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뮤 컴백②] “이번 앨범을 통해 다음 앨범을 만들 수 있게 ‘진화’했으면 한다”
19.09.26 11:07
①에 이어
Q. 아까 이찬혁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지루한 이야기’라고 표현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찬혁 “일단 대중음악에서 사용되지 않은 소재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한 번씩 고민하기도 하고 그러는데, 고민 할 필요 없다는 사람도 많고 그런다. 2년 동안 나는 되게 이상적(理想的)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현실적인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너는 꿈꾸는 것 같은 얘기를 많이 한다’고 자주 들었다. 이상과 현실에서 어떤 타협을 하기보다, 열명 중 한명이 나와 같은 그런 사람이 있다면 준비가 되었을 때 한발을 내딛을 수 있는 계기나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Q. 이찬혁 씨는 ‘경험’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군대도 마치 새로운 것을 ‘경험’하기 위한 목적으로 갔다는 식으로 들린다. 또 지금 다시 뭔가를 경험하기 위해 세운 계획이 있나?
이찬혁 “해병대에 처음 들어간 계기는, 어차피 군대는 가야하는 곳이지 않나. 국방의 의무이지 않나.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았고, 기왕이면 더 큰 자극을 줬으면 한다는 생각이 컸다. 그게 이유의 전부는 아니지만 가장 컸다. 또 최근에 영국으로 여행을 갔다 왔는데 한국에서는 보지 못한 환경과 자연을 많이 봤다. 거기서 받는 영감이 또 있을 거 같아서 새로운 곳, 자연의 위대한 불가사의 같은 데를 가볼 계획이 있다”
Q. 이번 앨범에서 이수현의 재킷 사진이 역대급으로 잘나온 것 같다.
이수현 “오예!”
이찬혁 “그...그렇네요. 수현이 역대급으로 잘 나온 것 같다”
이수현 “오랜만에 사진을 찍는 건데 200페이지 정도 우리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다. 욕심도 많이 부렸다. 포토그래퍼분이 쉬지 못하게 얼쩡거리면서 되게 많이 찍었다. 배고팠던 만큼 열심히 표정이나 그런 걸 해가며 열심히 찍었는데 기분이 좋다”
Q. 아까 잠깐 언급한 이수현의 솔로앨범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이수현 “솔직히 말하면 3번은 엎어졌다. 처음엔 오빠가 ‘이렇게 해보자’ 하다가 갑자기 이건 ‘악뮤로 하자’ 해서 엎어졌다. 그 다음에 여름을 겨냥한 시원한 노래를 썼다가 확신이 안서서 다시 겨울을 목표로 하는 곡을 만들었다. 그런데 내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가 뭔가 생각하다가 아직 난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서 준비가 된 다음에 하자고 미뤄뒀다”
“우리가 커가면서 서로의 성향이나 취향도 달라져 가고 있다. 악뮤를 이 둘의 중간점에 두고 만들어보자고 얘기를 하고 있다. 각자의 솔로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준비가 된다면 빨리 솔로를 만들고 싶은게 우리 목표다”
Q. ‘비긴어게인’에서 헨리와 케미스트리가 많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수현 “헨리와 찬혁은 많이 다르다. 다정함의 표현이 완전이 다르다. 헨리는 외국적인 리액션이 강하기 때문에 애정표현을 강하게 하는 편이고, 우리 오빠는 뒤에서 챙겨주는 스타일이다. 떨어져 있을 때 그리워하는 모습에서 오빠를 많이 찾은 거 같다. 너무 붙어있으니까 서로 좋고 그런지 몰랐다가 그리워지고 그러니까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찬혁 “그 당시 실제 편지를 많이 주고받았다. 그러면서 원래 내가 감정적이지 않은데 그런 글체를 많이 쓴 거 같다. 그래서 전역하고 그때 쓴 글은 한마디도 안하고 있다. 그냥 ‘아 그랬었지’ 하고 있다. 그때 분위기는 그랬다고 느끼고 있다. (헨리에게)위기의식을 느낄 사이는 아닌 거 같고, 보기 좋았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행복하게 하는 게 보기 좋았다”
