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KBS의 ‘더 유닛’ 출연 갑질에 아이돌 소속사 전전긍긍
17.09.07 15:05

'공영방송' KBS가 방송출연을 미끼로 아이돌 제작사에게 특정 프로그램 출연을 강요해 관계자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현재 KBS는 10월 방송을 목표로 신규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이하 더유닛)을 준비중이다. '더유닛'의 기획의도는 미처 주목받지 못한 전현직 남녀아이돌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해 새로운 프로젝트 유닛을 결성하고 재기의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기획 의도만 보면 '더 유닛'은 실패를 맛 본 아이돌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선한 의도'를 지닌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보여주는 KBS의 행태는 갑의 지위를 이용한 '악당'에 가깝다.
'더 유닛'과 관련해 KBS의 가장 큰 문제점은 출연의사가 없는 아이돌에게까지 출연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제아무리 좋은 의도로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출연의 여부 자체는 각 회사와 본인의 판단에 맞겨야함이 당연하지만, KBS는 프로그램의 이슈몰이와 흥행을 위해 반강제적인 출연 요청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이런 출연요청은 '실패를 맛 본 아이돌'이라는 기획의도조차 깡그리 무시하고 무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더욱 반감을 사고 있다.
실제 익명의 한 가요관계자는 "사실상 아이돌 그룹이 소속된 기획사는 모두 출연요청을 받았다고 봐도 될 정도"라며 "애초에 '더유닛'의 기획의도는 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지금 KBS 측은 한창 주가가 오르고 있는 그룹이나 이제 갓 데뷔한 신인 그룹까지도 무차별적으로 출연을 요청하고 있다. 심지어 아이돌이 아닌 인디 레이블 소속 뮤지션이나 음원차트, 음악방송 1위도 여러번 한 정상급 아이돌까지도 출연 요청을 받았다고 하더라"라고 털어놓았다.
'그냥 출연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KBS는 출연을 하지 않겠다는 기획사에게 '뮤직뱅크' 등 자사 프로그램의 출연을 금지하는 등의 페널티를 주는 방식으로 '더 유닛'의 출연을 강요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협박이나 다름없다.
복수의 가요관계자들은 "'소속 그룹에 누가 출연할 수 있나'가 아니라 사실상 '누구누구를 출연시켜라'라는 식이니 회사입장에서는 황당할 따름이다. 그렇다고 출연을 고사하면 바로 '뮤직뱅크' 등 KBS 음악프로그램 출연 금지 통보를 받는다. 음악 프로그램 출연 한 번이 아쉬운 회사 입장에서는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KBS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라고 이구동성 입을 모았다.
익명의 관계자는 "'프로듀스101'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오디션 프로그램에 뛰어든 KBS의 과욕과 갑질에 기획사들만 죽어나고 있는 꼴이다. 이런식이면 설령 '더 유닛'이 성공을 한다고 한들 각 회사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사진=KBS)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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