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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헤이즈 “슬럼프 겪은 적 없어…항상 다음앨범 준비중”

19.10.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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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에 이어

Q. 곡을 쓸 때 주변에 영향을 받지는 않나?

헤이즈 “피드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나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서 그런 걸 낸 건데 ‘산으로 간다’, ‘비도 오고 그래서 같은 걸 듣고 싶다’ 같은 리뷰를 굉장히 많이 봤다. 또 반면에 비슷한 노래를 계속하면 너무 똑같다며 지루해 할 수 있으니까 좀 다르면서 비슷한 음악을 만들어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번에는 멜로디 라인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장르를 좀 다르게 해봤다. 이전에 ‘젠’가나 ‘쉬스 파인’은 랩도 하고 내 색도 온전히 가져가고 편곡적인 변화를 줬었다. 이번엔 시티팝이지만 나의 감성이 온전히 담겨있는 것 같아서 그렇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에도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싶어서 정규에서는 선우정아에게, 이번엔 기리보이에게 곡을 받아서 딱 후렴 부분만 내가 쓰고 그 외에 벌스 멜로디는 기리보이가 써준 대로 불러봤다. 그런데서 좀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특징이 있다면?

헤이즈 “일단 내가 경영학을 전공했다. 어려서 잠깐 첼로를 배웠는데, 악보를 읽을 줄 아는 정도지 음악을 학문으로 제대로 배우진 않았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것 때문에 음악을 정식으로 배웠으면 이런 박자를 안 썼을 거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가사도 나만의 일기 같은 감성이 있는 것 같고 그런 것 같다”

Q. 하고 싶은 음악과 잘하는 음악이 잘 맞는 편인가?

헤이즈 “지금까지는 그렇다. 원래 하고 싶은 음악은 레트로 시티팝이었다. 이번에 좀 더 괜찮았던 거 같다” 

Q.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편인가?

헤이즈 “그렇다. 내가 듣고 멋있다고 생각해도 내 영역은 아니라고 많이 느끼는 편이다. 최근에는 빌리 아일리시 음악을 듣고 ‘정말 멋있다. 저런 음악을 하면 멋있어 질 수 있을 거 같은데’라고 생각했지만, 아예 다른 영역이라서 듣고 만족하기로 했다” 

Q. 그럼 헤이즈가 자기가 잘하는 음악은 어떤 것인가?

헤이즈 “내가 앨범에 쓰는 곡들. 그런 곡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갑자기 가사랑 멜로디가 같이 떠오를 때가 있다. ‘비도 오고 그래서’나 ‘저 별’, ‘널 너무 모르고’, ‘떨어지는 낙엽까지도’가 다 그렇게 나왔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편곡을 할 때 가장 나다운 음악이 나오는 것 같다. ‘쉬스 파인’은 트랙이 있는 상황에서 멜로디를 썼다. 여태까지 좋아한 음악은 그냥 갑자기 떠오르는 곡들이었다”

Q. 이번 앨범의 마지막 트랙 ‘missed call’(미스드 콜)은 연주곡이다. 특별히 연주곡을 넣은 이유가 있나?

헤이즈 “내가 이 앨범이 가을부터 겨울까지 계절에 끝이 나는데 사운드적으로 춥고, 한 겨울의 감성을 담아 끝내려고 했다. 가사를 담지 않았지만 만추에서 이어지는 스토리를 담고 싶었다. 그 스토리의 끝은 내가 전화를 해도 절대 받지 않았으면, 절대 전화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절대 받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 그런데 그걸 막상 가사로 쓰면 조금 유치할 거 같아서 연주곡으로 썼다” 

Q. 혹시 실제로 노래의 주인공에게 연락이 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헤이즈 “실제로도 모른 척 하겠다. 연락을 받지 않을 거다” 

Q. 노래만 들으면 헤이즈는 고독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길 것 같다. 

헤이즈 “원래 성격은 외로움도 안타고, 밝고, 힘들어하거나 그러지 않는데, 이상하게 흐린 날, 비오는 날, 쓸쓸한 가을 그런 걸 좋아한다. 하하. 그런 감성이 있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예전에 듣고 자란 음악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

