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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더 라이벌] 리뷰: 놓치기 아까운 최고의 레이싱 무비

13.09.2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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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더 라이벌, 2013]
감독: 론 하워드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다니엘 브륄, 올리비아 와일드, 알렉산드라 마리아 라라
 
 
줄거리
타고난 천재레이서 제임스 헌트(크리스 핸스워스)와 철저한 노력파 천재 니키 라우다(다니엘 브릴). 그들은 매 경기마다 라이벌로 부딪히며 치열한 접전을 벌이게 된다. 완벽한 설계로 승부를 완성하는 니키가 자신의 뒤를 바짝 뒤쫓자 스피드만큼은 최고라고 자신했던 제임스는 긴장하게 된다. 그리고 1976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두 천재 레이서의 라이벌 대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순간, 거센 비가 내리던 죽음의 트랙에서 한 대의 차량이 문제를 일으키며 불길에 휩싸이게 되는데…

[러시:더 라이벌]은 F-1의 전설적인 두 선수이자 라이벌인 제임스 헌트와 니키 라우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식 대회가 열리면서 익숙해진 'F-1' 소재의 작품이지만 레이싱 경기를 주제로 한 작품이 관객들에게 사랑받기란 드물다. 스포츠 영화의 익숙한 구성이 그렇듯 열정, 사랑, 선의의 경쟁 이야기는 멋있지만 일반 관객들을 끌어들일 흡입력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그래서 최근 헐리웃에서 제작된 레이싱 영화들은 스포츠를 주제로 두기보다는 [이탈리안 잡],[분노의 질주]와 같은 범죄 액션물의 소재에 쓰일 뿐이다. 레이싱의 매력은 배가 되지만 순수 스포츠 로서의 매력이 반감된다는 단점은 피하기 힘든 구성이었다.
 
[러시:더 라이벌]은 이러한 불리한 요소를 택했다. 'F-1'이라는 실제 경기장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상투적일 수도 있는 스포츠 영화의 구성을 그대로 이어가려고 했다. 우선 그러한 문제를 'F-1'의 전설적인 두 인물을 주인공을 내세우며 영화의 가치를 높이려 했지만'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이 두주인공은 너무 생소한 사람들이다. 
 

*레이싱보다 더 흥미로운 사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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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론 하워드는 역시 헐리웃의 관록의 장인이었다. 그는 이 영화를 'F-1'레이싱을 전면에 내세우기 보다는 니키와 제임스 라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우며 이 두 주인공들을 매력있게 그려내는 데 집중한다. 그래서 매력적인 주인공 때문에 자연히 이들이 속한 F-1 경기도 재미있게 그려내면서 레이싱 경기에 흥미를 못느끼는 관객들도 이 영화를 재미있게 즐길수 있다.
 
캐릭터를 그려내는 방식도 흥미롭다. 실제 주인공들의 성격과 외모에 맞춰 설정된 캐릭터의 구성이 재미있게 다가오는데 니키와 제임스의 관계를 '톰과 제리'와 같은 쫓고 쫓기는 대립하는 추격자 캐릭터들로 그려낸 방식이었다. 철두철미하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며 노력파 지만 깐깐한 성격에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니키와 호탕하고 매력적인 성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지만 방탕한 생활이 단점인 제임스 헌트 라는 극과극 캐릭터를 대립시키는 방식이 그것이다. 두 캐릭터는 경기전에도 긴박한 신경전을 벌이다라 경기말미에 서로에게 비아냥을 선사하며 자극하기도 하는데 그 정도가 심한 정도려서 언제 어디서 폭젹장면과 같은 극단적 장면이 나오지 않을가 하는 긴장감을 불러온다.
 
