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억울함 無·비난은 평생 감수’ 그럼에도 MC몽이 새 앨범을 낸 이유
19.10.25 17:44
MC몽은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여덟 번째 정규앨범 ‘채널8(CHANNEL8)’의 발매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고 컴백 후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미디어 앞에 선 MC몽은 초조하고 긴장된 모습으로 "정식으로 음감회를 하는 건 8년만인 거 같다. 인사드리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서 꿈 같고 혼란스럽고... 혹시 내가 말을 버벅거려도 이해를 부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MC몽이 약 3년만에 발표한 새 앨범 ‘채널8’은 지난 3년간 MC몽이 하고 싶었던 솔직한 이야기와 들려주고 싶었던 다양한 음악들을 ‘CHANNEL(채널)’이라는 테마를 통해 풀어낸 앨범이다. ‘인기’와 ‘샤넬’을 더블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인기’는 MC몽의 젊은 날의 반성과 후회를 담아 ‘인기란 결국 대중에게 답이 있다’라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여기에 TV조선 ‘미스트롯’ 우승을 차지한 송가인과 밀리언마켓 챈슬러가 피처링이 참여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 ‘샤넬’은 미디엄템포의 발라드로, 각자에게 지옥이 존재하지만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며 늘 반짝이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소설처럼 그려낸 곡이다.
이 외에도 수란, 양다일, 쿠기, MOON, 지젤 등이 앨범에 참여했다.
새 앨범에 대해 MC몽은 "그동안의 모든 일, 삶을 자전적으로 푼 내용이 대부분이다. 만들고보니 MC몽의 '채널'이라고 느껴지더라. 그래서 앨범명을 '채널8'로 정했다. 대부분 내가 느낀 감정이나 이야기이다. 10년전 MC몽과 지금의 신동현으로 사는 모습이 너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러다보니 내 이야기면서 혹은 여러분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해서 만든 앨범이다. 8은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8집이라서 8이라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MC몽은 더블 타이틀곡인 '인기'와 '샤넬', 수록곡 '무인도'를 듣고 그 배경을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먼저 '무인도'에 대해서 MC몽은 "내가 정확히 33일동안 단 1초도 집 밖에 안 나간 적이 있다. 그러면서 방 하나가 가사 쓰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 내 이야기를 막 적었다. 그렇게 탄생한 노래다. 어찌보면 집이 내 '무인도'였다. 33일동안 TV도 보고 음식은 시켜 먹고 그러면서 지냈다. 이 노래 포인트는 외로우면서도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나의 이야기다. 나 혼자만의 독백이고 사랑도 날 위로해줄 수 없다는 내용을 소설처럼 푼 곡이다"라고 설명했다.
박봄이 피처링에 참여한 '샤넬'은 각자의 상처를 위로하는 내요이다. MC몽은 "상상으로 만든 노래다. 완벽하고 다 가진 것 같은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이 만약 나를 좋아해줘도 나는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 사람도 어쩌면 자기만의 지옥이 존재할 수도 있기에 서로 위로하고 보듬아주면서 지내자는, 제목은 명품이지만 평범하고 소소한 내용이다. 박봄이 참여해 음악을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정말 좋고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타이틀곡 '인기'는 송가인의 피처링 참여로 화제를 모은 곡이다. '인기'에 대해 MC몽은 "내가 인기를 다시 얻겠다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먼저 밝혀 오해의 소지를 차단했다.
이어 그는 "내가 예전에 분에 넘치는 큰 사랑을 받았고 인기를 얻은 사람으로서, 인기라는건 대중이주는 힘이고 대중이 정답이라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낸 곡이다. '인기'라는 곡을 타이틀로 한 이유는 나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의 지금의 모습을 담은 이야기라서 타이틀로 선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송가인의 참여에 대해 "국악적인 면이 꼭 필요했고 그런 보컬이 필요한 상황에서 음악을 먼저 전달했다. 음악만으로 평가하고 참여해줘서 정말 감사했다. 그분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라고 고마움과 미안함을 함께 전했다.
MC몽이 송가인에게 미안함을 드러낸 이유는 잘 알려졌다시피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다.
MC몽은 과거 군입대 문제로 인하여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가 새겨졌고,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 상황이다. (※주: MC몽은 2010년 고의발치를 통해 병역 면제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아 병역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해당 재판에서 MC몽은 병역법 위반 혐의는 '혐의 없음'으로 무죄, 고의 입대 연기 혐의에 따른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떄문에 이날 간담회는 이와 관련된 질문들이 쏟아졌다.
