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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거 언제 끝나?", 장화신은 고양이

12.01.17 10:16






지난 주말에 <장화 신은 고양이 3D>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 <슈렉>에 나오는 '장화신은 고양이' 캐릭터가 너무 인상 깊었기 때문인지, 그리고 슈렉을 너무 재밌게 봤기 때문인지, 영화 <장화 신은 고양이>가 나온다는 예고편을 본 순간부터 빨리 개봉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래서 개봉한 날 당장 주말에 3D로 예매를 해서 보게 되었죠. 하지만, 제 기대치가 너무 컸던 걸까요. 생각보다 영화를 보고 나온 후, 3D로 보고 왔다는 것에 후회가 들었습니다. 차라리 디지털로 보고 나왔다면 그나마 괜찮았겠지만, 3D로 비싼 돈을 주고 나오기에는 정말 돈이 아까운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던 이유는,





뻔~해! 그래서 볼 거리가 없다


'장화 신은 고양이'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아마 위의 사진 속 불쌍하고 가여운, 그리고 귀여운 고양이의 표정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 <슈렉>에서 이 귀엽고 깜찍한 눈이 참 많은 관객들을 매료 시켰죠. 하지만, <슈렉>에서는 고양이의 카리스마 속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숨은 귀여운 눈동자에 반전이 있었지만, '장화 신은 고양이'에서는 그저 뻔한, 당연히 등장 할 법한 스토리 사이에 있기에 <슈렉>을 볼 때 보다는 그다지 흥미가 없었습니다. 가장 이 영화에서 볼거리라고 생각했던, 고양이의 귀여운 표정이 그냥 뻔해 보이기까지 하고, 심지어, 영화 등장인물의 대사 속에서도 고양이의 표정이 언제쯤, 어디서 나올 것이라는 걸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만큼 반전 없는 시시한 표정이 되어버렸습니다.





신선하지 못한 캐릭터 & 비중없는 캐릭터


영화 <슈렉>이 처음 애니메이션으로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캐릭터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저런 괴물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하는 이상하지만 매력있는 캐릭터의 신선함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슈렉에서 등장하는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개성이 넘치고 매력있었죠. 하지만, 장화신은 고양이는



달걀, 장화신은 고양이, 그리고 밑에 나오는 악당들밖에 주요 인물이 없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늘 동화 속에서나, 상상속에서나 볼 수 있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캐릭터들이죠. 그 뿐만 아니라, 악당 두 명이 포스터에서도 자리잡고 있고, 예고편에서도 등장하고 있기에, 이 애니메이션에서 큰 활약을 보일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오히려 아무런 활약도 없는 그저 단역으로 출연하는 정도였습니다. 만화 <포켓 몬스터>를 보면 고양이와 늘 등장하는 악당 아시죠? 뭐 제대로 힘도 쓰지도 못하고 늘 주인공에게 당하는. 그 캐릭터들이 생각나게 만들었습니다.


악당들이 항상 영화에서 등장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그것은 영화의 절정으로 몰아 넣는, 그리고 긴박함을 형성하는 주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화신은 고양이에서는 그냥 지나가는 행인과 같은 존재, 왜? 굳이 이 악당을 넣었나 생각할만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영화는 전혀 긴박하지도, 절정에 다달아도 재밌지도 않는, 무난한 스토리의 구성이죠.





"엄마 이거 언제 끝나?" 예상할 수 있는 지루한 스토리


<장화 신은 고양이>의 줄거리는, 마법의 콩을 심은 뒤, 황금알을 얻기 위한 모험 영화입니다. 그게 끝입니다. 더 이상의 더 많은 줄거리를 바래서도, 기대해서도 안됩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 허무함이 밀려오죠. 그래도 이 애니메이션을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 저만 지루함을 느꼈던 게 아닌가 봅니다. 요즘 아이들 뽀로로만 나오면 TV 앞에 앉아서 자리를 뜰 줄 모르고, 또 끝날 때까지 뽀로로에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몰입할만큼 아이들은 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 이 <장화신은 고양이>가 얼마나 재미없었더라면, 한 아이가 극장안에서 큰 소리로 "엄마, 이거 언제 끝나?"하고 물어봅니다. 몇몇 아이들은 화장실을 가거나 울거나 찡찡대더군요. 3D 안경을 쓰고 영화를 보면 영화의 캐릭터들이 좀 더 가까이 보이기 때문에 집중력을 높이며 영화 안으로 충분히 끌어들일 수 있었는데 이 <장화 신은 고양이>에서는 그런 매력이 없었던 겁니다.

 



실감나지 않는 3D효과


3D영화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리얼함'을 주기 때문이죠. 특히나 <쿵푸팬더>가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팬더만의 그 특유의 몸체와 느낌을 살렸을 뿐만 아니라 팬더의 털 하나하나가 흔들리는 효과가 눈에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그런 미세한 움직임의 표현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장화 신은 고양이>는 고양이의 특성과 느낌을 잘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다른 3D만의 효과를 기대하기도 힘들었죠.





이렇게 여러가지 이유로 왜 <장화신은 고양이>가 실망스러웠나 생각해보니, 제가 너무 <슈렉> 영화를 재미있게 본 모양입니다. <슈렉>만큼의 퀄리티가 <장화신은 고양이>에서도 나올거라 기대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다'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왜 이번에는 실망을 안겨줬나 해서 알아본 결과! <슈렉>을 만든 감독과 <장화신은 고양이>를 만든 감독이 다른 인물이더군요? 이 사실을 알고 영화를 봤더라면 좀 기대감이 덜 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슈렉>을 연출 했던 '앤드류 애던슨' 감독은 자신의 상상력을 200% 발휘 해 성공으로 이끈 반면에, <장화신은 고양이>를 연출한 '크리스 밀러'감독은 지나치게 <슈렉>의 힘에 기댔기 때문이 아닌가, 그래서 이런 결과물이 나온거라 생각합니다.

<장화신은 고양이>를 보러 가실 때엔, 저처럼 <슈렉>만큼의 퀄리티가 나올것이라 기대하지 마실것을 당부 드리며, 혹은 3D보다는 디지털을 보실것을 권합니다. 아무래도 3D를 보기엔 돈이 아까웠다고 느끼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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