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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더 레전드] 헐리웃 스타로 돌아온 이병헌을 만나다!

13.07.16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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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하반기 기대작 [레드: 더 레전드]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표 배우이자 헐리웃이 사랑하는 배우 이병헌씨가 기자들에게 [레드: 더 레전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낱낱히 공개했습니다. [레드: 더 레전드]는 브루스 윌리스, 안소니 홉킨스, 이병헌까지 한 작품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최고의 멀티 캐스팅과 다채로운 코미디, 유럽 전역에서 펼쳐지는 통쾌한 액션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전작 [레드]가 큰 흥행에 성공한 만큼 이번 작품 역시 세계적인 흥행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저희 무비라이징이 이병헌을 향해 돌직구 질문을 던졌습니다! 헐리웃 최고의 배우들과 연기했던 소감, 그리고 어떤 배우와 가장 연기하기 편했는지 등을 이병헌의 비밀을 저희 무비라이징의 질문을 통해 알 수 있으실 겁니다!
 
 
*인사말*
안녕하세요. 이병헌입니다. 자주 뵙게 되는 것 같아요. 날도 궂은데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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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병헌, 헐리웃 동료 배우들을 말하다
 
가장 호흡 잘 맞았던 배우는 헬렌 미렌
결혼 소식을 듣고 동료들이 축하 메세지 보내
 
*MR질문* 
Q) 브루스 윌리스, 캐서린 제타 존스 등 여러 배우와 호흡을 맞추었다.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배우는 누구였으며 소감은 어떠한가?
 
모두들 너무나 엄청난 배우들이었기 때문에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찍는 내내 꿈 꾸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여러 배우들 중 가장 호흡이 잘 맞고 편하게 느낀 분은 분은 헬렌 미렌이었다. 카메라 앞에서나 카메라 밖에서나 늘 편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사실 [레드: 더 레전드]에 나오는 모든 배우들이 어릴 적 부터 좋아하고 존경하던 배우들이었다. 헬렌 미렌의 경우 작품들만 봤을 때 강렬하고 강하고 차갑고 카리스마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 따뜻하고 인간적인면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단언컨데 아주 인간적이고 누구보다 따뜻한 분이셨다.
 
Q) 헐리웃 원로들 중 헬렌 미렌이 가장 연기할 때 잘 맞는다고 했는데, 액션씬에서는 두 사람이 어떤 대화들을 했는가? 그 밖에 다른 배우들은 촬영 현장에서 무슨 이야기들을 하는가?
 
사실 촬영 전에는 배우들을 보면서 '대체 저분들이 카메라 뒤에서 배우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정말 궁금했다. 그런데 별것 없더라.(웃음)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을 보고 똑같구나 하고 생각했다. 가령 여행에 관련된 이야기도 많이 했고, 낮에 나온 간식 피자가 맛있었다는 얘기도 했다. 케이터링(밥차)차가 오늘은 뭐가 나왔는데 맛있더라, 내일은 이 음식이 나왔으면 좋겠다 하는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헬렌 미렌과 액션씬을 촬영하는데 3-4일정도가 걸렸다.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특히 여행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헬렌이 여행다니면 꼭 사는게 뭐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모자를 많이 사는 것 같아요' 하고 대답하니 자신은 어딜 가던 길거리 화가가 그리는 작은 그림을 산다고 말하더라. 그 걸 집에다 다 모아놨더니 나름 의미가 있었다고 한다. 큰 기념거리가 되니 꼭 한번 해보라고 해서 정말 좋은 생각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Q) 계산을 해봤더니 배우들의 평균나이가 63세이다. 본의 아니게 막내였는데 막내로서 생겼던 에피소드들이 있었는가?
 
