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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보다 강렬한 조연] 80년대 남성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던 그녀 글렌 클로즈

18.03.02 13:06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현재 극장가의 다크호스 영화로, 그 누구도 이 영화의 흥행을 예상하지 못했다. 흥행 요인으로는 일곱 명의 쌍둥이가 세상과 맞서 싸우는 독특한 설정과 1인 7역을 다채롭게 연기한 누미 라파스의 열연이 돋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 영화는 그녀의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아주 짧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악역다운 이미지를 강렬하게 남긴 한 배우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었다. 8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한 베테랑 연기자로 전성기인 80년대 중후반에 섹시 스릴러 영화에 출연해 90년대 인기스타 샤론 스톤과 함께 치명적인 여성 캐릭터로 쌍벽을 이룬 무서운 연기를 선보이며, 최고의 악녀 캐릭터로 자리 잡은 그녀였다. 현재는 선역과 악역을 넘나들며 존재감 넘치는 연기를 펼치고 있지만, 90년대 그녀의 이미지를 알고 있는 영화팬이라면 그녀의 선역 연기도 섬뜩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글렌 클로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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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글렌 클로즈 (Glenn Close)
생년월일:1947년 3월 19일
출생지:미국 코네티컷주 그린위치
신장:165cm

글렌 클로즈는 1947년 3월 19일 미국 코네티컷 그린위치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아버지 윌리엄 탈리아페로 클로즈는 자이르 공화국 (현 콩고)에서 의료원을 개업한 의사였으며, 그곳의 독재자 모부투 세세 세코 대통령의 개인 주치의이기도 했다. 그녀의 밑으로는 두 명의 자매와 두 명의 형제 동생들이 있었다. 

유년기를 부모님, 형제들과 함께 외할아버지 소유의 석조 오두막집에서 지내며 자유분방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 시절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환경 덕분에 어린 글렌 클로즈는 배우로서의 꿈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그녀가 7살이 되던 해에 부모님이 '도덕재무장운동' (Moral Re-Armament ( MRA ))이라는 사교 집단에 빠지게 되는데, 이는 인류문명을 물질의 힘보다 정신적·도덕적 힘, 또는 양심적·인격적인 힘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이념 하에 단체에 가입한 회원들의 가정에 엄격한 규율을 강조하는 집단이었다. 이 때문에 자유로웠던 그녀의 유년기는 당시의 엄격한 규율로 인해 힘든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글렌 클로즈 본인도 이때의 유년기가 너무 싫었다고 고백하며, 배우라는 꿈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참고 견뎌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한다. 

이후 십 대 때 스위스에 위치한 세인트 조지 스쿨에서 유학을 한 그녀는 도덕재무장운동 집단 산하의 성악 그룹  '업 위드 피플'의 일원으로 미국 전역을 여행했으며, 코네티컷에 위치한 쇼우트 로즈매리 홀이라는 대입준비 기숙학교에 입학해 1965년 졸업한다. 그녀의 나이 22세가 되던 해, 글렌은 도덕재무장운동과의 인연을 끊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배우가 되기 위해 미국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윌리엄 앤드 메리 대학교의 연극과에 입학하게 되었으며 부전공으로 인류학을 공부하게 된다. 

그녀는 이 대학의 재학시절에 연극학과 교수로 최고의 명성을 떨치고있는 하워드 스캐몬으로 부터 연기의 기초를 배우게 되고, 퓰리처 상 수상자 폴 그린의 작품에 다수 출연하며, 최고의 연기를 펼치게 된다. 1974년 연극계에 진출한 그녀는 2년 후인 1976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렉스(Rex)>를 통해 첫 연기 데뷔를 하게 된다. 1980년 히트 뮤지컬 <바룸>으로 토니상 후보에 처음 오르게 되면서, 연극배우로서의 명성을 이어나가게 되었고, 1982년 존 어빈의 소설을 영화화한 <가프>에 출연하면서 첫 영화 데뷔를 하게 된다. 첫 출연이었지만,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비평가들의 찬사를 이끌게 되었고, 제 8회 LA 비평가 협회상의 여우조연상 수상과 제5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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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가프>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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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내츄럴> (1984)

