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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경 “‘듣기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 이게 내 모토”

19.05.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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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 사진제공|KQ엔터테인먼트

가수 박경은 신곡 ‘귀차니스트’의 발매를 앞두고 먼저 회사에 ‘최대한 많은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요청의 이유는 사람마다 다 성향이 다르듯이 기자들의 성향도 다를 것이고, 여러 사람과 대화를 하다보면 보다 세세하고 심도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란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고, 생각이 깊다고 한다면 또 그렇게 보이는 이 작은 일화는 박경이 어떤 사람인지를 잘 보여준다. 

평범과 비범-함께 블락비에 속해있는 멤버 비범을 말한 게 아니다-이 교차한 박경과의 대화를 기록해보았다.    

▲이하 일문일답

Q. 솔로 신곡이 좀 늦게 나온 것 같은 느낌이다. 

박경 “근 1년만의 노래다. 빨리 냈어야하는데 좀 늦어진 거 같다. 원래 1월에 내려했는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다보니 늦어졌다. 만족도 있는 음악을 들려주는 게 좋을 거 같았다”

Q. 이번 곡에는 피처링이 없다. 

박경 “작년에 ‘인스턴트’를 냈는데 한 곡에서 내가 부르는 파트가 6~70%밖에 안 되더라. 내 공연은 내 목소리를 들으려고 오는 사람이 많은데 (내 목소리가)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 웬만하면 내가 다 부르려고 한다” 

Q. ‘귀차니스트’라는 제목을 지은 이유가 있나

박경 “집에서 자고 일어나 소파에 있었는데, 그날따라 너무 귀찮았다. 지금 이 순간에 내가 느끼는 감정을 (똑같이)느끼는 분이 꽤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차니즘에 대해 쓰면 공감대가 있을 거 같았다. 제목은 재밌는 느낌을 갖고 싶어서 귀차니스트라고 했다” 

Q. 작년부터 독립해서 살면서 인테리어에 심취해있다고 한 걸 들었었다. 이제는 인테리어를 그만뒀나?

박경 “내가 어떤 인터뷰에서 그 당시 인테리어에 빠져있었다고 했었다. 요즘에는 인테리어에는 흥미 1도 없고 다른 것에 꽂혔다. 요즘에는 건강과 영양제에 꽂혔다. 1순위는 프로바이오틱스다. 공복에 먹어야한다. 2순위는 비타민B다. 비타민C를 많이 먹는데 B는 사람들이 잘 모르더라. 피로감을 덜어주는데 도움을 준다”

Q. ‘귀차니스트’ 한곡 안에 여러 가지 느낌이 담긴 것 같다.

박경 “가사 안에 장면적인 장치를 했다. 예를 들면 섹소폰 솔로 나오기 전에 ‘바깥공기 까먹겠다’라는 가사가 나오고, 섹소폰 솔로가 바람 느낌을 내는 식이다. 그러다가 다시 ‘아무것도 안 할래 태생이 난 게으른가 봐’라는 가사가 나오고 게으른 사람이란 걸 보여준다. 악기로 그런 장면으로 구성했다” 

Q. 뮤직비디오도 그런 부분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나?

박경 “뮤직비디오는 어떻게 재밌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요즘 귀차니즘을 해결하기 위한 신기술이 많다. 그런 걸 접목시키면 어떨까 하다가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했다. 또 슈퍼볼 광고 중에 두서없는 광고가 있다. 그걸 보면서 영상미가 재미있다고 느꼈다. 그런 영상미에 좋은 스타트업 회사들의 제품이 등장한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만들었다” 

Q. 솔로곡에서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박경 “내 음악을 많이 들어보면, 내가 만든 음악을 20초만 들어도 안다고 하더라. 어떻게 보면 내 색이 갖춰졌다라고 할 수 있지만 다 비슷비슷하게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이 식상할 수 있어서 위기감을 느꼈다. 변화를 항상 꾀하고 있다. 장르나 악기 구성이나 가사나 전혀 안했던 걸 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노력을 하면서도 내 색이 있어서 중심을 잡고 갈 수 있는 거 같다” 

Q. 전체적으로 박경의 음악은 말랑말랑하다는 평도 있다.

박경 “내 곡 중에도 블락비와 어울린다고 하면 블락비가 한다. 누구에게 맞춰서 쓴 건 아니지만, 내 음악이 말랑말랑하다고 느끼면 듣는 분이 그렇게 느끼는 거고 내 색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Q. 그럼 박경은 어떤 음악을 추구하고 있나?

