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규현 “제가 슈퍼주니어 에이스? 에이~ ‘복귀빨’이죠”
19.05.21 16:52
주관적인 판단이긴 하지만 필자는 슈퍼주니어의 에이스를 규현이라고 생각한다.
‘주관적’이라고 단서를 달긴 했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무작정 우기는 건 아니다. 일단 슈퍼주니어의 멤버 중 솔로의 성적이 가장 뛰어났으며, 복무 전 각종 예능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국내 아이돌을 통틀어 가히 최상급이라 부를 정도로 탁월한 것이었다. 거기다 별다른 스캔들에 휘말린 적도 없다.
병역으로 인해 고정 예능에서 하차한 이후에도 꾸준히 언급되고, 소집해제가 되자마자 싱글을 발표하고 각종 예능에서 ‘규현 모시기’를 하는 것도 이런 ‘규현 에이스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물론 규현에게 직접 “스스로를 슈퍼주니어의 에이스라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손사래를 치며 “에이, 참, 하하. 제가요? 하하”라고 능청스럽게 웃어넘기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런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모습이 바로 규현의 매력이 아닐까싶다.
▲이하 일문일답
Q. 일단은 새 싱글에 대한 소개부터 부탁한다.
규현 “‘애월리’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짝사랑을 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짝사랑이라는 게 한쪽이 일방적으로 하는 사랑이다. 반대쪽이 거절하거나 합이 맞지 않으면 짝사랑 입장에서는 멀어질 수밖에 없어서 너무 슬픈 이야기인 거 같다. 그래서 얘기를 하고 싶은데도 못하게 되는, 하면 멀어질까봐 그런 감정이 모티프가 됐다. 이런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까 해서 썼다. 실제 애월리에서 묵고 있다가 그곳에서 곡을 만들었다. 그래서 제목이 ‘애월리’가 됐다”
Q. ‘애월리’는 직접 작사에 참여도 했다.
규현 “개인적으로 난 문과적인 감성이 전혀 없다. 작사를 전혀 생각 안했는데, 이번에 흥얼거리는 노랫말이 다행히 잘 어울릴 거 같다는 평이 나와서 작사까지 하게 됐다. 내가 써서 타이틀이 된 게 아니라 (회사내)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쳤다는 걸 꼭 알아주셨으면 한다”
Q. 다른 곡들도 소개를 부탁한다.
규현 “선공개된 ‘그게 좋은 거야’는 산뜻한 곡을 하고 싶었다. 여러 곡 중에서 듣자마자 바로 하고 싶었다. 봄 분위기에 잘 어울릴 거 같았다. 좋아하는 건 다 넣어서 만든 것 같은 곡이다”
“‘너를 만나러 간다’는 내가 입소하기 전에 ‘다시 만나는 날’이란 싱글을 냈는데, 작곡팀이 내가 나올 때 맞춰서 이 곡을 썼다고 하더라. 그러니 안 쓸 수가 없었다. 팬들에게 다시 만나러 가는 그런 의미을 담고 있다”
Q. 사회복무 이후 새롭게 노래를 내는 기분이 어떤가?
규현 “(복무는)개인적으로 좋은 시간이었다. 전혀 하지 않았던 일을 하는 게 그렇다. 지인들, 멤버들 공연도 (관객입장으로)보고 그런 게 좋았다. 나는 처음 (관객으로) 봤다. ‘얼른 돌아오자’라는 생각보다 ‘이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자’는 생각이었다. 이번 싱글은 돌아오는 기념으로 가볍게(냈다), 내 음악을 기다려준 사람들에게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줬으면 좋겠다”
Q. 관객으로 멤버들의 공연을 보니까 어땠나?
규현 “관객으로 공연을 객관적으로 보니까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아니란 걸 느꼈다. 그리고 나 없어도 공연을 잘하더라. 그런 부분이 속상하긴 했는데, 2년 지나면 다시 할 수 있으니까, 그 순간을 즐겼던 거 같다. 또 내가 다 아는 노래하니까 더 재밌었다”