잘생긴 외모로 여러 여자들과 방탕한 삶을 즐기며 살아가는 제임스 헌트와 깐깐한 성격탓에 타인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니키의 각각의 사랑이야기와 가정사가 그려지는 부분도 상반되게 그려져 남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세기의 라이벌이지만 절대 고칠수 없는 이둘의 독특한 개성과 인생사는 현재진행형처럼 순차적으로 빠르고 간결하게 진행되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이 두사람은 처음부터 마지막 까지 '허세'와 같은 자신감으로 서로의 우위를 자랑하지만 때로는 경쟁자가 있기에 'F-1'이라는 바닥에 생존할수 있었던 공생관계 이자 진정한 친구였다는 주제는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각각 니키와 제임스를 연기한 다니엘 브륄과 크리스 햄스워스의 내면연기는 완벽해 앞으로의 무난한 행보를 예고했다. [러시:더 라이벌]은 레이싱 보다 드라마와 캐릭터의 관점에서 본다면 매우 재미있게 감상할수 있다.
 

*긴박함 보다 비장미를 강조하려는 레이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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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와 중반부가 주인공 캐릭터들의 매력을 올리는 데 집중하며 영화팬들은 자연히 이들이 속한 'F-1'경기에 관심을 갖게된다. 후반부는 이 영화의 전매특허인 레이싱 경기의 묘미를 그려내는데 집중한다. 물론 초반,중반 레이싱 경기 장면을 보여주지만 대부분을 이야기에 할애하지만 후반부에 보이는 레이싱 경기 장면은 그 의미부터가 다르다.
 
전반부가 긴박한 레이싱 경기의 묘미를 보여주었다면 후반부의 레이싱은 목숨을 담보로 위험한 난코스와 더불어 악천후의 날씨에서 달려야 하는 레이서들의 시선을 통해 그려지는 'F-1'의 비장감과 레이서들의 운명에 관해 이야기한다. 스토리의 흐름과 굴곡에 따라 의미가 다른 레이싱 경기의 묘미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연출력이 돋보였다.
 

*라이벌의 의미를 재정립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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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며 전자에 언급했던 '대립적 공생관계'속 라이벌이 이 영화의 핵심이라 생각했지만 달리 생각해 본다면 라이벌은 닮을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노력파 니키와 타고난 천재 제임스의 이야기를 보면서 연상되는 또다른 라이벌은 스포츠 업계와 전혀다른 IT 업계의 라이벌인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를 보는것 같았고 이는 예전에도 몇 번 소개한 [실리콘 밸리의 해적들]의 방식과 비슷했다. 서로를 증오하면서도 때로는 존경했기에 살수 있었던 관계였지만 세상의 시선에서 그들은 괴짜, 망나니로 폄하될 뿐이다.
 
전설과도 같은 존재였지만 세상의 시선에 부담과 상처를 느끼며 살아야 했던 이들의 내면을 그린 드라마는 매력 적이다. 거침없는 성격과 방탕함을 유지해야 전성기의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 제임스의 운명과 언제나 철두철미 해야만 하고 긴장감을 갖고 살아야 하는 원칙주의자인 니키의 운명은 상반되게 그려진다. 어쩌면 동일한 분야에 미쳐있었고 중독된 사람들이었기에 라이벌 이면서도 동료이자 친구, 때로는 사랑하는 사이가 '라이벌' 이란 것을 후반부 이들의 운명을 설명한 나래이션을 통해 정의 내린다.

[러시:더라이벌]은 'F-1'의 매력과 함께 스포츠, 라이벌 영화의 모범적인 교과서와 같은 작품이었다. 라이벌 이라는 관계에 의미를 부여해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방식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와 인간관계를 통해 저절로 의미를 만들어나가는 영리한 연출방식에 영화팬들은 재미있게 감상할수 있을것이다. 입소문만 좋다면 [러시:더라이벌]은 충분히 흥행할 요건을 갖춘 좋은 작품이다. 한동안 외화는 SF 블록버스터 장르여야 성공한다는 공식을 깨고 순수 드라마적인 작품으로서 국내에도 흥행을 할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비주얼:★★★★☆
연기: ★★★★
스토리:★★★★
연출력:★★★★
 
총점:★★★★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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