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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에 관한 영화들의 두 가지 시각

12.01.13 10:45





종교적인 문제는 언제나 민감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종교에 관해 거론하고, 혹은 비판을 하게 된다면 그 종교를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반발과 분쟁으로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종교전쟁도 과거에는 정말 많았죠. 그것은 서로의 종교에 대해서 인정하기 보다는, 배타적인 시각으로 무조건 자기가 믿는 종교가 옳고, 우월하다는 우월주의에 빠져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그런 종교적인 문제들이 과거에 비해서 많이 해소 되었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아직도 마음 한 구석에는 특정 종교에 대한 약간의 부정적인 생각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가장 거론되는 종교가 있다면 바로, '기독교'에 관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저 또한 기독교에 관해서는 여러가지를 보고 들으면서 혼자 고민을 해봤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저 뿐만 아니겠죠. 영화감독들 역시도, 영화를 통해 종교와 관련된 자신들의 생각을 많이 표현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유명한 영화들을 모아, '기독교'라는 종교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지요.





* 기독교에 대해 긍정적인 영화들


1) 브루스 올마이티


이 영화는 영화 포스터에서도 충분히 기독교적인 성향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유명한 미술 작품을 패러디 해, 포스터로 만든 짐캐리 주연의 이 영화는, 당시 엄청나게 흥행했던 영화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미디 영화가 이렇게 흥행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아무래도 맛깔스럽게 익살스러운 연기를 잘 하는 짐 캐리가 큰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어느 날 신의 능력을 받게 된 짐캐리에게 일어난 이야기를 다룬 내용입니다. 영화 속의 짐캐리는 그의 일이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게 되자, 계속해서 '신은 존재하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됩니다. 그러다 결국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린 찰나에 신을 만나 능력을 얻게 되고, 신을 대신 해 일을 하게 됩니다.


영화 속에 신의 역할로 등장한 이 흑인 남자. 진짜 신의 모습이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요? 아무튼, 신이 실제로 존재하고, 그리고 그 신은 그렇게 야박하지 않다는 성경적인 교훈과 철학을 담고 있는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름 '기독교'를 빼고 영화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때는 재미있는 영화 중 한편이였습니다.


2) 블랙


그리고, 인도 영화 <블랙>을 보면서, 종교의 의미와 그리고 그 존재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 영화 역시 영화관에서 본 건 아니었구요, 대학교 강의 중에 '수화'를 신청해서 듣게 되었는데요. 그 때 수화 시간에 교수님께서 영화를 보여주셨습니다. 수화를 가르쳐 주시는 교수님은 목사님이셨고,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직접 수화를 하면서 설교하시는 분이셨는데, 그 모습이 참 존경스러웠고, 제가 이제껏 만났던 목사님들 중에 가장 배울점이 많았던 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영화 '블랙'의 줄거리는 현대판 '헬렌켈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여자 주인공은 헬렌켈러와 같이 보고, 들을 수 없죠. 오로지 손의 감각으로, 손의 대화만 가능합니다. 원래 여자주인공은 수화로 이야기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짐승처럼 울부짖고 뜯고 던지는 행동밖에 못했죠. 그러다 어느 한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서, 그녀의 인생은 정상적인 한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그녀는 선생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선생님을 통해 세상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늘 항상 함께 했던 두 사람에게도 시련이 닥치게 됩니다. 선생님은 어느 덧 나이를 먹어, 치매에 걸리게 되고, 심지어 자신의 집을 까먹기에 이릅니다. 결국 선생님은 치매의 탓으로 행방불명이 되고 그녀는 사라진 선생님을 백방으로 찾기 시작합니다.


영화에 담겨있는 희망, 극복, 사랑에 관한 감동적인 스토리는 많은  청각장애인에게 따뜻함을 전해 주었을거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더불어, 영화 속에 숨어있는 신에 대한 믿음, 그리고 희망 역시도 기독교신자들에게는 어떤 뜨거움을 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치매에 걸려 사라진, 선생님을 끝까지 찾을 수 있을거라 믿었던 그녀. 그리고 그녀를 바꿀 수 있을거라 끝까지 노력했던 희망들이 전부 종교적인 사상과 함께 녹아 그 종교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긍정적인 면들이 많이 부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신에게 의지하면서 위안을 얻고, 또 끝까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믿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이 종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따라서 좌절보다는 희망을, 포기보다는 믿음과 사랑을 잘 가르쳐 주는 영화 <블랙>을 꼭 한번 보시고, 영화에서 주는 따뜻함을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물론, 종교적인 성향 때문에 이 영화가 아름다운 것은 절대 아니니, 그냥 한 번쯤 답답한 마음을 채우고 싶을 때, 위로 받고 싶을 때 이 영화를 통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기독교에 대한 고발, 부정적 시각을 가진 영화들


1) 밀양


<밀양>이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던 이유는 기독교적인 성향과 사회 범죄와 함께 뒤섞인 한 여자의 고통, 고뇌, 상처등을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단순히 '재미'로 본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으나, 이 영화에서 주는 영화 감독의 사상, 의미를 생각 해 보면 저도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감히 '기독교'에 대한 비판을 담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도 정말 놀랄 수 있는 소재라고도 생각합니다.


