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원스 “주사위 눈이 뭐가 나오든 우리 색으로 보여드리죠”
19.08.01 16:35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기회가 없다면 능력은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아무리 출중한 재능을 지녔고, 또 뼈를 깎는 노력을 해 그 재능을 갈고 닦았다고 해도, 이를 발휘할 기회가 없다면 재능도 노력도 결국 무용지물일 뿐이다.
문제는 이 ‘기회’라는 것이 인력(人力)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서부터는 ‘운’과 ‘우연’의 영역에 가깝다.
흔히 사람들은 실력이나 재능, 노력에 비해 운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곤 하지만,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해진 사회에서 운의 영향력은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온다.
그룹 디원스(D1CE, 우진영·박우담·김현수·정유준·조용근)은 유달리 이 ‘기회의 운’이 따르지 않았던 그룹이다.
특히 멤버 우진영은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운이 따르지 않은 경우다. ‘프로듀스101’ 시즌2 출연 당시 랩 포지션 평가에서 탁월한 무대를 선보이며 인기가 급상승했으나 당시 같은 팀이었던 하민호 연습생이 물의를 일으키며 통편집을 당하는 바람에 투표 기간과 이슈적인 측면에서 손해를 봐야했다.
심지어 절치부심해서 출연한 ‘믹스나인’에서는 최종 1위를 차지했지만, 해당 프로그램의 데뷔 계획 자체가 무산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물론 ‘프로듀스101’이나 ‘믹스나인’을 통해 데뷔한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반드시 정식 활동의 성공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이 같은 활동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과 얼굴을 알리고, 조금이라도 더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진영은 외부 요인으로 인해 기껏 손에 넣은 그 ‘기회’를 박탈당해 버렸다.
우진영 만큼은 아니지만 디원스의 다른 멤버들 역시 ‘운’이 따라주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믹스나인’에서 데뷔조에 들지는 못했지만 결승 무대까지 진출했던 김현수는 프로그램 자체가 파행 끝에 무산되면서 그 성과가 퇴색됐고, 정유준이 출연했던 ‘소년24’는 애초에 프로그램이 기대 이하의 성적과 화제성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또 ‘프로듀스101’에 출연했던 조용근은 적은 분량을 극복하지 못하고 미처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기도 전에 탈락했다.
그나마 박우담이 ‘프로듀스101’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준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좌절하고 절망에 빠져 있었던 건 아니다. 무엇이든 시도를 해야 기회와 운도 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이들은 HNB 프로젝트와 각종 유닛, 컬래버레이션 등을 통해 꾸준히 활동하며 새로운 때를 기다렸고, 드디어 디원스라는 이름으로 정식 데뷔를 선언했다.
불운했던 과거가 아쉽기는 해도 이미 지난 일들은 되돌릴 수 없다. 게다가 데뷔전 활동은 경국 탐색전에 불과하다. 정식 데뷔를 선언한 지금부터가 진짜 총력전이다.
이번에야말로 재능과 실력, 노력이 제대로 빛을 발휘할만한 행운과 기회를 붙잡고 절대 놓지 않겠다는 디원스의 출사표를 들어보았다.
▲이하 일문일답
Q. 정식데뷔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일단 소감부터 이야기해 달라.
조용근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개개인이 아닌 디원스 정식 팀이라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다.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박우담 “오래 기다린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디원스 부모님에게도 감사드린다. 우리를 뒷받침 해주며 오래 기다려줬다. 어떻게 보면 가장 오래 기다린 분들이다. 앞으로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싶다”
김현수 “예전부터 방송출연도 했고 스페셜 앨범도 내고 디지털 싱글도 냈는데, 팬 앞에 나선 시간보다 공백기가 더 길었던 것 같다. 살짝 지치기도 하고 그랬는데, 팬 생각하면 열심히 연습했다. 빨리 우리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Q. ‘프로듀스101’ 시즌2 이후 거의 3년 만에 데뷔하는 것 같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것인가?
