔혹한 비밀 생체실험에 이용해 온 정부 산하의 연구소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인, ‘사토’(아야노 고)의 공격을 받고 ‘케이’는 그 틈을 타 자취를 감춘다. 정부와 인간에 대한 끔찍한 복수를 계획한 테러리스트 ‘사토’는 전국의 아인들을 소집하고, '케이’는 이를 막기 위해 끝을 알 수 없는 전쟁을 선포한다. 

간단평
절대로 죽지 않는 능력을 지녔지만, 다수의 평범한 인간들로부터 괴물 취급을 받아야 하는 소수자의 아픔을 전제로 깔고 있다는 점에서 <엑스맨>의 정서를 절로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아인>이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죽지 않는 자들의 '무한 루프 대결' 이다. 죽음과 재생을 반복하며 테러와 정의를 실현하려는 두 아인의 대결 장면은 무차별적인 액션으로 그려진다. 그 과정에서 잔혹한 학살 장면과 반복되는 신의 설정이 연이어 등장해 신선하게 느껴졌던 액션에 대한 피로도를 높여줄 따름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따뜻한 드라마 하지만 너무 정황하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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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2017]
감독:히로키 류이치
출연:야마다 료스케, 니시다 토시유키, 무라카미 니지로, 칸이치로, 하야시 켄토

줄거리
우연히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 든 3인조 도둑 아츠야, 쇼타, 고헤이는 잡화점 문 틈으로 생선가게 뮤지션이라고 이름이 적힌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이들은 호기심에 열어본 편지가 32년 전에 쓰여진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들이 장난 삼아 보낸 답장이 과거와 현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는 사이 또다시 편지가 도착하고, 이곳에서 벌어진 일들이 모두 우연이 아닌 하나의 인연으로 연결된 것임을 알게 되는데...

간단평
베스트셀러 원작으로 기반으로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뤄질 법한 에피소드를 하나의 이야기로 절묘하게 묶어내는 각본은 나쁘지 않다. 과정 하나하나에 정서적 요인을 담아 따뜻한 드라마와 인상적인 교훈을 완성한다. 눈시울을 붉게 만들 정서적 요인이 모두 담겨있지만, 지나치게 느껴질 만큼 모든 에피소드와 인물들을 인연으로 묶어내려는 설정이 시간이 흐르면서 뻔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 때문에 기적으로 느껴져야 할 접화점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장황하게 그려졌다. 에피소드와 인물을 줄였다면 인연의 드라마가 조금이라도 공감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순실보다 먼저 처분했어야 할 이 영화의 두 명의 적폐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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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2018]
감독:신재호 (신동엽)
출연:정려원, 임창정, 정상훈, 이경영, 이문식, 김도훈

줄거리
변두리 동네의 한 아파트에 모여 설계도를 펼치는 수상한 녀석들 인생 역전 대박을 이뤄줄 마지막 한 탕을 노린다. 근데, 파면 팔수록 뭔가 이상하다? 금고 털러 왔다가 대한민국을 뒤집어버린 남다른 스케일의 도둑들이 온다! 뭔.가.있.어 당신이 생각하는 그거 말고…

간단평
제작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최순실 사건이 굳이 왜 이 영화의 소재가 되어야 했는지 모르겠다. <게이트>는 풍자가 아닌 이제는 식상해진 8, 90년대의 과장된 감성으로 완성된 코미디일 뿐이다. 특수한 이야기와 설정을 통한 유머보다는 과도한 욕설, 과장된 개그, 배우들의 오버연기, 이제는 사라져야 할 여성 외모 비하 장면까지... <게이트>의 모든 웃음 요소들은 불편함의 향연으로, 웃기가 너무 민망할 정도다. 그나마 <게이트>에서 괜찮은 요소가 있다면, 부녀지간의 드라마로 다소 식상한 요소지만, 모든 게 총체적 난국인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정상적인 구조를 지녔기 때문이다. 영화가 차라리 이 부분을 살렸다면 어느 정도 볼만한 작품이 될 수도 있었다. 그 점에서 보면 정려원과 이경영의 존재감은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전혀 웃기지 않는 개그와 존재감도 없는 임창정의 존재와 이를 제대로 통제조차 하지 못하는 감독의 연출력 부재가 가장 큰 문제였다. 이 두 사람의 존재가 최순실을 언급하기 전 이 영화가 처분했어야 할 적폐 대상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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