사실 헐리웃은 우리나라 문화와는 또 다르기 때문에 어리다고 존대말 쓰거나 예의를 차리는 것은 없다. 스텝들도 보면 어린 스텝부터 나이 많은 스텝까지 있지만 특별히 예의 챙기는 것은 본 적이 없다. 그러나 함께 출연한 배우들이 워낙 이전부터 존경하는 배우들이기도 했고, 또 감독 및 스텝들에게 고개 숙이며 인사하는걸 보여드리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매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나중에는 스텝들과 다른 배우들도 날 보면 고개 숙이며 인사를 하더라.(웃음) 그들의 변화가 재미있었다.
 
Q) 결혼을 앞두고 있다. 함께 촬영한 동료들이 축하 메세지를 전하던가?
 
LA에서 프리미어 하고 레드카펫 밟았을 때 가장 좋았던 것은 브루스와 딘 감독이 제가 생일이라는 소식을 듣고 케익을 준비해서 에프터파티때 이벤트 해준 것이다.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헬렌, 존, 케서린, 브루스 모두가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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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레드: 더 레전드]의 '한'을 말하다
 
전작들보다 더 재미있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볼 수 있을 것
한국어 욕을 넣게 된 것은 사소한 계기
 
 
Q) [지.아이.조]에서도 그렇고 이번 영화도 그렇고 처음에는 악역으로 등장하지만 뒤로 갈수록 캐릭터가 변화된다. 이는 원래 시나리오상 그런 것인가 아니면 촬영 도중 바뀐 것인가?
 
헐리웃에서 아직 그정도로 능력이 있지 않다(웃음). [지.아이.조2]도 그렇고 [레드: 더 레전드]도 그렇고 원래 시나리오상 그런 역할의 배역이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들에 매력을 느끼지 않나 싶다. 반전이 있으면서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기 때문에 연기하는 배우로서는 '스톰쉐도우(지.아이.조에서 이병헌의 역할)'도 그렇고 '한'도 그렇고 재미있게 작업을 했다.
 
Q) 여러 장면들이 있었지만 특히 수갑을 찬 채 하는 액션씬이 인상적이었다. 브루스 윌리스와의 액션씬에 대한 에피소드는 없는가?
 
액션씬은....음.. 사실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브루스 윌리스는 정말 친절하고 현장에서 나를 잘 챙겨주는 선배였지만 힘든 점이 없지는 않았다. 영화에서 브루스와 3번정도 큰 액션씬이 있었다. 나의 경우 스턴트 팀이 액션을 짜 주면 합을 다 맞춰보고 10일 정도 트레이닝을 해서 액션을 외워둔다. 그런데 브루스는 현장에 딱 나와서 액션 팀에게 촬영할 부분을 선보이게 해서 한번 본다. 그 다음에 액션들을 바꿔버린다. 결과물로 보면 더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10일간 다 외웠던 나로써는 새로운 액션을 다시 외워 그 자리에서 해야하기 때문에 매번 힘들었다. 다행히 손이 묶인 채로 싸우는 장면은 브루스가 거의 나오지 않아서 시원하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중간에 한국어 욕이 나온다. 많은 관객들이 '빵 터질 것' 같다. 한국어 욕을 넣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이라는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였나?
 
우선 '한'이라는 캐릭터는 [놈.놈.놈]의 나쁜놈, 박창이의 현대버전이다. 캐스팅 후 첫 미팅할 때 감독님이 [놈.놈.놈]의 박창이 역할을 인상 깊게 봤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분명 나쁜놈인데 지금까지 봐 왔던 다른 캐릭터들과 사뭇 다르고 독특해서 좋게 보신 것 같았다. 감독님은 '박창이'처럼 색다른 악역을 원하셨다. 그래서 [놈.놈.놈]의 박창이가 현재를 살고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요 하며 먼저 제안을 했다. 감독님도 흥미있게 받아들이시면서 오케이를 하셨다. '한조배'는 만주벌판에서 말을 타고 뛰어다니던 박창이가 스포츠카를 몰고다니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 사실 '한조배'라는 역할 이름에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원래는 중국인 이름이었는데 작가에게 이를 한국 이름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그랬더니 작가가 한국 사람들 성만 다 모아놨더라. 그렇게 탄생한 이름이다.(웃음)
욕하는 것을 만들게 된 계기는 간단하다. 한국 사람이면 어느 나라에 살던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모국어로 된 욕이 튀어나올 것이다. 그래서 감독님께 의미만 통하게 해서 한국어로 욕을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딘 감독님은 한국어 욕을 아주 좋아하셨다. 오히려 한번 그런 장면을 제안했더니 다른 씬에서도 계속 한국어 욕을 넣으면 어떻겠냐고 말씀하셔서 조율하느라 애를 먹었다.
 