Q. 복무하며 느낀 점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해 줄 수 있나?
규현 “일단 주말의 소중함이다. 공휴일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 금요일만 보고 살았다. 금요일이 되면 곧 주말이니까 목요일부터 신나고 들떠있고 그랬다. 일요일이 되면 슬퍼지고, 월요일 되면 말도 안하고 그랬다. 하하. 직장인들의 마음을 좀 느꼈다. 연예인을 하다보면 요일을 신경 안 쓰고 생활하다보니까 더 그랬다”
“또 시각 장애인 복지관에 있어서 (그들에 대한)이해도가 높아졌다. 실제 (시각 장애인)체험도 한다. 그분들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됐다. 그래서 길을 가다 만나면 먼저 도와드리기도 하고 그런다”
Q. 2년간 가수를 쉬었는데 노래 실력이나 목 상태는 어떤가?
규현 “내가 입소하기 전에 폭풍 스케줄을 소화하고 갔다. 몸을 혹사해서 나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운 공연을 하기도 하고 그랬다. ‘실력이 줄어들었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복무 중에 차에서 노래를 부르니 아무리 잠을 못자고 그래도 소리가 예쁘게 나오고 그러더라. 이번에 녹음을 하는데 다들 목 관리 너무 잘했다고 하더라. 휴식이 큰 답인 거다. 컨디션 되게 좋은 상태였던 거 같다”
Q. 성대결절은 괜찮나?
규현 “그때는 목이 가성도 잘 안 나오고 악쓰면서 했는데, 지금은 자고 일어나서도 다 할 수 있다. 좋은 컨디션이 된 거 같다”
Q. 제주도를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나?
규현 “원래 제주도를 좋아해서 쉬면서 있던 곳이 애월리다. 애월리에 계속 있다가, 가사를 쓰고 그랬다. 또 노린 건 아니지만, 내가 가장 잘 된 노래가 ‘광화문에서’이다. 애틋함이 있지 않나 싶다”
Q. 실제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건 아닌가?
규현 “내가 누군가를 막 짝사랑했다기보다 추상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다가 그게 너무 슬프게 느껴졌다”
Q. 연애는 하지 않는가?
규현 “예전에 하긴 했는데, 지금 연애 안한지 정말 오래됐다. 솔직하게 기억이 안날정도로 오래됐다. 밤에 (연인에게)‘잘 자’라고 하면 어색할 거 같다. 친구들 만나면 인증하고 그런 것도 어색할 거 같다. 기억이 안 난다. 하고 싶긴 한데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디서 누굴 찾아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복지관 직원을 만날 수도 없고 결국은 못했다. 내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연애는 관심을 안 뒀는데, 안한 게 아니라 못했다. 지금이라면 누가 시켜주면 하고 싶다”
Q. 복무 전후로 감정이 달라진 게 있나?
규현 “‘광화문에서’는 내가 솔로 앨범을 내려하다가 엎어졌는데, 타이틀성 노래가 없다는 판단에 그랬다. 그때 ‘광화문에서’를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솔로 가수 접겠다고 하고 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냈는데 그게 잘됐다. 1위를 하는 걸 보고 너무 많이 울었다. 그날을 잊지 못했다. 가수를 포기할 생각으로 한 앨범인데 잘돼서 정말 감정이 복받쳤다”
“이번 앨범은, 복무하면서 느낀 생각이 내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걸 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음악이든 예능이든. 내가 공연하면서 즐거울 수 있는 곡들을 했다”
Q.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 ‘제대하면 이건 꼭 해야지’라고 리스트를 쓰기도 한다. 혹시 전역 후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없었나?
규현 “2년 동안 즐겁게 보냈다. 일이 쉬웠다기보다, 다신 없을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배우는 것도 피아노와 일본어를 배우고 바쁘게 보냈다. 주말에는 휴식하는 시간으로 썼다. 시간을 알차게 잘 쓴 거 같다. 물론 소집해제 하고 당당하게 해외여행도 가고 싶고 그랬는데, 일단은 노래를 빨리 들려주고 싶고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쉬고 싶다기보다 일이 더 하고 싶더라. 너무 급하게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수도 있는데 구상은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다”
Q. ‘라디오스타’에 복귀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규현 “‘라디오스타’를 하면서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에게 내 이름을 알렸고 즐겁게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 안티가 너무 많아졌더라. ‘왜 이렇게 많아졌나?’ 싶었는데 게스트를 공격한 게 알게 모르게 쌓여왔더라. 안티들의 공격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또 욕하고 공격하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제작진에서 제안이 오긴 했는데, 즐기면서 할 수는 없을 거 같아서 그랬다. (다른 MC)형들에게도 얘기를 드렸다. 키워주니까 배신했다는 얘기는 속상하긴 한데, MC는 아니더라도 언제라도 불러주면 나가겠다”
