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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척이다!" 관객을 절묘하게 낚은 페이크 영화들.

13.06.27 18:56

 
'모큐멘터리'. 또다른 이름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다큐멘터리의 사실주의 기법을 활용해 만든 극영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다큐멘터리'는 사실이라는 관점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관객들은 이를 '진실'로 받아들일수 밖에 없다. 영화감독들은 이러한 방식을 의도적으로 이용해 메시지와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사용하거나 또다른 극영화로 재탄생 시키고는 한다. 앞서 소개했던 호러 영화 [블레어 윗치]의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동안 제작된 수많은 모큐멘터리 영화중 너무나도 리얼하게 만들어져 평론가와 눈치빠른 관객마저 절묘하게 낚는데 성공한 5편의 페이크 다큐물을 소개한다. 과연 그들은 어떤 방식을 이용해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된것일까?
 

우디앨런의 [젤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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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그,1983]
감독:우디 앨런
출연:우디 앨런,미아 패로우,패트릭 호간
 
 
'영원한 뉴요커' 우디 앨런도 '페이크'를 즐겼었다. 그가 만든 '페이크' 다큐 [젤리그]는 1940년대를 배경으로 자신의 신체를 자유자재로 바꿀수 있는 희귀병에 걸린 남자 레오나르도 젤리그의 일생을 담은 전기 다큐 영화다. '젤리그'는 뚱뚱하 사람을 만나면 자신의 몸을 똑같이 뚱뚱하게 하고 중국인,흑인을 만나면 인종을 똑같이 바꾸는 재주를 통해 그들과 어울리게 되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문제를 직면하게 된다. 영화는 이를통해 자신의 진실한 정체성과 모습을 찾아가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담고있다. 내용 자체가 허구맹랑한 'B급 SF' 스토리 같아 보이지만 우디 앨런은 이 '페이크'를 완벽하게 성공시키기 위해 '다큐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것은 바로 신뢰할수 있는 '명사'를 인터뷰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는 평소 친한 유명 작가인 '어빙 하우나','솔 벨로우'를 비롯해 작가이자 비평가인 '수잔 손택'까지 동원해 젤리그와의 친분에 대해 이야기 하게 만들어 관객들이 이를 쉽게 믿도록 만들었다. 거기다가 실제 유명 정신과 의사 '브루노 베텔하임'까지 등장시켜 젤리그의 희귀병이 실제 의학적인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또는 이 병이 유발하는 정신적 문제에 대해 썰을 풀어내도록 했다. 사뭇 진지한 신뢰도가 높은 명사들의 '거짓말'에 관객들도 진지하게 이 영화를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필름을 통해 공개되는 이 젤리그라는 양반 이상하게 누구를 닮았다는 것을 서서히 알게된다. 이는 '우디 앨런'이 직접 연기하며 사진과 영상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왜곡시켰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완벽한 낚시'를 위해서 스스로 망가지는 대번함을 선택한 우디 앨런의 연기에 관객과 평론가들은 할말을 잃었고 의도된 완벽한 연출에 박수를 보낼수 밖에 없었다.   
 
 
B급-컬트 영화의 전설!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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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1984]
감독:롭 라이너
출연:롭 라이너,마이클 맥킨,크리스토퍼 게스트,해리 쉬어러
 
 
가상의 영국 헤비메탈 배드 '스파이널 탭'의 미국 투어를 동반 취재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는 현재까지도 많은 이야깃 거리를 만들고 있는 작품이다. 왜냐면 이 영화가 소리소문 없이 이루어낸 성과는 대단하기 때문이다. 우선 '모큐멘터리'적으로 봤을때는 단연 '레전드'급인 것은 물론이며 코미디 면에서도 최고의 영화로 기억되며 작품에 전반적으로 깔린 B급 성향의 유머와 철학 그리고 '똘끼' 넘치는 캐릭터들은 그야말로 '컬트'스럽기까지 했다. 특히나 재미있는 점은 이 '스파이널 탭'이라는 밴드의 특징은 비틀즈,키스,레드 제플린,제프 백,롤링 스톤즈의 영향과 버릇을 골고루 섞어낸 요소들이 숨겨져 있어 현대 음악사를 참고용 영화라는 점이다.
 