Q) 한국어 욕은 애드립이라고 했는데 단어 선택은 본인이 직접 한 것인가?
 
그럼 브루스 윌리스가 가르쳐 줬겠나? (일동 폭소)
'내 친구가 실수를 해서 우리가 다 죽게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떤 말을 할까 생각했다. 또 '한 순간 모든게 끝났다' 싶을 때 한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성격상 어떤 말을 할까, 동시에 한국 관객들이 어떤 말을 들었을 때 재미있다고 느낄까를 함께 고민했다. 여러 가지 욕을 해 봤는데 영화에서 한 것이 가장 사실적이기도 하고 가장 한의 캐릭터에 맞을 것 같더라. 매 테이크 끝날때마다 감독이 "무슨뜻이야?" 하고 물어봐서 영어로 얘기 해 주면 아주 좋아하셨다(웃음)

Q) [지.아이.조], [레드: 더 레전드] 둘 다 킬러 역할인데 전작에서는 칼을 쓰고 이번 작품에서는 총을 썼다. 총과 칼 중 어떤게 본인에게 더 어울리나? 또 비슷해 보이는 캐릭터 사이에 차이점을 두기 위해 어떻게 했는가?
 
총을 쏘는 것은 [달콤한 인생]과 [놈.놈.놈] 등에서 여러 번 사용 해 봐서 익숙하다. 그러나 칼은 [지.아이.조] 때 처음 배우고 사용 해 보았다. [지.아이.조]1,2편에서 모두 칼을 썼지만 여전히 익숙치 않은 것 같다. 여전히 칼이 조금 더 많은 기술이나 훈련을 필요로 한다.
 
일단은 캐릭터의 상황은 비슷하다. 악역으로 시작하지만 중간에 살짝 캐릭터가 바뀐다. 그런데 [지.아이.조]는 액션 측면에 있어서 과장된 측면이 많다. 가령 하늘을 날면서 싸우는 장면 등이 그렇다. [레드: 더 레전드]는 그보다는 현실적이다. 두 캐릭터의 비슷한 점이라면 가슴 속에 한이 있다는 것은 같다. 복수심에 가득차있고 과거에 안 좋은 기억이 있다는 것은 같은 설정이다. [레드: 더 레전드]의 장르적 특징이 액션 코미디이기 때문에 '한'이라는 캐릭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고 화나있지만 이를 보는 관객들은 웃을 수 있다. 그러나 [지.아이.조]의 스톰 쉐도우는 역할이 가진 심각한 만큼 관객들도 심각하게 볼 수 밖에 없다.
 
Q) 이번에도 거의 누드에 가까운 상반신 노출이 있다. 헐리웃 스타들도 안 벗었는데 '이병헌'만 벗어서 더 눈길이 갔다. 매번 헐리웃 영화 나올 때마다 벗는데 부담스럽지는 않은가?
 
지금까지 헐리웃에서 세편의 영화를 작업했는데 이상하게 세 영화 모두 상반신 탈의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정적) 우선 노출 씬이 나오면 '작품을 하면서 계속 고생하겠구나'하는 생각을 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한이 벗었다. 그의 몸은 완벽했다' 대본의 그 한 구절을 읽고 한숨부터 쉬었다. '아, 이건 3개월짜리구나' 싶더라. 나태해 지지 않고 매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몸을 만들 시간에 다른 부분을 신경쓸 수 있기에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물로서 관객들이 즐길 수 있다면 그 것으로 만족한다.
 
