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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뭐볼까? 3월 7, 8일 개봉작 별점 및 간단평 모음

18.03.09 01:06


'할리퀸'이 '피겨퀸'이 되면 무슨일이 벌어질까? <아이, 토냐> - ★ 이번주 베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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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토냐, 2017]
감독:크레이그 질레스피
출연:마고 로비, 세바스찬 스탠, 앨리슨 제니, 폴 월터 하우저

줄거리
미국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 토냐 하딩. 괴물 같은 엄마의 가르침에 독기 품고 스케이트를 타는 그녀 앞에 낸시 캐리건이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하고,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기 위한 선수권 대회에서 ‘낸시 캐리건 폭행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온갖 스캔들의 중심에 서게 된 토냐 하딩은 과연 다시 은반 위에 설 수 있을까?

간단평
오프닝 장면부터 거침없는 욕설과 터프함을 드러내는 마고 로비의 토냐 하딩에 '역시'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게 만들지만, 이에 못지않은 또 다른 '센' 캐릭터를 연이어 등장시켜 영화의 흥미와 긴장감을 높여주기에 이른다. 피겨 선수가 되려는 딸의 승부욕을 자극하기 위해 거침없는 욕설과 폭력마저 휘두루는 엄마 라보나, 엄마에게 받지못한 사랑을 전해줄 것 같았으나 충동적인 폭력으로 토냐를 폭행하는 남편 제프. 두 사람은 토냐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자 동시에 그녀를 망쳐놓은 주범들이다. 이렇듯 나쁜 혀와 나쁜 주먹을 지닌 '싸이코' 적인 캐릭터들의 존재로 <아이, 토냐>는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게 된다. 한 번 정도는 따뜻한 모습을 보여줄것 처럼 느껴지다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욕설과 조롱을 퍼붓는 엄마와의 삶과 애정과 폭력을 반복하는 토냐와 제프의 파란만장한 결혼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한편의 우스꽝스러운 소동극을 만들어낸다. 난장판에 가까운 코믹극의 전개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주인공 토냐 하딩의 어두운 삶과 내면에 대한 심리 묘사를 빼놓지 않는다. 이 모든 과정은 1등과 올림픽 출전이라는 명분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져, 아름다운 피겨 장면 속에 가려진 그녀의 광기 어린 모습을 표현하는 장치가 된다. 그런 그녀의 집착과 열정이 문제의 폭행 사건으로 인해 엎어지게 되는 과정은 '사필귀정'의 드라마인 동시에 얼치기 인물들이 난입하는 B급 코미디와 같은 허무 개그로 표현된다. 마고 로비 특유의 센 연기가 정점을 찍은 가운데, 그녀 못지않게 남다른 존재감을 선보이며 영화의 분위기를 주도한 엄마 라보나 역의 앨리슨 제니의 연기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마블 시리즈에서의 카리스마와 달리 마초적 본능과 찌질함을 동시에 지닌 남편 제프를 연기한 세바스찬 스탠의 연기도 웃음을 불러온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전세계 소방관들을 향한 존경과 경의를 보내게 될 영화 <온리 더 브레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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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 더 브레이브, 2017]
감독:조셉 코신스키
출연:조슈 브롤린, 마일즈 텔러, 제프 브리지스, 제니퍼 코넬리, 테일러 키취

줄거리
미국 애리조나 주 일대에서 역사상 최악의 재난으로 기록되는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다. 8.1평방 킬로미터, 축구장 일천백여 개 크기가 넘는 지역을 불태우는데…자칫 마을로 번지면 수많은 인명피해가 올 수 있는 상황! 이 현장에 최정예 엘리트 소방관 핫샷 멤버들이 출동하게 되는데… 

