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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리듬파워 “이번 앨범으로 얻고자 하는 건 ‘생존과 발전’”

19.09.25 11:17

①에 이어 

[아메바컬쳐] 리듬파워(6).JPG

Q. 행주 씨는 리듬파워의 메인 보컬인가?

행주 “메인 보컬이 맞다. 보컬을 할 사람이 나밖에 없다. 하하. 그런데 사실 메인 보컬이라고 할 만한 작업은 하지 않았던 거 같다. 오히려 이번에는 보이비가 노래를 했다. 하지만 내가 ‘복면가왕’도 나왔고 노래를 하긴 한다” 

지구인 “이 친구는 음정을 맞출 수 있고 우린 좀 힘들다” 

보이비 “타이틀곡은 보이비가 부르지 않았다. 보이비와 오토튠이 불렀다” 
 
Q. 이번 앨범의 첫 트랙이 ‘될놈될’이다. 어떻게 되는 것이 잘 되었다고 생각하나.

보이비 “잘 된 것의 기준이 매년 바뀐다. 요즘 생각하는 잘 된 것은 생존과 발전이다. 우리가 생각했을 때 진짜 잘했다고 생각하고 5년, 10년 뒤에도 우리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으며, 그때 우리의 역량이 늘어있으면 우리가 ‘될놈’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우리 셋 다 될놈같이 지내온 거 같다”

Q. 리듬파워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쁜 일을 꼽자면?

행주 “리듬파워로 가장 좋았던 건, 지금 회사와 계약할 때 진짜 말도 안 되게 행복했다. 우리 셋이서 계약을 하고 그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없었다. 행복한 감정을 어떻게 말할 수 없는 그런 기분이었다. 그런데 좀 힘든 건, 그 안에서 실패라는 걸 경험했을 때다. 그 이후에는 누구나 겪는 스트레스고 그런 거 같다” 

지구인 “나는 행복의 크기는 처음이 크고 점점 반감이 되는 거 같다. 난 처음 홍대 클럽 오디션에서 붙었을 때가 있는데 그때 너무 기뻐서 수 노래방 앞을 막 뛰어다녔다. 그때가 가장 기뻤다. 또 29살에서 30살을 넘어갈 때 힘들었다. 팀으로 정체돼 있었고, 앞자리가 바뀌면서 친구들은 다 일하고 그러는 걸 보면서 불안하고 힘들었다” 

보이비 “2014년 4월 15일 육군 현역병 입대할 때 힘들었고, 기쁜 건 2016년 1월 14일 만기전역 할 때다”

Q. 혹시 해체위기는 없었나?

보이비 “그런 말을 입 밖으로 꺼낸 적은 없다. 싸운 적도 있고 그런데, 우리가 음악 활동을 하는 팀 이전에 어려서부터 친구다. 그러다보니까 (헤어진다면)해체라기보다 절교가 가깝지 않을까 싶다. ‘우리 이제 안 볼래’ 이런 거 아니면 해체는 없을 것 같다. 음악을 그만둬도 친구여서 해체는 생각 안 했다” 

Q. 원래는 팀명이 리듬파워가 아니라 ‘방사능’이었다. 

지구인 “방사능 시절 ‘리듬파워’를 냈고, 그걸 좋게 들어줘서 지금 회사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때 후쿠시마가 터져서 방사능이라는 이름을 쓸 수가 없었다. 여러가지 이름을 고민하다가 리듬파워로 했다” 

Q. 이번 앨범에는 다이나믹 듀오라는 단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이나믹 듀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의도가 있는 건가?

보이비 “다이나믹 듀오는 유일무이한 팀이라서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사실 올해 초에 KBL에서 공연을 했는데, 거기서 다이나믹 듀오와 같이 공연을 했다. 그때 한 곡이 이번 앨범 수록곡으로 작업하던 곡이었다. 그런데 그때 거기서 공개를 해서 이번에 들어가지 않았다” 

지구인 “다이나믹 듀오를 뛰어넘는다기보다 우리와 그 형들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일단 그 형들은 둘이고 우린 셋이다” 

보이비 “또 우리가 더 행사 페이가 싸고 젊다”

