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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레싱] 리뷰: 그래서 청춘은 아름답다

13.10.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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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레싱]
감독: 조용선
주연: 이종석, 서인국, 권유리 외
개봉: 2013년 10월 30일
 
'20대 취업난 사상 최대' '대학생, 10명 중 6명은 빚더미와 취업난' 뉴스에 보도되는 청춘의 이야기는 참 암울합니다. 어른과 아이 사이, 이제 막 사회에 첫 걸음을 떼어 놓는 시기, 청춘. 누군가는 청춘이 눈물나게 아름다운 시기라고 말하지만, 정작 10대, 20대들에게 청춘은 말도 안되고, 답도 없으며, 고민만 가득한 시기입니다.  끝도 보이지 않는 취업난은 하루하루 목을 죄어오고 걱정해봤자 결론은 '모르겠다' 입니다.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던 어느 교수의 말처럼 청춘은 지금, 어두컴컴한 현실 속에서 갈대처럼 흔들리고 있습니다. 마치 [노브레싱] 속 원일(서인국 분)과 우상(이종석 분)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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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린보이 '우상'은 이름 그대로 만인의 우상입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수영실력은 물론이요, 아이돌 뺨치게 잘생긴 외모에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까지 다 가진 그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국민 남동생입니다. 그러나 화려한 외면과 달리 열일곱 소년 '정우상'의 내면은 복잡하기만 합니다.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던 '최고의 수영선수가 되겠다'는 꿈은 어느 순간 지루한 일상이 되어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수영선수로 키워진 그에게는 마음을 터 놓을만한 제대로 된 친구 하나 없습니다. 설상가상 폭행시비에 휘말린 그는 대표선수의 자격을 잃고 학교로 귀양(?) 보내집니다.
 
그런가 하면 돈없고 빽없는 평범한 고등학생 원일은 술을 마신 죄(사실 망을 본 죄)로 퇴학 당하기에 이릅니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그를 돌봐 주는 것은 아버지의 오랜 친구, 재석(박철민 분). 그는 퇴학당한 주제에 걱정 하나 없이 삼겹살을 입에 우겨넣는 원일을 보며 조용히 말합니다. "다시 수영 시작 해."
 
