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시작 전, 시끌시끌한 광고가 끝나고 암전이 되면 어둠속에서 나는 오롯이 혼자가 된다. 누군가와 함께 영화관을 찾는다 하더라도 스크린 앞에서 영화와의 교감은그 누구와도 나눌 수 없다.

공감까진 가능하겠지만. 그렇게어김없이 찾아온 영화관의 어둠. 그리고 제인에어와의 첫 만남. 스크린앞의 고독한 나와 헐떡이며 도망치는 그녀. 제인에어도 무척이나 고독해 보였다.

쫓기는 건 분명해 보였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목적지도 없는 듯 보였다. 정신없이 헤멘 끝에 다다른 낯선 집. 그 가족들이 주인공을 거두어 주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제인에어를 둘러싼 사람들, 상황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그녀를 괴롭힌다. 일단 가족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외숙모 손에자란 제인에어는 사촌오빠에게도 외숙모에게도 구박덩어리다.

그러한 상황을 타파해보려고 하지만 어린 제인에어가헤쳐나가기엔 현실의 벽은 높디높다. 결국 외숙모에게 학교로 버려지는 그녀. 그 곳에서 우정을 나누는 단짝친구를 만나지만 얼마 안가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외딴 로체스터의 저택에서 가정교사를 맡게 된다. 계급차이에도 불구하고 당당한 제인에게 매혹되고 제인의사랑을 시험하고 갈구한다.

 


하지만 제인에어는 자신의 혹독한 운명에 당당하고 씩씩하게 맞섰다. 어린시절제인을 외숙모가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었을 때에도, 하늘에 계신 부모님과 외삼촌이 욕하고 있을 거라고외숙모는 지옥에 갈거라 작은 몸으로 맞섰다.

그리고 집에서 쫓겨나 학교에 가서도 친구가 위기에 처했을때, 죽음의 순간에도 망설이지 않고 거침없이 친구를 보호하고 지켜준다.이렇게 혹독한 운명이 그녀를 맴돌아 줄거리는 충분히 신파가 될 수도 있었지만 제인의 당당함이 다시 신파와 맞선다. 화려한 배경과, 의상들도 한 몫 했던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인에어는 ‘비극’ 그 자체다. 로체스터는 제인에게 청혼을 하고 결혼식을 올리려는 그인생 최대 행복의 순간, 다시 혹독한 운명이 그녀에게 다가온다. 사실로체스터에게는 이미 약혼자가 있었는데 정신병으로 피폐해져 그의 방 뒷편에 숨겨놓았던 것이다.

제인은그 운명으로부터 다시 도망치지만…결국 다시 돌아간다. 하지만로체스터는 이미 화재로 집을 잃고 시력도 잃고..그렇게 제인에어는 운명 속에서 몸무림 쳤지만..그녀는 사랑마저 고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