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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YB “우리의 철학이라면 솔직함, 100%의 솔직함이다”

19.11.1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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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 이어

Q. 사회적 참여에 적극적인 밴드로 유명하다. 요즘 관심은 어디에 있나?

윤도현 “요즘엔 환경에 관심이 많다.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담았는데, 환경운동을 하는 것도 개인적으로, 단체와 같이 하기도 하고 그런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 숨 쉬고 먹고 생활하고 이런 것들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을 예전부터 느꼈지만, 점점 나빠지니까. 그런 것에 조금이나마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사람들이 조금씩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활동을 많이 한다.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이 있는데, 친환경 페스티벌이다. 그런 데에 곡을 내기도하고, 후배들 참여를 독려하기도 하고 공연장에 따로 물을 팔지 않고 정수기를 설치해서 텀블러로 마시게 한다든가 그런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사실 별 것 아니지만 그런 활동자체가 조금씩 인식을 바꿔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폴리테이너로도 알려져 있다. 정치적인 목소리도 계속해서 낼 생각인가.

윤도현 “(직접적으로)참여하고 그런 부분은 계획은 없다. 음악으로 담아내는 시대정신이 가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 그 이외의 활동보다는 우리 음악으로 이 시대를 지금 현재를 솔직하게 담아내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다” 

박태희 “이번 앨범에 ‘거짓’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좋은 답이 될 거 같다. 그 가사를 들어보면 YB뿐만 아니라 팬들도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생각해 볼만하다. 우리 삶에서 어떤 미디어를 통해서 보이는 주체자의 삶이 어떤지, 미디어에서 나오는 사건이나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 검증하는, 신뢰를 쌓은 미디어를 통해 살아갈 것인가 아닌가를 정치뿐만 아니라 환경, 예술에 대한 답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YB는 늘 쉽게 움직이지 않고 물러나지 않았다. 누군가의 아픔에 대한 것도 노래로 풀어주고 있다. 박노해 시인이 ‘요즘 우리나라에 울게 해주는 노래가 없다. 슬픔을 공감할 노래가 없다’고 했다. 이번에 눈물을 넘어서 절망에 가까운 가사도 있었는데, 극단적인 상황에도 우린 물러나지 않고 머물러 있다고 답할 수 있었던 거 같다. 2집에는 박노해 시인, 이번에는 이응준 시인에게 시집을 선물을 받았다. 시를 통해서 시인과 가사도 주고받으면서 ‘개는 달린다, 사랑처럼.’이 나왔다 그 곡이 앞으로 YB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아닐까싶다. 시인과 만났다는 것이 좋은 만남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Q. YB의 철학은 무엇인가?

윤도현 “‘우리는 이런 철학을 가지고 음악을 한다’고 규정하기는 어렵다. 일상의 모든 순간이 음악으로 표현됐을 때 우리 철학이 담기지 않나싶다. ‘우리는 희망입니다’ 혹은 ‘우리는 이것입니다’라고 규정하긴 힘들다. 주로 YB라고 하면 위로, 희망, 사랑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듣는 사람 몫이다. 다만 우리 일상에서의 느낀 걸 솔직하게 드러내는 게 우리 철학이라면 철학이다. 솔직함은 100%다. 100%가 아니면 말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감정에 더 집중을 한 것 같다.현상을 논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게 있다. 내가 100%가 채워진 상태에서 말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더라” 

Q. 사실 솔직해지기 어렵지 않나.

윤도현 “다 가장이고 자식이 있고 책임감이 생기니까 더 솔직해야하는 부분도 있다. 내가 아내한테 딸한테 무언가를 이야기할 때 솔직하지 않으면 충돌이 생기고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런 것 때문에 솔직해져야 된다는 생각도 생기는 것 같고, 우리가 음악을 안했다면 그런 것에서 부딪힘이 많았을 거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그런 건 많이 없다” 

박태희 “절제된 솔직함이라고 하고 싶다. 데모에서 썼던 가사를 다 드러낼 수는 없다. 멤버 누군가에게 ‘다르게 하고 싶은데’라고 한 마디 하기가 쉽지 않다. 그게 충돌이 된다. 절제가 있어서 YB가 있는 것 같다”