우진영 “(회사 내에)연습생이 11명 정도 됐는데 디원스 5명이 된 건 올해 초부터다”
김현수 “원래는 5인조 이상그룹을 계획했었다”
박우담 “그중 한명은 프로듀서로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 김준용이라는 친구다”
우진영 “그중에서 팀을 정비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조용근 “그동안 방송도 하고 HNB프로젝트가 생기고, 현수랑 진영이는 앨범을 내기도 하고 유준과 우담이는 디지털 싱글을 내고 이것저것을 했다. 그러다가 완전체까지 시간이 걸린 것 같다”
박우담 “회사에서는 최고의 멤버로 최고의 조합을 만들려고 오래 본 것 같다”
정유준 “한 번에 멤버들이 확정된 게 아니라 한명씩 합류를 하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오래 걸린 것도 있다. 처음 정해진 멤버는 우담과 진영뿐이었다”
Q. 우진영은 ‘믹스나인’에서 먼저 데뷔할 기회가 있었는데 무산됐다. 여기에 대해 하고싶은 얘기가 있나?
우진영 “‘믹스나인’ 전부터 데뷔를 위해 열심히 했고, ‘믹스나인’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데뷔가 무산이 됐다. 그때는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싶기도 했다. 솔직히 데뷔시켜 준다고 했다가 안 시켜준 것에 상실감도 크고 상처도 있었다. 그 시기에 마음을 못 잡고 지낸 거 같다. 하지만 그 후로 싱글도 내고 정신없이 지냈다. 힘들어하고만 있을 순 없어서 개인적으론 더 열심히 했던 거 같다. 만약 아무것도 안 해더라면 (계속) 우울했을 건데 멤버들과 같이 프로젝트 하면서 열심히 지내서 낫지 않았나 싶다. 지금은 디원스로 보여드릴 기회가 왔다. 디원스로 (못 보여줬던 걸)보여주고 싶다”
Q. 디원스는 어떤 팀인가?
박우담 “디원스 조합은 개성이 뚜렷하다. 개성들이 모여서 최고의 포텐을 터트리는 것 같다. 팬들도 그렇게 말해주고 이번에도 포텐을 터트려보겠다”
정유준 “개성도 있고, 성격의 케미가 좋다. 용근이형, 진영이 나, 현수, 다 케미가 좋다. 팬들도 우리 케미를 좋아한다. 어딜 가나 잘 보여줄 수 있다. 우리 멤들간의 케미를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Q. 그렇다면 음악적인 특징은 무엇인가?
조용근 “디원스의 콘셉트는 주사위다. 디원스라는 팀명도 주사위를 의미하는 다이스(Dice)에서 따왔다. 주사위 눈이 뭐가 나올지 모르는데, 뭐가 나오든지 간에 우리 색으로 표현하겠다는 의미다”
김현수 “어떤 장르의 노래든 다 소화해서 보여주겠다. 이번 앨범도 다 스타일이 다르다. 트로피칼, 발라드, 밝은 댄스곡도 있다”
Q. 무대는 어떤가?
정유준 “멤버가 많지 않으니 개개인의 주목을 잘 받을 수 있을 거 같다. 인원수가 많으면 분산되는 게 많은데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 좋다. 우리는 다 잘하긴 하지만 보컬적인 면에서 잘하기 때문에 어딜 가서도 꿀리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Q. 혹시 멤버 중에 지방 출신이 있나?
김현수 “나만 대구 출신이다. ‘야생화’를 듣고 가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2살에 서울에 왔다. 조금 늦게 시작한 편이다”
Q. 혹시 앨범에 직접 참여한 부분도 있나?
김현수 “진영이가 랩메이킹에 참여했고 우리가 직접 작곡을 하진 않았다. 같이 HNB 프로젝트를 했던 준용이가 뉴페이스라는 이름으로 참여했다. (우리 앨범 수록곡이)그 친구의 첫 작품이다”
Q. 우진영은 최근 ‘쇼미더머니’에도 출연했다. 소감이 어떤가?
우진영 “아이돌 서바이벌은 두 번이나 참가했는데 래퍼 서바이벌은 느낌이 달랐다. 적응하기 쉬울 줄 알았는데, 기(氣)라고 할까 느낌이 다르더라. 처음에는 멘탈도 나가고 긴장도 많이 했다. 그래서 쉽지 않은 경험이었다. 확실히 잘하는 분도 많았고 기본적으로 풍기는 바이브가 강렬해서 마음을 굳게 먹고 임했던 거 같다”
