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가방 들고 다니면 거짓말쟁이?
12.06.12 17:36
흔히 '짝퉁'이라고 부르는 이미테이션 제품, 명품을 갖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명품을 구입할 능력이 되지 않을 때 사람들은 짝퉁을 산다. 한국 짝퉁 시장 규모는 세계 10위로 명동이나 이태원만 가도 심심찮게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카피한 가방이나 옷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짝퉁 명품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거짓말쟁이라는 결과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8일 과학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실린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프란세스카 지노, 마이크 노턴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같은 대학원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더니 그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연구팀은 개당 40만원 안팎인 끌로에 선글라스를 20개 준비해 '진품', '짝퉁', '진품 여부 설명 없음'의 세 가지 상황을 조성하고 참가자들에게 나눠준 다음에 이 끌로에 선글라스를 끼고 복도에 나가 벽에 붙은 포스터와 창 밖 풍경을 보면서 착용감과 품질을 느껴 보라는 지시와 함께 산수 문제 20개를 5분간 풀게 했다. 이 산수 문제는 정답을 맞힌 수에 따라 돈이 지급되며 여기서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속임수를 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각자 답안지를 분쇄기에 넣은 뒤 정답 개수를 스스로 보고하게 한 것이다.
하지만 사실 분쇄기는 작동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진품' 그룹에서 실제보다 많이 풀었다고 거짓으로 보고한 학생은 30%, '짝퉁' 그룹에선 거짓으로 보고한 학생은 74%, '설명 없음' 그룹에서 거짓으로 보고한 학생은 42%였다. 사실 이 모든 끌로에 선글라스는 진품이었다.
연구팀은 짝퉁을 사용하면 개인의 윤리적 제약이 느슨해져 스스로에게 정직하지 않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결론을 내렸다. 심지어 한차례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이 같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짝퉁 명품을 가진 사람이 너무도 많은 한국 사회에서 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단지 짝퉁 가방은 가방일 뿐인가, 아니면 나와 남을 불신하게 되는 시작인 것일까.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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