박경 “요즘 밴드음악에 많이 관심을 갖고 있다. 페퍼톤스와 장기하 합주를 보고 정말 멋있었다. 멋있는 것에 점점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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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 사진제공|KQ엔터테인먼트

Q. 신곡에 대한 멤버들의 반응은 어떻던가?

박경 “멤버들에게 신곡을 들려주진 않았다. 다만, 최근 활동 중에 라디오 DJ를 한 걸 모두가 축하를 해줬다” 

Q. 라디오를 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나?

박경 “삶의 중심이 잡힌 거 같다. 8년 동안 한 번도 규칙적인 생활을 못했다. 그런데 라디오는 꼭 나가야하니까 언제는 자야하고, 언제는 가야하고 하는 패턴이 잡히게 됐다. 그런 중심이 잡히면서 안정적인 삶이 됐다. 술도 줄면서 건강해진 거 같다” 

Q. 작년은 이래저래 활동을 많이 못한 것 같다. 올해는 어떨 것 같나.

박경 “2019년도에는 욕심을 많이 내고 있다. 콘서트, 오프라인 팬미팅 등 열심히 하려고 한다. 2018년은 내 기준에서 안일한 해였다.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호르몬 중에 세로토민과 도파민 수치가 정상인보다 현저히 낮더라. 그런 줄도 몰랐다. 무기력증도 많이 느끼고 그랬다. 2019년이 되니까 라디오 DJ도 하고 그 당시가 쉼이 됐다고 생각한다” 

Q. 지코가 얼마 전 독자적인 레이블을 설립했다. 회사가 나뉘면서 불편한 점은 없나?

박경 “멤버들끼리는 각자의 삶에 리스펙트를 많이 해준다. 재효형 낚시를 100% 응원하고 비범이형 카페도 응원해주고 있다. 지코가 회사 독립한 거도 팀에는 영향이 없으니까 응원해줄 수 있는 거 같다” 

Q. 솔로 정규를 낼 계획은 없나?

박경 “미니나 정규가 나와도 타이틀곡밖에 안 듣는다. 수록곡이 많이 아까워서 싱글로 내다가 이게 쌓이면 미니가 되고 앨범이 나오는 방식을 선택한 것 같다. 정규를 내는 분은 용기 있고 멋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왜 저렇게 못할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고 그런다. ‘귀차니스트’를 기점으로 자주 내 곡을  발표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Q. 완전체는 당분간 어려워도 유닛 등의 활동은 기대되기도 한다.

박경 “내가 곡을 만들었는데 멤버들 목소리가 필요하다면 해볼 수 있을 거 같다. 올해 피오가 같이 하고 싶다고 제안을 했다. 피오랑 예전에 믹스테잎 내고 반응이 좋았다. 같이 하고 싶긴 한데, 지금부터 얘와 어떻게 만들기보다 그때 그때 기회가 되면 할 수 있을 거 같다” 

Q. 작업스타일이 어떤가?

박경 “독립해서 작업실도 (사무실에서)따로 뺐다. 집 안방에 책상과 마이크가 있다. 자다가 일어나서도 작업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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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 사진제공|KQ엔터테인먼트

Q. 아까 언급한 솔로 팬미팅이나 콘서트 등은 준비중에 있나?

박경 “예전에 ‘28.3℃’라는 팬미팅을 했다. 28살 3월의 나를 얘기한 거 였다. 그걸 브랜딩하고싶다. ‘28.9℃’라든가 그런 식으로 브랜딩을 시키고 싶다” 

“솔로 단독 콘서트는 아직이다. 솔로 콘서트를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곡수나 그런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팬미팅에서)공연 형식의 코너를 만들었다. 팬들이 노래를 부르는 형식이다. 나의 공연을 가면 마이크도 팬들쪽으로 돌리고 가사지도 나눠준다. 실시간으로 받아서 녹음을 한다” 

Q. 이번 신곡으로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

박경 “이번 곡에서 제일 기대하는 건 같은 업계에 있는 사람들의 피드백을 기대하고 있다. 나와 작업하고 싶어 하는 피드백이 있었으면 좋겠다” 

Q. 순위는 어느 정도를 바라나?

박경 “순위가 높으면 당연히 좋은데, 예측은 못하겠다. 입소문, 예능, 팬덤 다 가늠을 못하겠다. 그래도 마지노선이 기존 곡들 보다는 높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Q. 해외 활동은 계획이 있나?

박경 “아직 없다. 블락비로 계약했던 일본 회사가 올해로 끝이 난다. 그 이후 행보가 어떻게 될 지 아직 모르겠다. 완전체 활동을 못하다보니까, 불가항력적으로 없어지는 거다. 그래서 앞으로의 활동은 좀 더 신중해야 할 거 같다”  
 
Q. 스스로를 아이돌의 범주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나?

박경 “옛날보다 그만큼 음악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한다. 전에 했던 음악들은 조력자 분들의 힘이 컸다고 한다면 지금은 스스로 한다고 하니까 더 그런 피드백을 바란다고 생각한다. 음악에 대해서 인정을 받고 싶은 거다. 아이돌 음악 중에도 좋은 음악이 정말 많다. 아이돌이니 아티스트니 뮤지션이니 그런 명칭을 따지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음악을 인정받고 싶다”

Q. 어떤 말을 들어야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나?

박경 “‘음악 좋다’라는 얘기다. ‘듣기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 이걸 내 모토로 잡고 간다. 어떤 음악을 들었을 때 보통 ‘좋다, 안 좋다’라고 하지 않나. 거기서 ‘좋다’라고 느끼게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작업이라 생각한다. 내 음악을 들었을 때 ‘좋다’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는걸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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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 사진제공|KQ엔터테인먼트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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