Q. 조금 더 다양한 음악 장르를 해 볼 생각은 없나?
  
헤이즈 “새로운 걸 정말 하고 싶지만 헤이즈를 버리고 다른 걸로 갈수는 없어서 피처링으로 해소를 하는 편이다. 그런데 내가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을 때 피처링을 하겠다고 하는 편이다. 피처링하는걸 좋아한다. 피처링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걸 하니까 새롭다. 내가 상상력이 좀 없는 편인데, 상상도 해보게 되고 정말 재밌다” 

“피처링을 할 때는 그 상황에 몰입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아예 문도 다 걸어 잠그고 피처링할 때 나를 가두고 가사를 쓴다. 내 앨범 쓸 때는 차안에서 카페에서 침대에서 쓰고 그러는데 피처링은 작업하는 방안에서 갇혀서 쓴다. 의도를 100% 전달받을 수 없으니 더 몰입을 해야 하는 게 맞다”

Q. 그럼 특별히 같이 해보고 싶은 가수가 있나?

헤이즈 “내가 듣고 자란 대선배와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문세 선배님의 피처링을 하고 그런 게 많이 해소가 됐다. 지금은 막 해보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직 없다” 

Q. 유튜브를 통해 한 달에 한 번씩 리메이크곡을 선보이기로 했었다. 이번에는 ‘일기’를 리메이크했는데 다음 곡도 준비 중인가? 

헤이즈 “후보곡이 있는데, 우선 정확히 할 게 ‘월간’이라는 건 회사에서 잘못 썼다. 나는 달마다 하겠다고 한 게 아니라 기회가 될 때마다 하겠다는 거였는데, 월간은 그런 잘못된 표현이었던 거 같다. 그래도 앞으로 계속 꼭 해나갈 거고 생각하고 있는 곡도 있다. ‘일기’라는 곡이 사운드적으로도 잘 이어지지만 ‘떨어지는 낙엽까지도’에 담고 싶었던 게 지금 겪은 아픔이 분명히 더 나은 내일로 이어진다는 생각으로 썼다. (‘일기’와)가사적인 의미에서도 내가 담고 싶었던 메시지가 담겨 있어 수록하게 됐다” 

Q.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발표하는 곡과 앨범의 작업량이 상당하다. 아무래도 직접 곡을 쓰다 보니 영감이나 소재가 떨어지거나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도 있을 법한데? 

헤이즈 “아직은 딱히 슬럼프가 온 적은 없는데, 앞으로 오지 않을까 걱정은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가사로 쓰는데 ‘최근 몇 년간은 삶의 변화가 없고 똑같은 패턴으로 살고 있는데, 영감이 고갈되면 어디서 받아야하지?’하고 고민을 한다. 그때 큰 슬럼프가 올 거 같다는 생각은 한 적 있다. 그런데 노래 만드는 게 가장 재밌고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이렇게 열심히 달릴 수 시기가 길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이) 나중에 그리워할 시기라고 생각해서 즐겁게 하고 있다. 건강이 안 좋아서 슬럼프가 있는 적은 있는데, 음악적으로 슬럼프는 없었다. 항상 마스터 끝나고 다음 앨범을 준비한다. 다만, 너무 자주 나오면 질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그런 부분은 회사에서 잘 조절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

Q.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앞으로의 꿈을 가족이 서울에서 함께 살 수 있는 집을 구하는 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꿈은 이루었나?

헤이즈 “그렇다. 그런데 직접 구매한건 아니고 가족과 내 집을 전세로 구했다”

Q. 그럼 지금부터의 활동 포부와 목표가 있다면?

헤이즈 “나는 앞으로도 이렇게, 큰 변함없이, 부끄럼 없이, 다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가수로 활동을 하겠다. 기다리고 기대해달라”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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