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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필립스] 리뷰: 톰 행크스의 '120 시간' 감상기

13.10.0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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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필립스, 2013]
감독: 폴 그린그래스
출연: 톰 행크스, 캐서린 키너, 바크하디 압디
 

줄거리
소말리아 인근 해상, 리차드 필립스 선장(톰 행크스)이 이끄는 화물선 앨라배마 호가 해적의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한다. 필립스 선장은 순간의 기지로 해적들의 1차 공격을 막는데 성공하지만 해적들은 곧 앨라배마 호를 점령한다. 선원들을 대피시킨 채 홀로 해적들과 대치하는 필립스 선장. 숨막히는 경계와 팽팽한 심리전 속 필립스 선장은 19인 선원들을 대신하여 홀로 해적들의 인질이 되는데…
 

*'천공의 눈' 폴 그린그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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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필립스]는 2009년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당한 '머스크 앨라배마호 사건'을 그리고 있다. 미국내에서는 '국민적 영웅'으로 추대될 정도였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에서는 조금 생소한 인물이다. 그래서 영화의 홍보 포스터에는 톰 행크스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워 그의 연기에 초점을 맞춘 영화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있다. 바로 매 작품마다 리얼한 영상미와 카메라의 구도를 고집하며 관객을 실시간 현장으로 몰입시키는 안내자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다. 데뷔작인 [블러디 선데이] 이후 그가 고집하는 리얼한 현장감의 추구를 통한 극적인 드라마를 유도하는 방식은 이번에도 유효했다. 폴 그린그래스는 [캡틴 필립스]를 통해 의도된 정치적인 메시지를 강조하려 하지 않는다. 전작인 [플라이트 93] 처럼 가해자, 극한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 그리고 이를 해결하려는 '제 3자'의 시점을 관찰자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려 하고있다.
 
그 시각적인 관점에서 영화를 정의하려는 방식은 어느정도 성공했다.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화면에 등장한 모든 인물들은 제각각의 개성과 감정을 드러내며 그들만의 드라마를 선보였고 빠르게 편집된 화면과 카메라 구도는 긴박한 긴장감을 불러왔다. 자신만의 눈으로 매작품 마다 강렬한 시선을 만들어 내는 폴 그린그랜스는 이번에 어떤 시선을 담아냈을까?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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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며 평범한 가장이자 아버지인 필립스의 모습이 나온다. 오랫동안 바다에 일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는 가족들의 안위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며 자신의 일에 묵묵히 임한다. 그리고 이 시선은 필립스 일행을 납치할 해적들 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단순한 '어업활동' 이라 부르는 '해적질'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촌 사람들은 너도나도 해적에 지원하려 한다. 악랄해 보일거라 생각해 보이는 소말리아 해적들의 모습에는 간절함이 묻어나며 그들또한 필립스와 같은 가장의 역할을 책임져야 하는 동일점이 있다는 암시를 주고있다.
 

*납치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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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주인공과 해적들 모두에게 동등한 '연민의 정'을 느끼게 만들던 화면은 문제의 납치가 시작되는 과정에서는 긴박한 서스펜서를 유도한다. 화물선을 탈취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준비중인 해적들과 이를 대비하려는 필립스의 대처방식으로 기대감을 높이더니 막상 시작된 대치전에서는 핸드헬드와 같은 전쟁 분위기를 통해 긴박한 상황을 연출하기에 이른다. 해적들이 배를 탈취하고 필립스를 인질로 잡은 상태에서 숨어있는 선원들을 색출하는 과정은 '숨박꼭질'을 하는듯한 긴장감있는 화면으로 구현되며 묘한 긴장감을 불러온다. 철두철미하고 유연한 대처자세를 가진 필립스 본인의 리더십과 인간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었다.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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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를 납치한데 성공한 해적들은 미 해군과 협상을 하려한다. 이제부터 영화는 시선은 필립스를 구출하려는 해군과 네이비씰, 해적들의 시선을 중계한다. 첨단 장비와 훈련된 특수부대, 그리고 철저히 준비한 작전계획을 통해 이들을 제압하려는 해군과 달리 거대 함대에 의해 포위된 해적들은 '자중지란'과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 긴박한 과정을 그린 영화는 이제 심리전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로인해 영화의 장점이었던 긴박감이 약간 느슨해지는 경향을 보이게된다. 해적과 선원들과의 대치때에는 묘한 긴장감을 불러왔지만 순식간에 전환된 해적 VS 군인들 간의 대치에서는 긴장감이 떨어진다. 대치전이 인질극으로 바뀌면서 그 긴장감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물론 실화에 바탕을 두었기에 그 기반에 맞추어 완성되어야 했지만 지나치게 길게 설정된 협상 대치 장면은 아무리 리얼한 긴장감을 만든다는 폴 그린그래스라 하더라도 손 쓰기 어려웠던것 같다.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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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필립스]는 강렬하면서도 장엄한 메시지를 유도하려고 하지 않았다. 오로지 전작들에서 보여준 생생한 현장감에 관객들을 동참시켜 '상황/사건'에 처한 사람들의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메시지가 없던 영화가 마지막 '캡틴 필립스'의 심경 변화를 그려내는 장면을 통해 묵직한 감동을 이끌어 내면서 사건의 현장이 매우 잔인하고 무서운 순간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폴 그린그래스의 화면에는 선과 악은 없으며 모두다 평범한 사람들로 그려내며 최종적인 질문을 스크린 바깥에 던진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수 밖에 없었던 외부환경은 무엇이었는지 말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숙제라는 것을 암시해 주는것 같다.
 

비주얼:★★★
연기: ★★★

스토리:★★★
연출력:★★★

 
총점:★★★☆
 

(사진=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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