인연의 실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고 했던가요. 체육고등학교 룸메이트로 만난 원일과 우상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수영 유망주로 인정받으며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 왔습니다. 승리는 늘 '수영 천재' 원일의 몫. 그러나 촉망받던 수영 꿈나무 원일은 어느날 갑자기 운동을 그만두고 종적을 감춥니다. 7년의 세월이 흐르고, 다시 만나게 된 두사람. 하지만 이제 출발선은 확연히 차이납니다. 한 사람은 이미 전력질주로 저 멀리 헤엄치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이제야 다이빙대에 한 발을 올렸죠. 과연 꿈을 향한 질주의 승리자는 누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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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레싱]의 스토리는 전형적인 청춘 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메인 캐릭터인 원일과 우상은 다른 듯 닮은 인물입니다. 성격도, 집안도 확연히 차이나는 두 사람은 여느 청춘영화의 주인공처럼 마음 깊숙한 곳에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트라우마는 한 사람에게는 수영을 계속 하게 만든 원동력이었고, 다른 한 사람에게는 꿈을 포기하게 만든 계기였습니다. 삶의 의미를 잃고 흔들리던 두 청춘은 서로의 모습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온전히 '나'를 바라보게 되는 순간 두 사람의 진정한 대결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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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봉 전부터 한국 영화 최초로 수영을 다루고 있다는 점과 화려한 캐스팅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관상]으로 흥행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이종석과 [응답하라 1997], [주군의 태양]등 다양한 드라마를 통해 그 매력을 인정받은 서인국의 만남이라는 점은 소녀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여기에 두 사람의 첫사랑으로 등장하는 '정은' 역할은 소녀시대 유리에게 돌아갔습니다. 이 외에도 신민철, 김재영 등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정화되는 모델 출신 배우들이 원일과 우상의 수영부 동기로 깨알같은 웃음을 담당했습니다. 배우 라인업만 두고 보면 올해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훈남 배우들의 총집합이라는 평을 받았던 2007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넘어 선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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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여성 관객들의 취향을 배려한 장치들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남자 배우들의 샤워씬 하나만으로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차지하는 요즘 세상에서 [노브레싱]은 대놓고 노출(?)을 감행합니다. 수영을 소재로 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만큼 수영씬은 영화에서 없어서는 안될 장면들인데요. 아마도 조용선 감독은 여성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로 결심했던 모양입니다. 격렬한 레이스를 마치고 막 수영장에서 나와 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이종석의 모습은 글로는 다 표현하지 못할만큼 섹시합니다. 물론 서인국 역시 뒤지지 않습니다. 이번 영화 촬영을 위해 꾸준히 운동하며 몸을 만들었다는 서인국의 뒷모습은 가히 '백허그'를 부르는 뒤태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사랑에 빠진 소년들의 모습은 너무나 순수합니다. 까칠한 소년은 여학생을 위해 꽃을 사다 바치는 로맨티스트가 되었고, 벙어리 냉가슴만 앓는 또 다른 소년은 고백 편지를 쓰며 딱 그 나이 다운 귀여운 모습을 보입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뛰어납니다. 이종석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아 이를 훌륭하게 소화 해 냅니다. 수영선수라는 설정만 바뀌었을 뿐, 반항기 넘치고 상처를 가진 고등학생이라는 점은 [시크릿 가든]과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보았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가 하면 서인국 역시 매력적으로 원일을 소화 해 냅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더럽게 먹는 모습에 팬분들이 실망하실까 두렵다'고 말했지만 먹방은 오히려 큰 웃음을 줄 뿐입니다. 여기에 진실을 깨닫고 오열하는 모습은 관객들의 눈시울 마저 촉촉하게 합니다. 수영부 동기로 출연하는 신민철과 김재영 또한 신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부드러운 호흡을 선보입니다. 오히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유리가 맡은 '정은'이었습니다. 전작 [패션왕]에서 이미 주연급 연기자로 발돋움한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는 2% 부족한 모습을 선보입니다. 화장기 거의 없는 얼굴로 털털하게 행동하는 그녀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있던 소녀시대의 화려한 유리와는 사뭇 다릅니다. 그래서일까요? 기타를 매고 노래를 부르고, 원일의 뒷통수를 세게 치며 호탕하게(?) 웃는 유리의 모습은 마냥 편하게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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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은 또 있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 조용선 감독은 꿈을 찾는 청춘 다섯명의 이야기를 모두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두시간 여의 짧은 러닝타임 안에 모든 이야기를 집어넣으려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정동(신민철 분)의 이야기를 그리는 부분에서는 우상과 원일의 이야기에 치우친 나머지 잊고 있었던 다른 '청춘들'을 후다닥 마무리 짓는다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차라리 [노브레싱]이 16부작의 호흡 긴 드라마였다면 어땠을까요? 그랬다면 모든 청춘들의 사연에 귀 기울일 수 있었을테고, 또 조금 더 정형화된 스토리에서 벗어나 매력적인 청춘들을 그릴 수 있었을텐데요. 감독은 시즌2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생각 해 보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만일 시즌2가 제작된다면 대한민국 청춘 영화의 지평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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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레싱]은 스포츠 영화인 동시에 청춘을 위로하는 힐링 영화입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의 모습은 영화의 여러 아쉬운 점들에도 불구하고 찬란히 빛납니다. 무모해 보이는 청춘은, 불완전하고 흔들려서 아이러니하게도 아름답습니다. 이렇다 할 키스신 하나 없고 살짝 오그라드는 장면들도 있습니다만, 앤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얼굴 가득 미소를 짓게 되는 것은 그만큼 이 영화가 그들의 밝은 미래를 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파란 물살을 가르며 힘차게 유영하는 청춘. 이 영화는 왜 청춘이 눈물나게 아름다운 시절인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P.S. 제작보고회에서 흥행 공약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배우 박철민씨는 5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하면 전 배우들이 수영복을 입고 무대인사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회의 결과 서인국, 이종석 외 남자 배우들은 잠정적으로 수영복 착용이 확정 되었고 권유리씨는 아직 마음을 가다듬는 중이라고 합니다. 팬들에게는 정말 반가운 소식일 것 같습니다.
 
P.S 2. 조용선 감독은 현재의 박태환과 과거의 박태환을 모티브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마침 언론시사회가 열렸던 어제(22일), 박태환 선수가 전국체전 수영 종목 4관왕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보도되었습니다. 과연 영화도 박태환 선수의 성적만큼 쭉쭉 뻗어나갈 수 있을까요? 귀추가 주목됩니다.
 
 
 
*단평
눈은 호강하고 손발은 가끔 오그라드는 청춘들의 이야기

비주얼:★★★ 
연기: ★★★
스토리:★★
연출력:★★
 
총점:★★☆
(But TV,VOD 평점:★★☆)
 
(사진=나이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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