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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밤] 리뷰: 대반전 영화? 반전의 잘못된 예를 보여준 스릴러 ★★☆

18.03.0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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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밤, 2018]
감독:이창희
출연:김상경, 김강우, 김희애, 한지안

줄거리
아내(김희애)를 살해하고 완전범죄를 계획한 남편(김강우). 몇 시간 후, 국과수 사체보관실에서 그녀의 시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리고 남편에게 도착한 문자 한 통. "우리의 비밀을 묻은 곳에서 기다릴게"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한 형사(김상경)와 이 모든 것이 아내의 계획이라고 주장하는 남편. 그녀는 정말 죽은 걸까? 사라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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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발까지만 해도 좋았다. 살해된 시신이 안치된 국과수라는 특정 공간의 분위기와 특징을 활용한 설정 속에 용의자인 주인공의 심리적 상황을 대입시켜 긴장감을 끌어내는 방식은 신선한 시도였다. 이제는 식상하게 느껴질 법한 김상경의 형사 캐릭터는 예상과 달리 코믹하게 그려져 전작에서 보여준 형사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다소 웃긴 캐릭터가 어느순간 '셜록' 못지 않은 추리력을 자아내며 두뇌 싸움을 벌이게 되는 모습은 반전적인 재미를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이 때문에 <사라진 밤>은 간혹 공포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전해주면서 어떨 때는 코미디 영화를 보는듯한 유머 적 정서를 불러온다. 자칫 산만해 질 수도 있는 위험한 시도였지만, 이 부분에 대한 정서적 강약조절은 대체로 무난한 수준이었다. 일부 공포 장면에서는 오컬트를 연상시키는 장면과 설정을 등장시켜 이 작품이 호러물을 지향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 스릴러를 이탈하려는 듯한 아슬아슬한 순간을 오간다. 이러한 과감함이 영화만의 긴장감을 자아내게 하는 요소가 된다. 

오락 영화의 측면에서 장르적 관점을 잘 활용한 여러 시도가 좋았기에 <사라진 밤>은 원작인 <더 바디>가 추구하지 못한 드라마적인 정서를 잘 발전시킨 무난한 스릴러가 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장르적 변형은 여기까지 했어야 했다. 원작이 지니지 못한 정서를 강조하려 한 시도는 좋았으나, 그로 인해 한국형 스릴러의 고질적인 또 다른 문제점을 드러내는 실수를 범하기에 이른다.

그것은 바로 스릴러 장르 본래의 정서적 분위기를 해치는 감성적 요소에 매달렸다는 점이다. 공간적 요소와 인물의 심리 상태에 집중해 실시간적 전개를 추구했던 영화가 중반들어서 인물의 과거사와 사연이 담긴 정서적 배경에 치우치게 되면서 본래의 사건을 벗어난 감정적인 드라마로 부각되기에 이른다. 한마디로 이 영화의 본 장르였던 스릴러가, 부가적 요소였던 드라마와 로맨스에 밀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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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서 전반부에 참신해 보였던 공간과 심리적 상태를 활용했던 이야기가 무의미해지게 된다. 스릴러 적인 요소가 부실해 지면서 후반부 한 방을 날릴 반전의 강도도 자연스럽게 약해지게 된다. 현재 결말 대목이 '대반전'으로 홍보되고 있지만, 이같은 부자연스러운 문제를 눈치챈 관객이라면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결말이자 황당한 마무리에 가까웠다.

차라리 반전이 없는 게 더 나았을 싶을 정도였다. 정통 스릴러에 가까웠던 전반부의 설정을 뒤엎어버리고, 감성에 호도된 듯한 결말을 택한 것이기에 초반의 흐름으로 영화를 감상한 스릴러 영화팬에게는 아쉬움과 배신감을 전해준 부분이다. 적어도 영화야 어떻게 되든 반전에 포인트를 맞추려 했다면 '감동' 을 포기하고 철저히 장르성에 다가갔어야 했다. 

<사라진 밤>은 3월 7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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