Q. ‘Wake up: Roll the World’라는 앨범 타이틀은 어떤 의미인가?
김현수 “웨이크 업은 오랫동안 기다리고 지친 마음을 깨우겠다는 뜻이고 ‘롤 더 월드’는 세상을 굴려보겠다, 뒤집어 놓겠다는 의미다. 하하”
Q. 데뷔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면 하고 싶은 것이 있나?
조용근 “당장은 아니더라도 단독 투어 공연을 하고 싶다”
박우담 “많은 예능에 나가보고 싶다. 멤버들끼리 ‘아는 형님’, ‘주간아이돌’ 나가는 얘기를 많이 한다. 난 개인적으로 ‘불후의 명곡’에 나가고 싶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보니까 그런다. 또 우리가 다른 신인에 비해서 연령대가 높은 편이라, ‘아는 형님’ 같은데 나가면 좀 더 잘 할 거 같다”
Q. 연령대가 높아 장단점이 있다면?
박우담 “멤버들이 다 서버이벌을 경험했다. 비교할건 아니지만, 신인으로 데뷔한 애들치고 여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 무대도 서고 카메라도 앞에도 서 봐서 그럴 거 같다”
조용근 “단점은 아무래도 어린 친구들보다 풋풋함이 살짝...마음은 10대다. 하하”
정유준 “예전에 우리 본부장이 푸릇푸릇한 맛이 없다고 하더라. ‘데뷔하는데 안 신나냐?’라고 물어보더라”
우진영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데뷔해서 정말 좋다”
Q. 혹시 데뷔를 준비하면서 겪은 감동적인 에피소드가 있나?
박우담 “친할머니가 나를 키워주셨는데 건강이 안 좋아져서 요양원에 들어갔다. 그런데 얼마전에 내 사진을 못 알아보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데뷔하면 찾아뵈려 한다. 더 열심히 하겠다”
조용근 “감동 에피소드는 아닌데 그런 건 있었다. 연습생 때는 한 번도 안 다치다가, 데뷔가 확정되니까 현수가 리얼리티에서 4륜 차량을 타다가 나무를 받아 다리가 골절됐다. 또 현수는 샤워하다가 혼자 넘어져서 다치고 그랬다. 진영이와 나도 같이 놀다가 손을 다치고 그랬다. 데뷔할 때가 되니까 갑자기 다치게 되더라. 조심하려고 한다”
Q. 디원스는 액땜이 많은 그룹 같다. 이제 정식 활동인데 성공을 해서 큰돈을 벌게 되면 하고 싶은 게 있나? 단, 지극히 현실적인 희망을 이야기 해달라.
정유준 “희망사항은 건물 몇 개 사고, 누나가 바리스타를 하고 있는데 누나 커피숍 차려주고 싶다. 가족들 모두 다 먹고 살 수 있는 고정 수익이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꿈이 돈 많은 백수다”
우진영 “나는 좋은 집 하나 사고 싶다. 집에 대한 로망이 있다. 나만의 안식처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중에 성공해서 돈 많이 벌면 집을 좋은 곳으로 이사하고 싶다”
김현수 “나도 집을 자가로 사고 싶다. 내 걸 소유해서 부모님 좋은 집 이사시켜드리고 그러고 싶다. 그리고 먹고 싶은 것들, 맛있는 것들도 먹고 싶다”
박우담 “나는 개인적으로 샵을 하나 하고 싶다.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다. 그런 샵 하나와 기획사를 하나 차리고 싶다. 그래서 우리 디원스같은 팀을 만들고 싶다”
조용근 “나는 차를 좋아해서 기분따라 차를 바꿔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스포츠카, 세단, SUV를 기분 따라 타고 싶다. 또 아카데미를 만들고 싶다. 꿈나무들을 위한 아카데미를 열어서 도움을 주고 싶다”
Q. 세상을 향해 강렬한 한마디 부탁한다.
정유준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다 빼버릴 테니까 조심해라”
조용근 “우리가 밀고 있는 수식어가 찰떡돌이다. 찰떡 같이 다 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인내와 끈기는 꽉 채워져 있고 열심히 한다면 우리 디원스 언젠가 알아봐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박우담 “우리끼리 항상 큰 각오가 되어있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
조용근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하고 디원스 열심히 하는 그룹될테니 많이 사랑해주고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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