Q. 제목에 ‘이별’을 넣은 이유가 있나? 그리고 책과 앨범을 감상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면 알려 달라.
이찬혁 “‘떠나다’, ‘이별’이라는 것은 실제 내가 사회와 대중과 떨어져있는 시간이 길었다. 그 시간동안 작곡한 음악들로 이루어져있어서 적절한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연등시간 이후에 자기계발 하는 시간에 집필했던 소설이다. 감상 포인트는 소제목들이 수록곡들로 구성되어있다. 그 연관성이 딱 맞아떨어지진 않지만 이렇게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상상력을 북돋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수현 “올해 안에는 꼭 읽겠다고 했는데 드디어 오늘 다 읽었다. 소설이 재밌고 울컥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몰입하고, 슬프기도 하고, 감동도 되는 그런 소설이었다. 이 책에는 앨범과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고, 가사가 직접 쓰여있기도 하다. 주인공들 대사에 오빠가 하고자하는 생각이나 메시지가 많이 들어있다. 책을 읽으면 노래의 장면이 연상된다. 딱 그 이미지가 있다”
Q. 뮤직비디오에서 그림을 그리고, 책의 표지가 되기도 했다.
이찬혁 “1차 작업물은 나에게서 나온 거고, 그다음에 목소리로 표현해준 수현이가 2차이고, 3차 작업물은 내 친구와 디자이너님이 표현을 해줬다. 그 부분에 대해서 나의 해석이 많이 담겼다기보다 그대로 존중을 하고 함께 일을 한 거라고 설명할 수 있을 거 같다”
Q. ‘K팝스타’에 함께 출연했던 최예근과의 컬래버레이션 곡도 눈에 띈다.
이찬혁 “되게 오랜만에 만나서 밥을 먹는데, 그 자리서 딱 떠올린 곡이 있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같이 하기로 했다. 영하고 프래쉬한 느낌의 컬래버레이션이 된 거 같다”
이수현 “친구와 하는 느낌이라 재밌게 작업한 거 같다”
Q.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제목의 길이가 19자로 상당히 길다. 이것도 어떤 의도가 있는 건가?
이찬혁 “우리 동생은 ‘어사늘사’라고 줄여서 말하기도 하는데, 난 그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게 줄일 수 있으면 그 정도의 제목을 골랐을 거다. 제목의 문장 자체로 작품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목만 봐도 전체 내용을 유추할 수 있고, 또 그걸 늘렸을 때 가사가 나오는 그런 상관관계라고 생각한다”
Q. 이수현 씨는 작사·작곡을 할 계획이 없나?
이수현 “어려서부터 감사한 게 오빠는 작사·작곡에 재능을, 난 노래에 재능이 있어서 조화롭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서로 둘의 영역에 침범하려고 한다. 사실 오빠가 노래를 잘 하는 게 더 빠를 거 같다. 작사·작곡은 노력한다고 잘 되는 게 아니더라. 자기만의 가치관이 뚜렷해야 가사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성장하기 전에는 함부로 내놓을 생각이 없다. 나중 목표는 악뮤의 전곡 프로듀싱에 내 이름도 같이 올라가는 게 목표이다”
Q. 마지막으로 활동 목표를 말해달라.
이찬혁 “목표는 다음 앨범이다.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다음 앨범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늘 그랬다. 성장형 앨범을 만들어가고 있어서 다음 앨범에 들어갈 노래를 할 수 있게끔 진화를 하는 게 이번 앨범의 목표다”
이수현 “모순된 말 같지만, 성적을 신경 쓰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이 들었으면 좋겠다. 한곡을 많이 들어서 차트위에 올라가는 것보다. 많은 노래를 듣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가 중요할 거 같다. 마음으로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게 나의 바람이다”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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