행주 “공연은 아무래도 형들 영향도 많이 받았고, 느낌이 비슷하다는 건 다이나믹 듀오와 리듬파워 5명 다 안다. 성격도 잘 맞고 형 동생으로도 잘 맞다. 그런데 뭔가 신나는 곡을 만들면 성격이 다른 곡이 나오는 것 같다. 같은 걸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고, 그 다름을 굳이 드러낼 필요는 없는 거 같다. 결이 다르다”

보이비 “알게 모르게 외모 때문에 묶이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은 다이나믹 듀오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도 묶이고 싶지 않다” 

Q. '방사능'이라는 팀명을 쓰진 않지만, 뮤직비디오 등에서 종종 방사능 마크를 등장시키기도 한다.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가? 

지구인 “그런건 아니고 방사능은 대학교 수업에서 방사능은 어디에도 침투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내 랩네임으로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놔둔 거였다. 그런데 내가 그 얘기를 하니까 행주가 팀 이름으로 좋겠다고 해서 팀 이름이 됐다. 나는 급하게 지구인으로 랩네임을 짓게 됐다” 

Q. ‘리듬파워’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100만 뷰를 넘으면 방사능 시절 ‘리듬파워’를 무료로 공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경과가 어떻게 되고 있나.

보이비 “정말 귀신같이 공약을 걸고 바로 조회수가 멈췄다. 우리는 정말로 100만이 되면 진지하게 회사랑 얘기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올해 안에 가능할지 모르겠다” 

지구인 “잊을만하면 들어가서 보고 조회수를 1씩 올려놓는데, 쉽지 않다” 

보이비 “10주년 안에 그런 일이 일어나면 좋겠다” 

Q. 혹시 작업하면서 의견다툼은 없었나?

지구인 “직원, 친구들도 많이 물어보는데 (작업과정은)정말 무미건조하게 지나갔다” 

보이비 “우리끼리 싸운건 나 군대있을 때 지구인과 전화하다가 싸운 게 마지막이다”

지구인 “몸과 마음이 떨어져 있어서 그랬던 거 같다. 이상한 의미는 아니다. 나중에 감자탕집에서 풀었다”

행주 “작업이 누가 리드해서 ‘이거 어때?’ 하면 하는 거고 아니면 솔로곡 쓰는 거고 그런 식으로 하니까 더디다. 속도가 앨범 만드는 데는 늦어질 수 있는데 한곡 한곡은 빨리 만든다” 

지구인 “리더가 정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동의를 해야 하는 거기 때문에, 마음먹은 대로 빨리 진행이 안 된다. 장단점이 있다. 다음 앨범은 리더를 정해서 할까보다” 

Q. 리더를 정했다고 치면, 그 리더를 따르기는 하나?

지구인 “사실 방사능 시절 리더가 있었다”

보이비 “내가 리더였다. 이 셋은 리더를 따르지 않는다”  

행주 “보이비는 자기가 스스로 리더라고 한 거다. 가사에 자기가 리더라고 써서 리더하라고 했다. 그래도 각 곡마다는 리더가 있는 거 같다. 앨범 전체를 한 적은 없는데 시도해봐야 할 거 같다” 

보이비 “내가 리더라고 한건 내가 랩을 제일 못해서 그랬다” 

Q. 리듬파워는 고향인 인천에 대한 자부심을 많이 드러내는 것도 특징이다. 

지구인 “힙합씬에서 지역을 말하면서 등장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그때는 그냥 멋있어 보여서 그랬다. 지금도 고민해서 쓰기보다 자연스럽게 묻어나오고, 쓰고, 그러는데, 출신지역이 인천이고 추억이 많아서 그런 곡이 들어간다. 이번 앨범은 인천 느낌이 뚜렷한 건 아닌데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 같다”

Q. 성적에 대한 부담은 없나?

보이비 “그 부담감을 덜어서 이 앨범이 나올 수 있었다. 올해 초에 그런 부담감이 짓누르고 있었다. 뭔가 ‘하나 더 하나 더’ 그런 느낌이었다. 우리끼리 대화를 하다가 내려놓게 됐다. 그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Q. 그렇다면 이 앨범을 통해 실질적으로 얻고자하는 게 무엇인가?

지구인 “우리를 ‘쇼미더머니’로 아는 분이 많은데 리듬파워로서의 인지도가 떨어져있어서 그런 걸 심어줬으면 좋겠다” 

보이비 “이 앨범으로 얻을 수 있는 건 (리듬파워의)생존과 발전이다”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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