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VS현실] 용인 살인사건 피의자가 언급한 '호스텔', 얼마나 잔인하길래?
13.07.11 12:35
용인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수사과정에서 영화 [호스텔]을 보았다고 밝혀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2006년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호스텔]은 잔인성과 폭력성이 너무 심해서 '제한 상영가' 판정을 받았는데요. '제한상영가' 상영 가능한 극장이 없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이는 사실상의 국내 개봉금지 처사였습니다. 1년이 지난 후인 2007년 말에야 영등위가 지적한 과도한 부분들을 삭제하고 국내 극장에서 개봉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삭제된 3분가량의 장면들은 혼음장면, 튀어나온 안구에 붙어있는 핏줄을 자르는 장면이었다는군요.
장면에 대한 간략한 설명만으로도 그 잔인성이 짐작되는 영화, 호스텔. 과연 영화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제목처럼 영화의 배경은 '호스텔'입니다. 호스텔의 사전적 의미는 가격 저렴한 숙소로 주로 여행자나 청소년들을 위한 숙소이지요. 영화는 호스텔에 찾아온 손님들이 겪게되는 끔찍한 공포와 인간의 살인 본능에 대해 그리고 있습니다.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미국인 패낭족 팩스톤(제이 허난데즈 역)과 조쉬 (데릭 리처드슨 역)은 여행 도중 만난 올리(이토르 구드욘손)와 암스테르담에 머물던 중 한 남자를 만납니다. 그는 '슬로바키아에 가면 미녀와 엄청난 하룻 밤을 보낼 수 있다'며 한 호스텔을 알려줍니다. 슬로바키아에 간 그들은 기대만큼 뜨거웠던 하룻 밤에 대 만족합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함께 '호스텔'을 찾았던 올리와 함께 묵었던 일본인 배낭여행족 유키가 행방불명이 됩니다. 이 후 조쉬마저 갑자기 사라지자 이상한 느낌이 든 팩스톤은 친구를 찾아나섰다가 끔찍한 고문실에 갇히게 됩니다.
정신을 차린 팩스톤은 자신이 인간을 토막내며 즐거움을 느끼는 '살인마들'에게 잡혔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 곳에는 사람을 죽임으로서 스트레스를 풀고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저명한 의사, 경찰관 등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고 살인게임을 하고 있었죠. 심지어 인종에 따라 죽이는 가격도 다릅니다. 팩스톤과 조쉬, 올리 등 그의 친구들은 '낚시줄'에 걸린 살인게임의 제물이었던 셈이죠.
영화의 모든 장면들은 주제 못지않게 끔찍합니다. 팩스톤을 산 '주인'은 전기톱을 들고 팩스톤의 왼속 새끼손가락과 약지손가락을 잘라냅니다. 그러다 피웅덩이를 밟고 넘어진 '주인'위에 전기톱이 떨어져 몸이 반토막 나고 맙니다. 살인 게임을 통해 나온 시체들은 관리자에 의해 처리하기 쉽게 잘라집니다. 영화 속에서 사람은 '사람'이 아닙니다. 소고기, 돼지고기처럼 하나의 고기덩어리일 뿐이죠.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토막내고 피부를 녹여서 고통스럽게 만드는 행위들이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됩니다.
영화 [호스텔]은 헐리웃 명장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제작을 맡아 개봉 전부터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스토리와 비주얼을 적절히 사용할 줄 아는 감독이니만큼 스토리를 가진 공포영화가 탄생하리라 많은 팬들이 기대했었는데요. 기대와는 다르게 B급 공포영화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입니다. 흥행 측면에서는 어느정도 성공하여 [호스텔2] [호스텔3]가 2007년과 2011년에 각 제작됩니다.
영화 [호스텔]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을 정도로 수위가 높은 영화입니다. 말씀드렸듯, '제한상영가'판정은 사실상 극장 상영 금지와 다를 바 없습니다. 때문에 다른 영화들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인터넷과 P2P사이트를 통해 퍼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정보의 바다, 인터넷을 모두 검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열아홉 소년은 어떻게 이 잔인한 영화를 보고 시신 유기를 계획할 수 있었던 걸까요? "그 영화 개봉 안한대? 인터넷으로 보지 뭐"라고 말하는 현실에서 영등위의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 아니었을까요? '용인 살인사건'으로 재조명된 영화 [호스텔]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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