간단평
인생의 선배와 후배가 함께 등장한다는 점에서 초보 핫샷의 성장을 기반으로 하는 드라마임을 대강 눈치챌 것이다. 브랜든은 에릭의 고된 훈련과 지도 끝에 프로 핫샷으로서의 길을 이어나가게 되고, 자연히 동료들과 어울리며 추억을 만들어 나간다. 그러면서 자연히 그를 도운 에릭의 인생 또한 이야기의 중요 축으로 그려진다. 어찌 보면 흔하게 느껴질 평범한 드라마처럼 느껴지지만, 핫샷이라는 직업의 특수성을 부각해 평범한 드라마에 깊은 의미를 담아내어 무난한 정서적 흐름을 이어간다.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 '맞불'을 놓아 불의 진화를 막는 핫샷만의 전략이 물을 통해 불을 끄던 기존 소방관들의 전략과 달라 신선한 흥미요인을 전해준다. 불을 불로 끄는 만큼 예상치 못한 위험이 도사리며, 핫샷이라는 직업의 고된 가치가 절로 느껴지기에 이른다. 영화 속 산불은 기존 화재 영화서 그려진 도시 속 산불과 다른 엄청난 규모의 대형 화재이기에, 규모 있는 스케일과 수준급의 시각효과로 불의 공포를 묘사한다. <트론:새로운 시작> <오블리비언> 등 의 작품에서 혁신적인 시각효과와 영상미, 촬영 기술을 선보였던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장기가 이번 영화에서도 발휘되어, 생생한 화제 현장으로 관객들을 인도한다. 이처럼 초중반까지 인물들의 삶과 고된 직업의 비애를 오랫동안 담았던 영화는 후반부 하이라이트인 문제의 대화재 장면을 통해 왜 이 영화가 오랫동안 인물들의 인생 이야기에 집중했는지를 이해시켜주게 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대반전 영화? 반전의 잘못된 예를 보여준 스릴러 <사라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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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밤, 2018]
감독:이창희
출연:김상경, 김강우, 김희애, 한지안

줄거리
아내(김희애)를 살해하고 완전범죄를 계획한 남편(김강우). 몇 시간 후, 국과수 사체보관실에서 그녀의 시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리고 남편에게 도착한 문자 한 통. "우리의 비밀을 묻은 곳에서 기다릴게"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한 형사(김상경)와 이 모든 것이 아내의 계획이라고 주장하는 남편. 그녀는 정말 죽은 걸까? 사라진 걸까?

간단평
첫 출발까지만 해도 좋았다. 살해된 시신이 안치된 국과수라는 특정 공간의 분위기와 특징을 활용한 설정 속에 용의자인 주인공의 심리적 상황을 대입시켜 긴장감을 끌어내는 방식은 신선한 시도였다. 이제는 식상하게 느껴질 법한 김상경의 형사 캐릭터는 예상과 달리 코믹하게 그려져 전작에서 보여준 형사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다소 웃긴 캐릭터가 어느순간 '셜록' 못지 않은 추리력을 자아내며 두뇌 싸움을 벌이게 되는 모습은 반전적인 재미를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원작이 지니지 못한 정서를 강조하려 한 시도는 좋았으나, 그로 인해 한국형 스릴러의 고질적인 또 다른 문제점을 드러내는 실수를 범하기에 이른다. 그것은 바로 스릴러 장르 본래의 정서적 분위기를 해치는 감성적 요소에 매달렸다는 점이다. 공간적 요소와 인물의 심리 상태에 집중해 실시간적 전개를 추구했던 영화가 중반들어서 인물의 과거사와 사연이 담긴 정서적 배경에 치우치게 되면서 본래의 사건을 벗어난 감정적인 드라마로 부각되기에 이른다. 한마디로 이 영화의 본 장르였던 스릴러가, 부가적 요소였던 드라마와 로맨스에 밀리게 된 것이다.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서 전반부에 참신해 보였던 공간과 심리적 상태를 활용했던 이야기가 무의미해지게 된다. 스릴러 적인 요소가 부실해 지면서 후반부 한 방을 날릴 반전의 강도도 자연스럽게 약해지게 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감동과 슬픔이 담긴 영화 역사상 최고의 마지막 1분 <플로리다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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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프로젝트, 2018]
감독:션 베이커
출연:윌렘 대포, 브루클린 프린스, 브리아 비나이트, 크리스토퍼 리베라

줄거리
플로리다 디즈니월드 건너편 ‘매직 캐슬’에 사는 귀여운 6살 꼬마 ‘무니’와 친구들의 디즈니월드 보다 신나는 무지개 어드벤처!!

