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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인터뷰] 애쉬비 “만능형이라고요? 사실 그렇죠! 하하!”

18.02.0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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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비는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데에 비해, 세상에 공개된 그녀의 작업물은 그리 많지 않은 래퍼이다. 

실제 애쉬비는 Mnet ‘언프리티 랩스타’ 2와 3에 출연하면서 순식간에 유명해졌지만, 막상 그녀의 목소리가 들어가 정식으로 유통이 되고 있는 작품은 2014년 9월 발매된 ‘Who Here’과 ‘언프리티 랩스타’의 음원들, 그리고 2016년 12월 발매된 ‘It's the Freestyle’이 전부이다.

게다가 가장 최근에 참여한 ‘It's the Freestyle’마저도 온전한 애쉬비의 곡이 아닌 게임 OST이다. 

흔히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다’는 식으로, 방송 출연 등을 계기로 이름을 알린 가수가 서둘러 활동을 시작하는 모습은 종종 있어 왔기에, 애쉬비의 이런 장기간의 침묵은 오히려 신선하기까지 하다. 

물론 새로운 작업물을 만들어내고 이를 세상에 공개하는 건 아티스트의 영역이고, 준비시간이 길어지는 게 딱히 문제가 될 건 없다. 역으로 그만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반증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만, 그녀의 신곡을 기다리는 팬의 입장이라면 그 시간에 비례해 목마름이 심해질 테지만 말이다. 

그 목마름을 해소시켜줄 애쉬비의 신보가 드디어 나왔다. 애쉬비는 2018년 2월 5일 오후 6시 각 음원사이트를 통해 ‘에브리씽(Eveything)’을 발매했다. 

작사, 작곡, 스타일링, 영상에 대한 콘셉트까지 애쉬비가 모두 직접 맡은 ‘에브리씽(Eveything)’은 타이틀곡 ‘차단했어’를 포함해 총 5곡이 수록됐다. 

‘에브리씽(Eveything)’의 작업에만 약 2년여의 시간이 걸렸다고 밝힌 애쉬비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를 묻자 “앨범은 엎어진 게 많았다. 만족에 차지 않은 게 있었고 그랬다. 누구 탓을 하는 게 아니라 내 스스로의 만족도가 제일 큰 거 같다”라고 답했다. 

엄격한 자체심사 기준도 준비기간이 길어진 한 이유지만, ‘에브리씽(Eveything)’은 물리적으로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던 앨범이다.  
 
애쉬비는 “이번 앨범은 뿌듯하다. 만족감의 의미가 아니라, 이번에 앨범 커버부터 일러스트까지 다 내가 직접 했다. 내 방에서 모든 게 다 이뤄져서 (재킷에) 내 방을 그렸다. 멜로디 메이킹이나 작사, 작곡도 해서 다 내가 한 거 같다. 그래서 더 뿌듯하다. ‘에브리씽(Eveything)’이란 제목을 지은 건 내 모든 것을 담고 싶었다”라고 덧붙여 긴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를 짐작케 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았다는 건 그 안에 담긴 자신의 모든 것을 전달하고 싶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에브리씽(Eveything)’은 ‘I Will Give You Everything’을 줄여서 ‘에브리씽(Eveything)’이라고 한 거다”라며 말한 애쉬비는 “가족과 친구, 팬들에게 모든 걸 선물해주고 싶은 앨범이다. 내 팬들이 많이 기다려줘서 고맙다”라며 음악으로 오랜 기다림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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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일단 애쉬비가 밝힌 ‘에브리씽(Eveything)’의 키워드는 ‘공감’이다. 

애쉬비는 “힙합 R&B를 원래 좋아한다. 스타일이 바뀐 것도 있고, 지금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음악이 더 꽂히더라”라며 “나도 음악을 들었을 때 독한 음악이 있고 대중적인 음악이 있으면, 대중적인 음악이 더 와 닿더라. (듣는 폭이)더 넓어졌다”라고 말했다. 

타이틀곡인 ‘차단했어’도 이런 공감의 키워드가 들어있다. “내용에 공감할 수 있는 곡”이라고 밝힌 애쉬비는 “곡 내용이 연인을 차단하기 전에 연락을 기다리다가 마음을 정리하고 ‘차단했어’라고 하는 그런 내용이다. 피처링에 참여한 체리코크는 R&B보컬인데 목소리가 몽환적이다. 서로 합이 좋고 마음에 들어서 같이 해보자고 했는데 노래가 잘 나와서 타이틀로 했다. 만들 때는 재밌고 신나게 했다”라고 소개했다.  

사실 음악만 놓고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타이틀곡보다 멜로디에 초점을 맞춘 1번 트랙 ‘전부다’를 더 익숙하게 느낄 가능성이 높다. 애쉬비 역시 이점은 인정했다.  