성공적인 영화 데뷔는 끊임없는 캐스팅 제안과 영화 출연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할리우드 역사에 남을 진기록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1983년 영화 <새로운 탄생>, 1984년 로버트 레드포드와 함께 출연한 <내츄럴>을 통해 3년 연속 아카데미 조연 후보에 오르게 된 것이다. 비록 수상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글렌 클로즈의 연기력이 인정받게 된 순간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글렌 클로즈와 아카데미의 인연은 지금까지도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번 출연하는 작품마다 좋은 연기력을 보여줘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존재감 강한 배우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1987년 인생작이자 지금의 글렌 클로즈를 할리우드 최강의 악녀의 반열에 올린 영화에 출연하게 되는데, 그 작품이 바로 <위험한 정사> 였다. 잘나가는 평범한 가장인 변호사가 단 한번의 외도로 만난 여성에게 시달리게 되는 스릴러로 글렌 클로즈는 주인공 마이클 더글라스에게 무서울 정도로 집착하는 광기의 악녀 알렉스를 선보여 영화사에 길이남을 섬뜩한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 작품에서 보여준 최고의 연기 덕분에 1988년 쇼테를로 드 라클로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시대극 <위험한 관계>의 주인공 메르퇴이유 부인으로 출연해 품위있는 카리스마를 지닌 악녀를 선보인다. 이 두편의 작품에서 보여준 강렬한 악녀 이미지 때문에 한때 80년대 남성들은 글렌 클로즈만 봐도 두려움을 느꼈다는 웃지 못할 후문이 남겨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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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위험한 정사>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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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위험한 관계> (1988)

주로 카리스마 강한 여성 캐릭터를 연기해 왔지만, 가끔 예상치 못한 가벼운 역할로 출연해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폭스 TV의 <심슨 가족> 시리즈에 특별 성우로 출연하기도 했는데, 주인공 호머 심슨의 엄마 모나 심슨의 목소리 연기를 맡아 좋은 반응을 불러오자 이후에도 몇 편의 특별 출연을 하게 되었다. 또한 <후크>에서는 남장으로 분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특별 출연을  선보였다. 그 누구도 여성이라고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글렌 클로즈가 좋은 연기를 선보였기 때문이었다. 이후에도 <비너스><화성침공> 같은 코믹적 성향이 강한 작품을 비롯해 <101 달마시안>과 같은 가족 어드벤처물에 출연해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녹아내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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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후크> (1991) 남장 출연 모습

▲<후크> 남장연기 장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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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101 달마시안> (1996)

90년대 중반부터 주연만 고집하지 않고, 작품만 좋으면 단역으로 출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에어 포스 원>의 부통령을 비롯해 <인 앤 아웃> 등의 작품에서 짧지만 강렬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후 여러 영화에 주연, 조연, 단역을 넘나들며 명연기를 펼치다 2007년 중년을 맞은 시기에 또 한편의 인생작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 만나게 된 작품은 영화가 아닌 TV 드라마로 냉철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변호사로 출연하는 <데미지>라는 작품이었다. 마침 이 시기가 닮은 꼴 배우로 유명한 메릴 스트립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던 때라, 글렌 클로즈가 연기한 패티 휴즈 또한 메릴 스트립의 미란다 편집장과 비교되고는 했었다. 글렌 클로즈는 <데미지>를 통해 두 번의 에미상과 한 번의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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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에어 포스 원>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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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데미지> (2007~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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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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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월요일이 사라졌다> (2017)

<데미지>에 출연하던 시기에는 직접 제작, 각본, 주연까지 참여한 앨버트 놉스로 출연해 남장여자 연기를 선보이며 최고의 찬사를 얻게 되고, 영화 제작자, 각본가로서의 역량을 자랑하기에 이른다. <데미지>를 시즌 5까지 런칭 시킨 그녀는 2014년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통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합류 인피니티 스톤중 하나를 관리하는 노바 프라임으로 출연해 향후 마블 시리즈에도 존재가 있는 배역으로 출연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어느덧 70의 나이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수많은 예정작들이 몰려있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바쁜 노년 배우로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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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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