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시선] ‘네티즌 인성재판’, 정당한 심판과 마녀 사냥의 사이
17.10.25 13:27

인성에 대한 평가는 대중 앞에 서서 활동하는 연예인이라면 당연히 감내해야하는 부분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인기를 얻을수록 그의 행동이나 발언 하나에 영향을 받는 사람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호기심이 왕성하고 환경적인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며, 그렇기에 이들이 주로 선호하는 아이돌은 더욱 엄격한 ‘인성평가’의 대상이 되곤 한다.
게다가 아이돌은 여타 연예인에 비해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팬들과 직접 만날 기회가 많고, SNS 등으로도 끊임없이 소통해야하기에 ‘인성평가’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높다.
단, 이 ‘인성’이라는 건 어떤 수치화된 데이터가 아니기에, 좋고 나쁨을 판가름할 명확한 기준이 모호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성에 대한 평가는 다각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하지만, 연예인 -특히 아이돌- 은 그 직업적 특성상 직접적인 접점이 없는 사람들에게 매우 단편적인 상황들만으로 인성에 대한 평가를 받곤 한다.
실제 매너 좋은 행동이나 예의바른 일화 등을 계기로 급격히 호감도를 올린 연예인이 ‘대인배’에 등극하거나, 반대로 몇몇 상황에 대한 부적절한 대처, 사건·사고 등으로 논란에 휘말린 연예인이 ‘인성 쓰레기’로 낙인찍힌 사례가 숱하게 있다.
전자의 경우는 그렇다 치더라도 문제는 후자의 경우다. 제한된 정보만을 가지고 어떤 사람의 인성을 단정 짓는 건 오히려 억울한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최시원의 반려견 논란도 그렇다.
반려견에 대한 부주의한 관리와 그로인해 벌어진 비극적인 결과에 대한 비판과 지탄은 당연한 것이고, 견주인 최시원 역시 -설령 사건의 현장에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비극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진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두고 최시원과 그의 가족들을 마치 반사회적인격장애 싸이코패스 살인마집단인 것처럼 매도하고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몇몇 의견들은 건 지나친 처사이다.
이는 최시원 측의 입장을 옹호하는 것도, 그에게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최시원의 반려견 논란은 단지 하나의 예로, 마녀사냥식의 매도과 사실의 곡해, 어떤 말과 행동에 대한 지나친 의미부여나 확대해석 등에 휩쓸려 그들의 인성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연예인, 아이돌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이들의 사고방식을 일반적인 기준에서 다소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분명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인터넷상에서 행해지는 인성평가에는 성인군자도 통과하기 힘들만큼 가혹하고 극단적인 면 또한 존재한다.
전술했듯이 대중 앞에 서는 연예인들의 ‘인성’을 평가하는 행위 그 자체는 필요하다. 하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다른 것에는 눈과 귀를 막는 태도로는 인성은 물론, 그 어떤 것도 제대로 평가 할 수 없다는 것도 함께 명심해야할 것이다.
(사진=pixabay)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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