영화 <밀양>의 줄거리는 '밀양'으로 이사오게 되었으나, 순탄치 않은 삶을 살게 된 한 어머니의 모습을 잘 그리고 있습니다. 그녀가 영화속에서 순탄치 않게 된 이유는, 자신의 아들이 유괴되면서부터 시작인데요. 혼자 사는 자신을 동네에서 불쌍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어느정도 돈이 있는 사람처럼 거짓말을 하고 다닙니다. 하지만, 그것을 악용해 가깝게 지냈던 한 남자가 아들을 유괴해 돈을 요구하게 되었죠.  마침내, 범인은 찾게 되었지만, 아들은 영영 다시 찾을 수 없게 됩니다. 거기에 좌절한 전도연이 교회를 찾게 됩니다. 목사님에게 많은 위로를 받은 전도연은 독실한 교회신자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교회에서, 성경에서 늘 하는 말 아시죠? '용서하라'. 기독교에서는 용서하고 마음의 평안을 찾는 것을 강조합니다. 저도 용서에 관한 성경 구절은 마음에 듭니다. 용서로 인해 마음의 고통이 누그러질 수 있다면, 분노도 분쟁도 더 이상 없게 됩니다. 이와 같은 용서 한번으로 얼마나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요.  하지만, 문제는 교회에서 나오는 '회개'라는 것이 있죠. 전도연이 절망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자신의 아들을 유괴해 살인한 범인을 용서 하기 위해 교도소에 찾아가게 됩니다만, 범인은 이미 죄책감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교도소 안에 있는 종교적인 힘을 통해서요. 전도연은 죄책감에 시달려 고통스러워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신에게 용서를 받았다며 회개했다는 범인의 죄책감이 전혀 없는 모습과 이 이야기를 들은 순간, 충격에 휩싸입니다.

'용서'하고 '회개'하게 만드는 것은 당연히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했는데, 뻔뻔하게도 신에게 용서를 구하고 회개했다는 범인을 본 순간, 허무하게 이르게 되죠. 자신은 그 많은 고통을 억누르고 참고 찾아왔는데, 범인은 그 회개 한번으로 더 이상 자신의 아들을 잊은 채 편안하게 살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전도연은 목사와 관계를 맺습니다. 이 부분이 명장면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교회의 아이러니함을 목사와 관계를 맺으면서, 신에 대한 비난과 부정을 표현하는 것이죠.

이 영화를 보면서 혼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신은 진짜 존재하는 것인가, 그리고 성경책의 구절은 과연 모든 사람에게 옳은 것만 전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사회 악을 이런식으로 쉽게 덮어 버리고 합리화 시키는 데 오히려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2) 더 레지 (the ledge)


 이 영화 <the ledge>는 우리나라 극장에서는 개봉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기독교에 관련된 논쟁과 비난을 직접적으로 등장인물간의 대사에서 바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마, 우리 나라에서 이 영화가 개봉 되었다면, 우리 나라 기독교 신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거란 생각도 들구요.

하지만, 저는 이 영화를 작품성으로 봤을 때,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제가 생각한 우리나라 기독교 신자의 모습을, 영화에서도 보여주고 있었으니까요. 영화를 보면서, 어느 나라든지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은 똑같은 말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님을 믿기를 강요합니다.

저는 기독교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이 부분입니다. 왜? 예수님을 믿기를 강요하나. 믿기를 권하는 것과 강요하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기독교 사람들은 주로 이렇게 말하죠 "예수를 믿으면 천국가고, 믿지 않으면 무조건 지옥에 간다"고. 그리고 다른 종교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물론, 기독교에서는 오로지 '하나의 신', '예수'만을 믿으라고 전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은 과거의 시대에나 가능한 것입니다. 누구를 믿든 어떤 행동을 하든 이제 인간은 자유롭기 때문이죠.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목사의 '자유 의지'를 들으면서, 왜 인간 개개인의 자유를 생각하지 못하는 걸까. 하는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영화 속 목사는 결국 자신의 신념과 쌓아온 모든 것들을 버리고 결국 타살하게 됩니다. 신념, 그리고 믿음을 중시하던 그가 아내의 불륜으로 모든 것을 저버리게 되죠.





어떻게 보면 인간이라는 것과 종교라는 것은 흥미로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예전에 드라마 <도망자>를 보면서 비와 이나영이 했던 대사가 생각나네요. "인간은 성선설일까, 성악설일까?"하는 이나영의 질문에 비는 "인간은 그저 나약한 존재일 뿐이야"라고 답합니다. 그냥 인간은 정말 나약한 인간일 뿐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항상 의지하고 소통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해 받기를 원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종교가 나약한 인간을 위한 안식처라고 볼 수도 있죠. 하지만, 단지 저는 이 종교가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는 폭 넓은 한 시대의 종교로서 자리잡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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