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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미처 몰랐던 전지윤의 매력이 폭발한다

17.09.1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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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포미닛의 멤버에서 이제는 솔로 가수로 활동 중인 전지윤의 데뷔일은 2009년 6월 15일이다. 

올해로 벌써 8년하고도 3개월을 활동하고 있는 전지윤이지만, 희한하게도 그녀에게는 ‘아직 너희가 모르고 있는 모습들이 잔뜩 남아있다’라고 말하는 것 같은 묘한 분위기가 있다. 

곡해하지 말자. 이는 포미닛으로 활동 당시 눈에 띄지 않았다는 비아냥거림이 아니다. 문자 그대로 그녀에게 미처 알지 못했던 매력이 많다는 의미다. 

가만 생각해보면 전지윤은 포미닛 시절부터 전혀 예상치 못한 행보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일례로 허가윤과 함께 ‘투윤’으로 유닛을 결성한 것도 의외의 일이었고, 또 그렇게 결성한 투윤이 들고 나온 음악이 컨트리라는 건 더더욱 놀라운 선택이었다. 

뿐만 아니라 보컬 포지션을 맡고 있으면서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하고, 꿋꿋하게 자신만의 바이브를 선보인 것도 우리가 몰랐던 전지윤의 단면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그리고 포미닛을 나와 홀로서기에 나선 전지윤은 더욱 과감하게 이런 예상치 못한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포미닛 시절 작곡에 참여해 발표한 곡이 단 두곡인 전지윤이 싱어송라이터를 선언한 것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포미닛 시절이 1도 떠오르지 않는 팝 R&B 곡 ‘내가 해’와 소프트 힙합 곡 ‘자석’이 수록된 솔로 데뷔 싱글 ‘낮 and 밤’을 듣고 있자면 과연 이 전지윤이 ‘포미닛 출신 전지윤’인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신인가수 전지윤’인지 헛갈릴 지경이다. 

여기에 서사무엘과 협업해 만들어낸 잘빠진 팝 소울곡 ‘Cliche’까지 듣는다면, 이제 놀라움은 ‘왜 이런 음악재능을 지금까지 꽁꽁 감추고 있었을까’라는 의문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이런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직접 들어보는 것이다. 이에 뮤직라이징은 전지윤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먼저 전지윤은 그동안 자신의 자작곡을 발표하지 못했던 이유를 “기회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전지윤은 “작곡은 포미닛때부터 했는데, 내 작업물이 세상밖에 나올 기회가 없었다. 작곡을 한다고 하면 많이 내놓아야하는데, 그걸 안했으니 기회가 없었다. 그게 아쉬워서 지금은 많이 내려고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기회가 없던 원인은 외부에도 있었다. 전지윤은 “회사에 있을 때는 회사가 원하는 스타일이 있고 내가 원하는 스타일과 안 맞았다. 내가 계속 춤추면서 노래하길 원하고 내 스타일로는 서포트를 해 줄 생각이 없어서 못 내는 거다. 그러니까 기회가 없었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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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다 지난일, 지금의 전지윤은 자신의 음악을 마음껏 만들고 곧 그것을 보여줄 예정이다. 

전지윤은 “앨범을 준비 중이다 이번 ‘저기요’이후 10월에 싱글을 하나 내고 겨울에 EP를 내려고 한다”며 “만들어 놓은 곡은 진짜 많다. 그래도 수록할 곡은 완벽하게 작업을 해 놔야하니까 그때 판단을 해야할 거 같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곡도 있고 거기서 추리고 있다. 또 계속 더 써야지 하고 있다. 더 좋은 게 나올 수 있으니까”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 “EP를 통해 더 나의 정체성을 보여주려 한다. 이번 곡이 프롤로그라면 메인 디쉬는 EP다. 그 앨범까지 들으면 ‘아 (전지윤이)이런 애구나’ 완전히 뚜렷해질 수 있을 거 같다. 사실 이번 곡만 듣고는 뭘 하려는 건지 모를 수도 있다. EP로 가면 확실히 잡히지 않을까싶다”라고 덧붙였다. 

메인 디쉬는 겨울로 예정된 EP라지만, 이를 기다리며 먹는 에피타이저도 그 나름대로의 풍미가 있다. 

12일 발매된 ‘저기요’는 에피타이저에 해당하는 곡으로, 프라이머리가 작곡을 맡았고 키썸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저기요’에 대해 전지윤은 “‘저기요’는 2년 전에 만들어 놓은 곡이다. 원래 투윤으로 나오려던 건데 키썸이랑 나오게 됐다”며 “가사내용은 되게 유치하다. 남자가 좋아하는 티는 다 내는데 확실히는 안 해서 여자가 먼저 말을 거는 그런 곡이다. 훅이 인상적이다. 원래 외국 친구가 탑 라인을 써서 영어로 가이드를 했다. 그게 정말 팝처럼 들렸다. 그런데 이게 한국어로 만드니까 또 느낌이 다르더라. 나름의 맛이 있다. 카페에 나와도 좋고, 장소 구분 없이 들을 수 있는 메트로 힙합 팝이다”라고 설명했다. 

단, ‘저기요’는 에피타이저에 해당하는 ‘맛보기 곡’인만큼 큰 욕심을 가지고 발표한 곡은 아니다. 대신 전지윤은 후에 나올 EP에 더 많은 기대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랐다.  

전지윤은 “이번에는 듣고 싶은 평은 없다. 이 곡만으로 ‘전지윤 쩐다’ 그런 얘긴 듣기 힘들 거 같다. 그냥 좋다고 하면 좋을 거 같다. EP를 낼 땐 ‘다운각이다’라고 듣고 싶은데 지금은 그냥 들어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전지윤은 “원래 (새로운 걸)시도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시도하면 안 된다. 하하. 시도라기보다 사람들과 내가 좋아하는 중간점을 찾고 싶다. 나는 나만 좋은 음악을 하는 건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듣는 건 대중들인데 그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것도 내가 해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좋은 곡을 들려주고 싶다”라고 덧붙여 이번 EP에서는 새로움으로 놀라게 하는 게 아니라 좋아서 놀라게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②에서 계속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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