개봉당시만 해도 말도 안되는 '괴짜 영화' 취급을 받다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계속 재평가를 받게 되더니 2002년 미국 국립 영화 보존위원회로 부터 국립 영화라는 칭송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아직까지도 '모큐멘터리'가 맛냐는 논란이 있었는데 '스파이널 탭'이라는 록밴드는 분명 가짜이기는 했지만 실제로 OST 형식의 앨범에 참여해 여러 곡들을 발표했다. 이러한 인기가 계속되자 EP앨범 발매와 더불어 DVD로 재출시 되는 기염을 토하더니 나중에는 진짜로 전국투어에 나서기까지 했다. 단순한 '페이크 영화'로 시작되었던 이 프로젝트는 음악성과 대중성까지 겸비된 진짜 '락밴드'로 탄생되는 어매이징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여러 화제를 낳게 된다.
 
 
뉴질랜드가 세계 영화의 원조? [포가튼 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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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가튼 실버,1995]
감독:피터 잭슨,코스타 보우츠
출연:피터 잭슨,하비 와인스타인,제프리 토마스

영화가 시작되며 뚱뚱한 털보 뉴질랜드 아저씨 '피터 잭슨'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놀라운 발견을 했다고 이야기 한다. 그것은 바로 세계 영화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자 뉴질랜드 영화의 개척자인 '콜린 맥켄지'라는 인물의 잃어버린 영화 세트,카메라,필름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즉, 피터 잭슨은 이 인물을 언급해 영화사를 다시 쓰려는 것이었다. (이 영화가 공개된 1995년은 영화탄생 100주년 이었다.) 일단 잭슨이 말한 '콜린 맥켄지'는 라이트형제 보다 6개월 이나 더 앞서 자동모터 비행기를 발명한 '리처드 피어스'의 비행기록을 완벽하게 기록하기 위해 필름 촬영용 카메라를 개발했고(그 방식이 독특하다.) 계란 흰자를 이용해 필름을 만들기 까지 했다고 한다. 거기다 이 인물은 세계최초의 유성영화 [재즈싱어](1927)보다 10년 앞선앞선 1917년에 유성영화를 개발했고 채플린 보다 뛰어난 슬랩스틱의 제왕 이었다는 숨겨진 사실을 이야기 한다.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란 사실을 알았을때쯤 갑자기 눈에 익숙한 인물들이 등장해 '피터 잭슨'의 주장을 거들어 주기 시작한다. 뉴질랜드 출신의 명배우 '샘 닐'을 비롯해 영화 평론가 '레널드 멀틴'과 같은 영화분야 전문가와 대학교수, 예술인,복원에 참여한 과학자 들이 등장해 '콜린 맥켄지'를 떠받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영화는 '콜린 맥켄지'가 만들어낸 4시간 짜리 전설의 영화 [살로메]의 복원작업을 공개하며 이 전설적인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시사회 방식으로 공개하는 행사까지 주최하며 마무리 하다.
 
당연히 이 모든것은 당대의 '영화계의 악동' 피터 잭슨이 영화 탄생 1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가짜 작품'이다. 피터 잭슨은 콜린 맥켄지라는 인물을 진짜로 실존한것 처럼 보이기 위해 [젤리그]의 우디 앨런이 행했던 방식을 그대로 차용했으며 무엇보다도 '콜린 맥켄지'의 잃어버린 필름을 진짜로 보이게 하기위해 흑백필름에 모형비행기를 날리는 장며을 찍고 필름을 망가뜨리는 과감한 행동을 하게된다. 모든 촬영방식을 피터 잭슨 특유의 장난스럽고 괴짜 같은 방식을 동원해 만든 [포가튼 실버]는 그만의 영화 사랑과 새로운 진실에 도전하려는 예술인과 각분야의 혁신가들에게 바치는 메시지가 담긴 의미있는 작품이다. 
 

"전 국민을 낚아라!" 눈물(?) 겨운 용기가 담긴 [체코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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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드림,2004]
감독:비트 클루삭,필립 레문다
 
 2003년 체코 프라하의 외곽에 믿을수 없는 최저가격으로 최신 제품과 물건을 구매할수 있는  쇼핑몰이 등장한다. 게다가 이 쇼핑몰은 시설과 규모도 거대한 '하이퍼 마켓'이며 이름 또한 그러한 모든 사람들의 꿈을 현실로 실현시켜주는 '체코드림'이다. 이 '체코드림' 매장의 오픈일 을 알린 광고가 프라하 전역에 걸리게 되고(심지어 TV 광고까지 한다.) 프라하의 모든 중산층,서민들은 이 광고를 보고 현혹된다. 그리고 이 광고를 본 대부분의 시민들은 오픈일날 꼭 가겠다면 카메라에 대고 응답한다. 모두들 부푼 기대감을 가지면서 말이다.
 