간단평
영화속 아이들은 근래 보기 드물게 동네 친구들과 함께 무리를 형성하며 온갖 장난을 치는가 하면 주변의 도구와 배경을 이용해 창의적인 놀거리를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들의 천진함은 영화의 배경인 플로리다 디즈니 월드 건너편 동네의 남루한 현실을 가리는 가림막에 불과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아이들의 천진함이 지속하는 동네의 모습을 조명하며 아이러니한 삶과 현실을 부각한다. 영화 속 아이들의 천진한 모습은 어른들이 남긴 폐해인 셈이다. 꿈과 희망의 공간인 디즈니 랜드와 그 주변 외각의 현실을 완벽하게 대비시켰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모든 장면들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은 그 이유에서다. 유쾌한 발랄함과 안타까운 현실의 교차 속에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마지막 1분에 그 누구도 생각지 못한 최고의 엔딩을 선사한다. 현실의 참담함을 깨닫게 된 어린 무니와 친구들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현실을 벗어나려 하는 장면은 판타지적이면서도 영화를 보는 내내 안타까웠던 우리들의 마음에 아이다운 천진난만함과 순수함을 전해주며 인상 깊은 마무리를 선사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더 영화스러워 졌는데...왜 이렇게 어색하지? <툼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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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레이더, 2018]
감독:로아 우다우그
출연:알리시아 비칸데르,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월튼 고긴스, 도미닉 웨스트, 오언조

줄거리
라라 크로프트(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늘 주변 사람들에게 자유분방하고 활동적인 밝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사실 7년 전 실종된 탐험가였던 아버지에 대한 아픔을 가지고 있다. 우연히 아버지가 남긴 미스터리한 단서를 발견한 라라는 아버지가 어딘가에 반드시 살아 있을 것이라는 굳은 믿음으로 전설의 섬에 있는 '죽음의 신'의 무덤을 찾아 나선다. 위험한 모험의 문이 열리고, 무덤 속에 숨겨진 퍼즐을 풀어나갈수록 라라 자신도 몰랐던 전사의 본능이 깨어난다!

간단평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했던 전작의 시리즈가 지나치게 원작 게임 형태를 따라가려 했다면, 이번 新 버전은 가장 영화적인 리얼리티로 그려졌다. 원작 게임도 새롭게 리부트 된 만큼 이번 버전도 그에맞게 리부트 되었다. 게임속 히어로 라라 크로포트의 모습 대신에 아버지가 남긴 유산에 의존하지 않은 채 자립하려는 자주적 여성 캐릭터의 모습으로 캐릭터를 재해석하려는 시도까지는 괜찮았다. 문제는 이 캐릭터에 너무 깊은 의미를 부여하다 보니 시리즈 본연이 지닌 흥미를 잃어버렸다는 것. 원작 게임 속 라라 크로포트가 모든 무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액션 캐릭터인데 빈해 영화속 캐릭터는 호신술의 격투 액션만 펼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이번 시리즈는 지나치게 프리퀄 격의 성격이 강해서 안젤리나 졸리가 나왔던 전작의 강력한 액션과 볼거리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것은 원작 <툼레이더>의 형태가 <인디아나 존스>와 같은 고고학적인 어드벤처를 지향했던것과 달리 이번 시리즈는 라라 크로포트의 자주성을 강조한 탓에 그녀의 고고학도적인 면모를 거의 배제하다 싶이했다. 영화의 배경이 된 섬에서의 어드벤처와 아버지가 남긴 단서를 추적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진행되어야 했지만 영화의 스토리는 너무나 빈약한 정도로 그 부분을 보완하지 못했다. 게임속 과장됨을 넘어선 현실적인 액션과 라라 크로포트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한 것 까지는 좋았으나 작품만의 특징적 재미를 놓친 점이 아쉽게 다가온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평범한 십대들은 어떻게 괴물들이 되었나? <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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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 2018]
감독:김백준
출연:이원근, 이이경, 박규영

