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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이 쏟아지는 영화, 조디포스터의 ‘비버’

12.01.18 15:02





영화배우로 유명한 조디포스터는 1991년 감독으로도 데뷔했다. 첫 연출작 ‘꼬마 천재 테이트’는 비범한 어린 아이의 이야기였고 1995년작 ‘홈 포 더 할리데이’에는 30대의 고민을 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처음 본 조디포스터의 세 번째 영화 ‘비버’, 그냥 무난했다고 얘기하기엔…너무 재미가 없었다. 칸 영화제에도 진출했다는데, 순전히 조디포스터의 이름값으로 간 걸까…?





우울증 걸린 남자의 이야기


영화 ‘비버’는 우울증에 걸린 ‘월터 블랙’의 이야기다. 성공적인 회사의 경영인이자 한 가족의 가장으로 살아가던 주인공은 우울증에 걸려 삶의 낙을 잃고 멍한 눈으로 거의 잠만 잔다. 영화 초반부에서 잔잔한 호수에 누운 기운 없는 월터 블랙을 비춰주고 힘없는 멜깁슨의 눈을 보여준다. 영화 나레이션의 설명 없이도 우울증인 남자로 보이는 장면들…그냥 보고만 있어도 절로 힘이 빠진다. 이런 아빠를 보고 큰 아들 포터는 아빠와 닮은 점을 포스트 잇에 적어 벽에 하나하나 나열해 닮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작은 아들 헨리는 학교에서 외톨이다. 이런 아들들을 보면서 부인인 메레디스는 월터와의 별거를 마음 먹는다.





자살시도 한 주인공에게 찾아온 ‘비버’


그렇게 집에서 쫓겨나 혼자가 된 월터는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자살도 맘대로 되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찾아온 인형 ‘비버’. 여기부터 영화의 줄거리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월터는 이 이후부터 자신의 생각을 인형인 비버를 통해서 이야기 하게 된다.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양해를 구해 가족들을 찾아가 헨리와 놀아주기도 하고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 일에도 활력을 불어넣어 성과를 올린다. 그런데 왜 인형 ‘비버’일까. 우울증에 걸리게 된 연유도 자세히 설명되지 않고 우울증에 걸려 병원에 다녔다는 말만 나오고… 인형이 갑자기 출연해 주인공의 목소리를 대변해 준다는 것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결말도 참 애매해


결말도 참 애매하다. 월터가 우울증에 극복한다는 해피엔딩의 내용이 딱 있는 건 아니고 그 동안 자신을 외면해 왔던 큰 아들 포터와 포옹을 나누면서 끝난다. 더 끔찍한 건 비버인형을 끼고 다니던 손을 월터가 스스로 잘라버린다… 영화를 만들면서 자신의 고통까지 치유 받는 느낌 이었다는 조디 포스터의 말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치유 받았는지 궁금할 따름… 주인공의 우울함을 표현하는 전반적인 느낌에 잔잔한 내용은 관객들의 졸음을 유도하기에 너무나도 충분하다.





조디포스터는 ‘비버’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우울증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 지? 힘들어도 항상 주위에 가족이 있으니 힘내라는 의미? 우울증이 어떤 병인지 알리려고 했던 걸까? 아니면 말도 안되는 인형 ‘비버’로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월터? 참 미스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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