Q) 어느 순간부터 악역을 많이 연기하는 것 같다. 선한 역할을 연기했을 때와 악한 역할을 연기했을 때 무엇이 다르고, 또 어떤 역할이 본인에게 더 맞는다고 생각하나?
 
사실 누구에게나 다중성이 있다. 부모님을 때할 때, 친구들을 대할 때, 같이 있기 곤란한 사람을 대할 때, 같이 있으면 행복한 사람을 대할때 누구나 다르게 반응하지 않나. 하지만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이 다중성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광해]에서 '하선'과 '광해'를 연기했을 때 1인 2역에 대한 부담감이 많았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 역할을 많이 즐겼던 것 같다. 착한 역할, 악역이 선호하고 그렇지 않고를 떠나서 그 역할에 대해 얼마나 젖어있느냐에 달려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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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헐리웃 배우로서의 미래를 말하다
 
[레드: 더 레전드]를 만난 것은 엄청난 행운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고 믿는다
 
 
Q) [레드: 더 레전드]는 2010년 제작된 [레드]의 속편이다. 이번에 집착이 강한 귀여운 악당으로 열연했는데 잃은 돈은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또 다음 편에 출연 제의가 들어온다면 할 생각이 있는가?

현재 [레드 3]를 작업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출연할 지 여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출연 제의가 온다면 너무 기쁠 것이다. 이번 영화에서 기라성같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큰 영광이었다. 이런 기회가 2번 주어진다는 것은 2배의 행운이다. 출연 제의가 온다면 너무나 행복한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돈? (웃음) 받을 수 있을까? (큰 웃음) 기자분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Q) 지금까지 3편의 헐리웃 작품을 찍었다.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악역이었고 무술을 한다는 점에서 캐릭터가 많이 겹치는게 사실이다. 이는 동양인 배우들은 무술은 한다는 이미지에 국한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 영화에서는 참 다양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는데, 여기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걱정 해 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아직 그런 걱정을 하기에는 시기상조 인 것 같다. 헐리웃에서 이병헌은 이제 겨우 영화 3편 찍은 신인일 뿐이다. 아직 나를 모르는 관객들도 많다. 이전의 인터뷰에서도 '나중에 배역을 선택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너무 큰 욕심을 벌써 내지 말자고 스스로에게도 말하곤 한다. 헐리웃에 진출하고 3번째 영화에서 [레드: 더 레전드]를 만났고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할 수 있었다. [지.아이.조]에 비하면 급격한 발전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 작품에서 또 다른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기대 해 본다. 가능성이 많다는 것은 어찌 되었든 매우 좋은 일이니까.(웃음)

Q) [레드: 더 레전드]는 은퇴 후 모험을 다룬 영화이다. 배우로서 지금 한창인데 은퇴후의 계획은 있는가?
 
은퇴를 생각 해 본적은 없다. 언제까지 체력이 될 지 모르지만 계속 하고 싶다. 그리고 사실 연기 이외에 할 줄 아는것도 없다.(웃음) 많은 사람들이 날 보며 계획이 거창하게 있을 거라 생각하더라. 그런데 사실 나는 계획 없이 살아온 편이다. 늘 나를 움직이게 했던 것은 '궁금증'이었다. 어떤 기회와 가능성이 주어질까 하는 것들이 나를 궁금하게 만들고 이 호기심이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은 구체적으로 없다. 나도 궁금해 하며 지켜보는 중이다.
 

*끝인사*
오늘 기자분들이 재미있게 보셨다는 분들이 몇 분 계셔서 너무 신이 납니다. 사실 한 두달 전 부터 영화계에서는 어마어마한 작품들이 올 여름 쏟아진다고해서 걱정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고래들 싸움에서 한번쯤 싸워볼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하고, 또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한번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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