줄거리
사물함 속 제초제 음료수를 마신 교내권력 1인자가 입원하자 2인자인 ‘양훈’(이이경)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재영’(이원근)을 제물로 삼은 ‘양훈’의 괴롭힘이 점점 더 심해져 가던 어느 날, ‘양훈’은 ‘재영’에게 자신이 짝사랑하는 ‘보영’(박규영)의 뒤를 밟게 시킨다. 재영’은 ‘보영’과 똑같이 생긴 ‘예리’를 통해 상황을 모면해보고자 하는데…

간단평
폭력과 그에 따른 계급, 패권주의가 십 대들의 세계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범죄 물로 그려냈다. 심한 욕설과 폭력 장면이 등장하면서도 사회적 무관심과 통제되지 않은 환경속에 자행되는 십 대들의 무차별 행위가 섬뜩하게 묘사된다. 그 안에서 부각되는 영화만의 또 다른 면모는 최악의 상황속에서 살기위해 비열함을 드러내는 인간의 괴물같은 본성이다. 돌이킬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고, 생존을 위해 사회적 약자를 팔아넘기는 행위는 불편하지만 깊이있게 다가서려는 영화만의 접근 방식이다. 십 대라는 기준보다는 인간의 극단성을 들여다보려 한다는 점에서 투박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말하고자 한 본 목적은 달성한 작품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알고보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영화 <팬텀 스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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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스레드, 2017]
감독:폴 토마스 앤더슨
출연:다니엘 데이 루이스, 빅키 크리엡스, 레슬리 맨빌, 카밀라 루더포드

줄거리
1950년 런던 왕실과 사교계의 드레스를 만드는 의상실 우드콕의 디자이너 '레이놀즈'는 우연히 마주친 젊고 당찬 '알마'에게 첫눈에 반한다. '레이놀즈' 인생 최고의 뮤즈이자 유일한 연인이 된 '알마' 마치 환상처럼 화려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레이놀즈'가 만든 세상의 일부일 뿐인 그녀는 자신의 전부인 사랑을 걸고 그의 인생을 망치기로 한다. 

간단평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과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메소드가 결합돼 그 어느 작품에서도 보기 힘든 섬세한 영화가 등장했다. 등장인물들의 내면 묘사부터 의상 디자이너의 세계와 그들만이 지니고 있는 고뇌가 두 아티스트에 의해 흥미롭게 완성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레이놀즈와 알마가 자신들만의 애정과 세계관을 지키기 위해 겨루는 심리전은 영화만의 긴장요소이자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된다. 깊이 있는 심리 드라마를 지향한듯 보이지만, 시점을 바꿔서 생각해 본다면 이 영화는 매우 섬뜩한 작품이다. 옷을 통해 죽은 어머니의 흔적과 존재를 느낀다는 레이놀즈의 말을 빗대어 생각해 본다면 화면을 통해 비춰지는 섬세한 작업방식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과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추악하게 드려다 보는 방식은 어쩌면 이 영화의 모든 시점이 유령인 레이놀즈 어머니의 시선이 아니었나 추측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영화를 돌이켜 본다면 이 영화는 치밀한 심리극이자 한편의 무서운 호러 드라마인 셈이다. 인간의 본모습과 아름답게 인식된 사랑과 애정의 추악함이 드러난 것 만큼 무서운 것은 없기 때문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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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무비라이징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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