그리고 문제의 오픈날. 2,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체코드림' 매장을 방문한다. 매장의 외부는 말 그대로 '희망'을 상징하는 무짓개빛 건물이었고 내관도 화려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여든 시민들 다수는 가족단위 그리고 비싼 물건을 사기 힘든 노년층 까지 모여들었다. 그리고 건물의 내부에 다다른 순간 2,000명의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건물의 내부는 아예 없었고 철근 더미들이 외부 매장을 지탱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말 그대로 이건 사기였다. 애초에 광고를 통해 알려졌던 '체코드림'은 허상 그 자체였다.
 
힘들게 프라하의 외곽에온 시민들은 이때 문제의 정장을 입은 두 청년을 찾아낸다. 이들은 이 대사기극 홍보에 앞장섰던 중요 인물이었고 '체코드림' 설립에 관련자로 보였었다. 이들은 2,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의 예상치 못한 분노에 기겁했고 도망가게 되지만 끝까지 추적한 시민들에게 죽도록 얻어 맞는다.
 
이 사건은 이후 방송과 언론을 통해 체코 전역에 알려지게 되었고 문제의 사건을 일으키다가 프라하 시민들에게 '린치'를 당한 두 청년은 자신들을 영화감독 이라 밝히며 체코 정부로 부터 지원받은 정부 지원금을 통해 이러한 퍼포먼스를 기획했다고 고백했다. 이들이 저지른 '대국민 사기극'을 그린 영화가 바로 '체코드림'이다.
 
이 두 청년은 왜 이런 목숨을 건 '사기극'(?)을 벌인 것일까? 이 당시 체코 정부는 EU에 가입하기 위해  전국민에게 EU에 가입하면 엄청난 경제적 이득이 올것이라 홍보하고 '꿈'같은 미래를 역설한다. 이러한 방식은 아마도 국회의원이 있는 각국 정부에 통용되는 사례일 것이다. 이러한 무분별한 달콤한 미래에 관한 환상으로 국민을 현혹시킨 정부의 무책임함과 물질본능 주위에 쉽게 끌려다니는 현대인들의 본능을 풍자하기 위해 이들은 '체코드림'이라는 가상의 쇼핑몰을 만들어 '세계화'라는 달콤한 사기극에 빠진 글로벌 사회의 역설을 고발한 것이었다. 의도와 패기는 좋았지만 이 말도안되는 '장난'으로 지옥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작품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이들의 용기있는 행동덕에 영화는 세계곳곳에 초대되어 수많은 박수를 받을수 있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링컨]에 이은 다음 작품은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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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영화가 아닌 유튜브 영상이다. 공식출처자가 누구냐고? 바로 '백악관'이다.
이 문제의 영상으로 전세계 영화팬과 네티즌은 기겁하게 되었는데 영화 [링컨]으로 화제를 모았던 스티브 스필버그가 직접 등장해 촬영중인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영화 제목은 [오바마]. 스필버그는 [오바마]의 의료보험 개혁과 여러 법안 통과에 관해 설명하며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이어서 영화의 주인공 '버락 오바마'를 연기했다는 '매소드 연기'의 달인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등장해 오바마로 분장한 모습 그대로 나와 인터뷰에 응한다. 그는 자신이 현재 오바마로 완벽히 분장했으며 목소리와 행동 까지 '오바마'를 닮기 위해 혼신의 연기를 다했다고 설명한다. 근데 이 부분이 어딘가 모르게 의심 스럽다. 누가봐도 이건 '버락 오바마'대통령 이다. 그리고 나서 갑자기 흑인 코미디언 배우 '트레이시 모건'이 등장해 자신은 이 영화에서 '오바마'의 오른팔인 '바이든' 부통령을 맡았다고 능청스럽게 말하면서 주변의 눈치를 살핀다.
 
이제서야 알게된다. '이거 '페이크' 였구나!' 알고보니 이 영상은 백악관이 주최한 '기자단 만찬행사'의 스페셜 영상으로 백악관 측이 스필버그의 [링컨]의 소개영상을 패러디해 영화 [오바마] 버전으로 만든 것이었다. 완벽한 거짓말을 만들기 위해 스필버그 자신도 등장해 이 귀여운 거짓영상(?)에 동참한 것이었다. 어찌됐든 전세계 네티즌은 스필버그와 오바마가 만든 장난에 잠시나마 놀라운 '깜놀'을 경험했다. 
 
 
 
 
(사진=IMDB,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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