먼저 군 문제와 관련된 심경을 묻자 MC몽은 "나뿐만 아니라 우리의 직업이, 대중이 주는 임무를 수행하는 거라 생각한다. 후배들이 잘못된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을 하는 걸 나도 불편한 게 생각한다. 음악으로 갚겠다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용서를 받고 이해를 받을 수 없는 것도 안다. 하지만 누군가가 용서를 해주고 이해를 해준다면, 음악으로 갚겠다는게 아니라 그냥 (그들을 위해)음악을 하겠다는 거다. 음악만이 날 숨쉬게 해줬고, 내가 음악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나에게 가시 돋힌 얘기도 많고, 대형 로펌이니 뭐니 그런 전혀 사실이 아닌 얘기도 많다. 그래도 대응을 하겠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것도 내가 감수해야하고 평생 품고 살아야하는 일인 것 같다. '인기'에도 그런 이야기가 적혀있다"라고 사회적인 비난은 언제까지고 감수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런 비난 속에서도 다시 음반을 내고 무대에 오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MC몽은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서'라고 표현했다.
MC몽은 "내가 좀 굴곡이 많은 삶을 살게 됐다. 그러면서 치료를 받기도 하고 상담을 받기도 했다. 그 내용이 대부분 '집안에만 숨지 말고 밖에 나가라. 평범하게 식당도 가고 사람들과 만나라'는 것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나를 알아주고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도 많았다. 거기서 더 용기를 낸 것 같다. 그런 평범함 속에서 행복을 찾고 있다. 신나는 곡으로 나온 이유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용기를 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상으로의 복귀가 우선인 것 같다. 내가 완벽하게 일상으로의 복귀하는 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 이 자리는 내 일상으로의 복귀에 대한 용기이다"라고 덧붙였다.
컴백의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대학교 행사에 나간 것도 그에겐 큰 용기가 됐다.
MC몽은 "대학교 행사가 들어오면 용기가 안날 때가 많았다. 대학교 행사 페이를 내가 갖기가 너무 미안하더라. 그래도 무대에서는 노래를 부르고 싶고 그럴 때가 있다. 그래서 (대학교 행사에 나가서)'이 돈은 여기 내려놓고 나의 행복을 위해 노래를 하고 가겠다. 오늘만큼은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즐겨줬으면 좋겠다'라고 시작을 했다. 그러면 학생들이 정말 반겨준다. 그런 분위기가 꿈같기도 하고 좋더라. 그래서 그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간직하면서 혼자 집에서 보고 또 위로받고 그랬다"라고 말하며 결국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용기를 었었음을 밝혔다.
사실 MC몽은 병역 기피 혐의에 대해 법적으로는 무혐의 처분을 받은 상태다. 이에 억울하거나 해명하고 싶은 부분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이에 대해 MC몽은 "억울한 건 전혀 없다. 내가 품고 살아야하는 일부분인 거 같다. 모두에게 만족을 드리거나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응원해주는 팬들에게는 미안하고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따가운 시선에 억울함을 느낀 적은 없지만, 나만 숨으면 되는데 나의 가족들도 같이 숨는 걸 보면서 이러면 안된다는 걸 정확히 깨달았다.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이유와 방법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그게 결국은 음악뿐이었다. 음악만이 나를 숨쉬게 해줬고 살게 해줬다. 이 자리에 한 걸음 나온 것도 음악덕분에 나온 것 같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MC몽이 온갖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일상'과 '행복'을 찾고 싶어하는 이유는 또 있다. 스스로 자초한 잘못이라고 하지만, 계속해서 현실을 외면하고 숨고, 피하면서 얻은 게 결국 정신 건강의 악화뿐이었기 때문이다.
MC몽은 "내 스스로 행복해지려는 이유를 찾고 있다. 정확하게 진단을 받은 건 트라우마 증후군과 우울증이다. 그냥 이런 말을 꺼내는 게 낯설고 그렇다.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 건강해 지고 있고, 조깅도 하고 강아지와 산책도 하고 그런다"라고 담담히 현재 자신의 상태를 밝혔다.
(※여담으로 이날 진행을 맡은 MC딩동은 장난스럽게 '치아 건강'을 물었고, MC몽은 당황한듯 고개를 숙이고 웃다가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고 완치는 힘들다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MC몽은 "예전 MC몽일때 나는 연애도 공개연애로 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예능하는 걸 행복해하고 무대 서는 걸 좋아했다. 하지만 실수도 많아고 철이 없던 것도 인정한다. 이후 신동현으로 또 10년을 사니까 너무 몰랐던 것이 많더라. 나는 지금도 내가 운전하고, 은행도, 병원도, 나 혼자 간다. 그게 어느 순간 편해졌고, 내려놓기 시작했다. 내가 연예인이었던 것이 어색하고 그런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더 힘이 됐다. 예전에 큰 사랑의 추억도 감사했지만, 평범한 일상에서 희망을 찾고 있고 행복을 찾는 신동현이 나는 정말 좋다"라며 "더 건강하고 활발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성공시키는게 첫 번째다. 지금도 꿈 같다. 예전엔 이런 자리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스쳐지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거다. 감사하고 다음에도 또 인사드렸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비난받는 가수일지라도 '가수이자 음악가 MC몽'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했다.
MC몽의 여덟 번째 정규앨범 ‘채널8(CHANNEL8)’은 25일 오후 6시 발매된다. MC몽은 앨범 발매 당일과 다음날인 26일 양일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단독 콘서트 ‘몽스터 주식회사’를 개최한다.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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