Q. 출연을 확정지은 ‘신서유기7’과 ‘강식당’, ‘짠내투어’는 어땠나?
규현 “‘신서유기’는 가족적인 느낌으로 챙겨줘서 감사했다. 이번에 나갔는데 형들도 ‘어째 너 계속 했던 거 같냐’고 하더라. 나는 ‘나 없이도 잘하는데’, ‘이런 기회가 어디 있겠어. 이참에 잘 봐야지’하는 스타일이라 웃으면서 봤던 거 같다”
“‘강식당’은 소집해제 그날부터 갔다. ‘강식당’이 정말 비밀 스케줄이었다. 내 매니저도 몰랐다. 다른 매니저나 멤버들도 몰랐다. 누나와 멤버들이 소집 해제했다고 밥 사준다는 걸 다 거절하고, ‘강식당’ 출연하냐고 물은 것도 다 아니라고 했었다. 소집해제 그날부터 지금까지 계속 일하고 있다. 계속 일하고 있는데 좋은 거 같다. 2년이 휴식시간이라는 건 아니지만 많이 재충전이 됐다”
“그런데 내가 본업은 음악인데, ‘신서유기’에서 ‘광화문에서’가 많이 쓰이니까 이제 노래가 웃기다고 하더라. 이런 게 고민이기도 했는데 친숙하게 다가가는 장점이 있는 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 ‘짠내투어’도 시즌제인 게 큰 메리트인 거 같다. 매주 해야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게 크게 작용한 거 같다. 그래도 예능적인 부분을 좀 줄여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음악 활동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려고 한다. 기본적으로 하는 건 하고, 정말 예능만 전문으로 하는 분보다는 더 많이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음악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계속 하려한다”
Q. 슈퍼주니어의 활동은 이야기 된 게 있나?
규현 “멤버들이 이미 한 달 전부터 규현이 돌아온다고 얘기하고 기대감이 큰 거 같더라. 멤버들도 나도 기대가 크다. 슈퍼주니어 앨범은 계획이 잡힌 기간이 있어서 그거에 맞춰서 해 볼 생각이다. 아마 올해 안에 기대해도 좋을 거 같다. 회사 레이블에서 야심차게 준비 중이다”
Q. 이제 드디어 슈퍼주니어가 완전체가 됐다. 감회도 새롭겠다.
규현 “연습생 시절에 팀에 들어가게 될 때 ‘너 슈퍼주니어 된다’고 하니까 정말 너무 놀랐다. ‘이미 멤버가 12명인데 내가 또 들어간다?’고 해서 걱정이 많이 됐다. 하하. 그리고 6개월쯤 되니까 멤버의 하나로 인정해주고 껴준다는 느낌이 들더라. 그때부터 가족 같았다. 늦게 시작했지만 멤버들과 함께 한 시간은 12년이다. 가족 같은 팀이다”
※서문에서 언급한 ‘스스로를 슈퍼주니어의 에이스, 간판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은 인터뷰의 거의 마지막 즈음에 물었다. 짐짓 아닌 척 웃으며 손사래를 치던 규현은 거듭 대답을 요청하자 ‘복귀빨’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Q. 복귀이후 쏟아지는 관심도도 그렇고, 이제는 슈퍼주니어의 에이스로 보인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규현 “잠깐 더 관심을 많이 가져주는 거라 생각한다. 솔직하게 ‘복귀빨’이라고 생각한다. 이 앨범도 ‘복귀빨’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가수적인 이미지를 더 발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 얼마나 더 활약을 하게 될지, 잡히는 대로 예능 스케줄을 하고 더 열심히 하고 잘해야 관심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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