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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리뷰: 전신마비 남성이 살인병기가 된 까닭은?★★★☆

18.09.0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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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2018]
감독:리 워넬
출연:로건 마샬 그린, 베티 가브리엘, 해리슨 길벗슨

줄거리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전신마비가 된 그레이. 인간의 모든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 최첨단 두뇌 ‘스템’을 장착하고 이제, 아내를 죽인 자들을 직접 처단하기 위한 그의 통제 불능 액션이 시작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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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영화 전문 제작사 블룸하우스가 액션물을 만들었다 해서 그들의 새로운 영역 확장이 될까 생각했지만, 역시 블룸하우스는 공포영화전문제작사였다. 이 영화는 액션의 탈을 쓴 공포 영화로 그들의 21세기형 새로운 공포 시리즈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유쾌하고 시원한 액션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난데없는 잔혹 묘사에 몸서리를 칠 수 있다. 

눈앞에서 아내를 잃고 전신 마비가 된 남성이 A.I.(인공지능) 스템의 도움으로 복수에 나서게 되는 과정을 간결하게 이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예상외로 단순한 내러티브를 지니고 있지만, 한 개의 이야기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산만한 위험성을 조기에 차단한다. 대신 영화는 전신마비가 된 주인공이 A.I.에 신체를 맡긴 이후 기계와 대화를 나누며 나홀로 탐정 놀이(?)에 매진하게 되는 과정과 심리적 변화에 흥미를 집중시킨다. 

애초부터 싸움도 할 줄 모르던 평범한 남성이 스템의 도움으로 어색한 동작으로 상대를 갖고 노는 듯이 패는 장면과 그로 인해 비인간적인 살인까지 저지르는 장면이 유머와 공포의 감정을 불러오게 만든다. 스템의 도움으로 범인들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며 서서히 추적하게 되지만, 그러한 기계 의존은 주인공 그레이를 점점 비인간화에 빠뜨리기에 이른다. <업그레이드>가 유쾌하지도 경쾌하지도 않은 이러한 어두운 면을 유지하는 것은 SF 영화가 지니고 있는 디스토피아적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첫 살인에 큰 충격을 받게 되지만, 본인이 정한 정의의 관념에 빠져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그레이의 모습은 알게 모르게 기계화 시대에 의존하게 되는 현대의 스마트 사회의 경고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오프닝부터 등장한 불편하게 느껴지는 기계음과 완벽할 줄 알았던 드론과 무인자동차가 사고를 일으키되는 장면은 기계화 시대의 이면이 인간 사회에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지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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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적인 주제관은 블룸하우스 특유의 '놀람'식 공포 효과와 고어물에서 볼법한 잔혹한 액션 묘사를 통해 더욱 강렬하게 전달된다. 그 와중에 리 워넬 감독은 <업그레이드>의 스타일적인 기반이 되는 <로보캅><터미네이터> 같은 90년 대 사이보그 물의 정서와 스타일을 영화속에 대입시키며 <업그레이드>가 지니고 있는 매력적인 시각화를 구축한다. 단순한 내러티브와 예상외의 잔혹 묘사가 불편함을 불러오지만, <업그레이드>는 불룸하우스 만이 만들 수 있는 독창적인 SF 호러 액션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새로운 신기원을 전해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조명할 만하다. 

<업그레이드>는 9월 6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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