애쉬비는 “‘전부다’가 멜로디가 더 낫다. 그런데 내 포지셔닝이 바뀔까봐 함부로 못 바꾸겠다. 내 주전공이 랩이라면 부전공정도로 멜로디도 쓸 줄 알고 좋아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앨범수록곡은 ‘전부다’가 호불호가 없고 해서 1번 트랙으로 했다. 장르가 웨스트, 트랩도 있고 그런데 약간의 통일성은 줬다.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은 전반에 두고, 점점 더 독한 느낌의 음악을 뒤로 배치한 거 같다 뒤로 갈수록 래퍼의 느낌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노래하는 래퍼’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굳이 그런 구분을 할 필요가 있겠냐는 질문에는 “요즘엔 노래와 랩이 분간이 없어지긴 한데, 나는 그냥 좋은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음악이라는 게 무조건 랩 스킬이나 노래를 잘 하는 것보다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게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앨범은 대중적인 공감대에 초점을 맞췄다. 그게 좋은 음악인 거 같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가슴에 박히는 말이 하나 라도 있으면 좋을 거 같다”라고 전달하는 방식보다 청자의 반응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물론 이런 의도와 별개로 애쉬비가 작사, 작곡, 멜로디 메이킹, 노래, 랩, 모두 소화가능하다는 만능형 아티스트인 건 변함없는 사실이지만 말이다. 

‘만능형 캐릭’인 것 같다는 말에 “사실 그렇다. 비트 빼곤 내가 다했다. 하하”라며 웃어 보인 애쉬비는 “사실 내가 노래하는 이유가 피처링을 받을 수도 있는데, 내 생각하는 느낌이 안나올까봐 부탁하는 게 미안해서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내가 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에브리씽(Everything)’을 통해 얻고 싶은 반응이 있는지 묻자 “우선은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음악이라 생각한다. 어떤 일보다 그걸로 성공할 때 내 자신에게 오는 만족감이 클 거 같다. 그래서 음악을 가장 곁에 두고 있다. 실패하면 가장 크게 실패하고 성공하면 가장 크게 성공하는 게 음악인 거 같다. ‘애쉬비가 몰랐는데 이런 모습도 있구나’, ‘성장했다’ 그런 모습을 봐줬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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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은 애쉬비의 2년여 정성의 결과물인 ‘에브리씽(Everything)’을 즐겨야할 순간이지만,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이 이후의 신곡 발매 계획에 대한 궁금증이 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음악만 한 게 아니라 내 취미생활도 즐겼고, 여가도 즐기고 그랬다. 그러면서 음악도 나온다. 여행도 다녀오고 하다 보니 조금 늦어진 거 같다. 그건 그냥 사람 나름인 거 같다.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누구는 내가 놈팽이같이 놀다 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떻게 준비하고 지내왔는지는)나만 알 수 있다 그건. 다 각자 열심히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공백기 동안을 돌이켜본 애쉬비는 “마음 같아선 3달에 한 번씩은 나오고 싶다. 꾸준하게 하고 싶다. 쌓아놓은 건 많은데, 내가 마음에 들어야하고 좋아야한다. 만들어놓은 거에서 또 추려내야 한다. 더 좋은 게 나와서 또 만들고 그런다. 사실 나도 여러 장 내고 싶었는데, 내 만족도인 거 같다. 그래도 올해는 꾸준하게 열심히 살고 싶다. 기다려줬던 분들도 있고, 가족도 팬도 있으니 이분들에게 보답하는 시기 같다. ‘열심히 살자’이다”라고 말하며 최대한 자주 팬들과 만날 것을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애쉬비는 효녀다. 뜬금없이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애쉬비 스스로도 자신을 효녀라고 했고, 또 가족과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인터뷰하는 내내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자 애쉬비는 “앨범이 2월 5일에 나오는데, 그날이 내 생일이다. 생일 기념으로, 다시 태어난 느낌으로, 자축하는 앨범의 느낌이다. 스스로와 가족과 팬에게 주는 선물이다. 팬도 팬인데 생일에는 가족과 함께 지낼 거 같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내 작은 목표가 엄마 아빠의 일 그만두게 하는 거다. 아버지가 도로 관련 일을 하는데 피부를 보면 세월이 느껴진다. 그래서 엄마 아빠가 일 그만두고 내가 번 돈으로 좀 놀았으면 좋겠다”라며 “그동안 속 너무 많이 썩여 부모님에게 죄송하다. 옛날에는 엄마가 힙합 하는 걸 싫어했다. 굳이 왜 나가서 욕을 먹냐고 그랬다. 이제 보답할 일만 남았다. 조금만 더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항상 응원해줘서 고맙다”라고 가족에 대한 진심과 고마움을 전했다.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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