Q. 멤버들이 서로를 상호 보완해주는 관계인가?

윤도현 “다 다른 사람이라 그게 장점이다. 다 다르니까 충돌이 생겨도 그게 또 보완이 되더라. 태희 형은 맑게 배려하고, 준이는 절대 흔들리지 않은 허벅지를 가진, 자기 집중이 능하다. 내가 흔들릴 때 준이가 ‘왜 거기서 흔들려?’라고 자기의 가치관으로 이야기 해줄 때가 있다. 그게 도움이 된다. 진원이 형은 그야말로 옛날부터 락 음악을 너무 좋아하고, 스트레이트하고, 심플하고, 그런 걸 추구한다. 그러다보니 삶도 사람도 직관적이다. 그런 면이 좋다. 스캇은 다른 문화에서 살았고 미술 선생님이다. 또 영국이라는 나라에서 어린 시절을 배우고 자랐기 때문에 그쪽 음악이 은근히 녹아들 수 있게 얘기해준다”

김진원 “그리고 윤도현은 중간에서 섞는 걸 잘한다. 대인배다. 이런 다른 걸 완충시키는 게 윤도현이다”

Q. 개인적으로 YB의 4집 ‘한국 ROCK 다시 부르기’ 앨범을 정말 좋아한다. 두 번째 버전을 발매할 생각은 없나?

윤도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지만, 우리가 해석하는 선배님들의 한국의 락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기대감도 있다. 그런 흥미로운 것들, 한국 락을 다시 지금 세대에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앞으로 꼭 하고 싶다” 

Q. YB의 진짜 대단한 점은 꾸준함이라고 생각한다. 반드시라고 할 순 없지만 많은 유명 밴드들이 데뷔 초기에는 센세이셔널 했지만 이후 그만한 음악성이나 대중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내리막을 걷는 경우가 많다. 반면 YB는 꾸준히 히트곡을 배출하고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윤도현 “비결은 잘 모르겠다. 그냥 활동을 되게 꾸준히 열심히 한 덕이 아닐까싶다. 우린 항상 필드에 있었다. 은둔하다가 나타나고 그런 적이 없다. 계속 클럽이든, 지방이든, 외국이든, 그런 현장에 계속 있어서 이렇게 올 수 있었던 거 같다”

박태희 “우리 앨범이 뒤로 가서도 인기를 얻는 이유는, 누가 더 애정을 갖고 들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트럭운전사분이 우리 음악을 듣고 꿈을 이뤘다는 편지를 받았는데, 이런 사례가 나를 더 몰두하게 만든다. 기사, 학생, 간호사 등등 그런 여러 사람들이 계속해서 듣는 생명력이 있는 노래가 나오는 이유가 개인적으로는 ‘누군가가 살아가면서 (그 인생에) YB 음악이 더해지는구나, 그래서 우리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구나’ 그런 부분에서 느낀다”

윤도현 “얼마 전 비디오 촬영을 하는데, 나이가 나보다 조금 많아 보이는 그 동네 남성분이 급하게 오더니 사진 한 장 찍을 수 있냐고 하더라.  보통 그 정도 남자분들이 사진 찍자고 잘 안하지 않나. 그런데 저 멀리서 나를 보고 집에 가서 머리를 감고 왔다고 하더라. 같이 사진을 찍으려고. 거기서 느껴지는 애정, 정말 우리 음악을 좋아하는 분이구나 하는 걸 느꼈다. 그다음에 그분이 친구 분을 데리고 왔더라. 그렇게 세 번을 왔다. 그 세 분을 보는데 정말 기분이 좋더라. 이런 분들이 있고, 또 만나고 하는 데에 정말 감사하다”
 
김진원 “내가 존재하고 YB가 있고, YB가 있어서 내가 존재하는 것 같다고 진짜 느끼고 있다. YB가 있어서 내가 존재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은은한 감동으로 와 닿는다”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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