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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리뷰: This Is America! 백인의 나라 미국의 슬픈 치부 ★★★★

18.05.2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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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2017]
감독:캐서린 비글로우
출연:안소니 마키, 윌 폴터, 존 보예가, 알지 스미스, 한나 머레이, 잭 레이너

줄거리
1967년 폭동으로 뜨거웠던 디트로이트 알제 모텔에서 시작된 세발의 총성, 그리고 세명이 죽었다. 피해자도 목격자도 모두 용의자였던 그날 밤, 진짜 가해자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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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차일디쉬 감비노의 'This Is America'. 이 음악의 뮤직비디오는 전체적으로 기괴한 느낌을 자아내는 영상으로 인종 차별과 총기 사건, 보이지 않은 백인 우월주의 권력의 위험성을 암시적으로 담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신선한 충격을 전해주었다. <디트로이트>는 그러한 감비노의 메시지를 이어받아 미국 현대사의 치부와도 같은 사건을 다시금 재조명 하려는 듯한 의도가 담겨져 있는 듯 보였다.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인종 차별과 소수에 대한 탄압 그것이 바로 미국의 현실임을 말이다. 

전작인 <허트 로커>와 <제로 다크 서티>를 통해 전쟁터로 대변된 현장의 긴장감을 생생하게 전한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시선은 1967년 디트로이트에서 발생한 알제 모텔 참사 사건으로 맞춰졌다. 두 편의 전작이 인간 VS 인간으로서의 대립과 추격에 긴장감을 조성했다면, <디트로이트>는 치안 권력이라는 미명하에 가해진 일방적인 폭력의 순간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때문에 이번 영화는 앞서 소개한 두 편의 작품보다는 폴 그린그래스의 <블러디 선데이>의 연장선격 작품이라는 느낌이 다분하게 다가온다. 

참고로 알제 모텔 참사는 디트로이트 흑인 폭동으로 인한 치안 유지라는 이유로 인종주의자인 세 명의 백인 경찰이 모텔 내 흑인과 여성들을 향해 비인간적이고 강압적인 심문을 강행한 사건으로 그로 인한 상당수의 피해자와 희생자가 발생했다. <디트로이트>는 대부분의 분량은 알제 모텔에서 발생하는 이 잔혹한 순간을 표현하는데 할애한다. 

현시대의 기준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없는 흑인과 여성에 대한 폭력과 압박, 비인간적인 조롱은 보는 이로 하여금 분노와 두려움을 체감케 한다. 이러한 서스펜서의 완성은 전자서 언급한 캐서린 비글로우 특유의 대립적 설정이 모텔이라는 밀폐된 공간과 만나면서 형성되었기에 가능한 설정으로 탄압하는 자와 당하는 자의 심리적 관계를 깊이 있게 포착해 더욱 긴장감 있게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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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간수와 죄수의 관계를 담은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을 연상시키는 대목으로 의미심장한 사회 실험극처럼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60년대 인종 갈등의 순간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백인 경찰의 흑인 폭행 논란을 연상케 해, 비도덕적인 치안 시스템의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하는 풍자적 의도까지 깊이 있게 담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세 명의 백인 경찰의 행동은 집요하면서도 광기스럽게 묘사돼 이후에 무슨 일이 발생할지 예측불허의 여운을 남긴다. 

기나긴 참사가 끝난 이후의 대목은 후반부까지 이어진 폭력보다 더 잔인한 순간으로 피해자들의 상처와 남겨진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당시 미국 행정부와 사법부의 무능함을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디트로이트>는 현재까지 이어진 갈등의 원천은 바로 이 사태에 대한 불분명한 해결이 원인이었음을 강조하며, 오늘날 미국과 소수의 인권을 생각하지 않은 인류사회를 돌아보게 한다. 

마지막 가스펠이 울려 퍼지는 장면은 그래서인지 더욱 애절하면서도 간절한 메시지로 다가온다. 인간이 해결하지 못한 이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신의 구원일 것이다. 

[디트로이트]는 6월 7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그린나래미디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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