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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시간 여행 영화, [열한시]의 주역들을 만나다!

13.11.20 19:32

국내 최초의 타임 스릴러 [열한시]가 20일 2시, 그 베일을 벗었습니다. [열한시]는 '시간 이동'을 주제로 24시간 후 미래에 다녀온 연구원 우석(정재영 분)과 영은(김옥빈 분)이 '죽음'으로 예정된 미래를 바꾸려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는 [광식이 동생 광태],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에서 감각적인 영상을 선보였던 김현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연기파 배우 정재영을 비롯, 김옥빈과 최다니엘이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습니다. 한편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섬세한 심리묘사를 담은 영화 [열한시]는 오는 11월 28일 개봉 예정입니다.
 
무비라이징이 [열한시]의 주역, 김현석 감독과 주연배우 정재영, 김옥빈, 최다니엘을 만났습니다.
 
 
*인사말*
 
김현석 감독(이하 감) 반갑습니다. 연출한 김현석입니다. 잘 보셨기를 바란다.
정재영(이하 정) 정재영입니다. 방금 영화를 봤는데, 오랫만에 보니 추리하느라.(웃음) 찍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도 추리 중이다.
김옥빈(이하 김) 김옥빈입니다. 여름에 찍었는데 정말 오랫만이다. 같이 추리하느라 정신 없었다.(웃음)
최다니엘(이하 최) 최다니엘입니다. 새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너무 오랫만이라서. 촬영 당시 어떻게 했나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웃음)
 

*김현석 감독, [열한시]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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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감독님에게 묻는다. 인트로에 잠언 구절이 나온다. 의미하는 바는? 또한 박철민 대사 중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 의미는?
 
교회를 다니는 분들 중 매일 한 장씩 잠언을 읽는 분들이 많을 거다. 나 역시 그렇다. 촬영을 앞두고 시나리오를 각색하는 과정에서 27일 이야기가 잘 풀리지 않아 고민이 많았는데 마침 잠언 27장에 딱 그 구절이 있더라. 그래서 기쁘게 썼다. 박철민의 대사는 '버나드 쇼' 묘비명이다.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장면은 중요한 장면이다. 박철민이 멋진 대사를 달라고 해서 넣은 대사이기도 하다. 감독판으로 또 하나 찍어 둔 판의 대사는 "안녕, 수지"였다. 그 대사는 도저히 안되겠더라.(일동 웃음)
 
Q) 천사와 악마가 겹쳐진 그림이 자주 나온다. 이 그림의 의도는?
 
에셔 그림이다. 시간 이동 관련된 물리학 책 보면 에셔 그림이 많이 나온다. 3차원 관련해서 등등. 우선 에셔의 그림을 하나 쓰고 싶었고 천사와 악마는 영화 속 인물들의 내면 감정을 표현하는데 좋을 것 같아서 사용했다. 사실 에셔의 그림은 김옥빈이 출연한 [박쥐]의 대본, 콘티북 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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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감독님에게 묻는다. 첫 시간 이동 소재 영화인데, 다른 감독들이 지금까지 외면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고 어떤 부분이 부담이 되었나?
 
겁이 없어서 하겠다고 했는데 찍으면서 실감했다. 왜 그동안 타임머신 소재 영화가 없었는지. 초반 20분에 시간 이동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예 블록버스터로 가지 않는 한 맘먹은데로 이야기를 전개하기 힘들더라. 들인 비용과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그동안 없었던 것 같다.
 
Q) 과거와 현재가 중첩되는 부분이 있다. 연출에 있어서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었는가? 뒷부분의 이야기가 흡입력 있었던 반면 앞의 SF적인 부분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보완하려고 했던 부분은?
 
연구소 장면만 2달동안 부산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그 이후 회상 장면들은 서울 각 지에서 촬영했다. 이전에 연출했던 작품들이 주로 멜로라서 오히려 회상 장면들이 편했다. [열한시]의 본질은 엄밀히 말하면 '시간 이동' 그 자체가 아니다. 시간 이동이 성공했다 치고 24시간 동안 CCTV 속 미래를 보고 온 사람들이 미래를 바꾸려고 하는 도덕적인 부분이다. 때문에 앞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잘 표현되지 않는데 먼 미래를 묘사하기에는 제약이 많아 '윤아', ' 수지' 핑계로 근 미래로 설정했다. 질문 하셨다시피 타임머신을 소재로 한 국내 최초의 영화라 아쉬움이 많다. 하지만 누구 한 사람은 예수님처럼 십자가를 져야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제목인 [열한시]가 결말에 대한 반전이나 예측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데 막상 보고나니 큰 의미는 없더라. 다른 제목을 쓸 수도 있었는데 이 제목을 고집한 이유는?
 
감) 제목을 직접 정하지 않았다. 처음 받았던 시나리오의 제목은 AM11:00 이었다. 투자사와 제작사가 고민해서 나온 최종 제목이 열한시였다. 다니엘도 이 영화 찍고 11시에 하는 라디오 맡았고. 개인적으로는 제목이 좋았다.
 
Q) SF영화에는 '과학적으로 맞나, 맞지 않나'에 대한 이야기가 동반될 수 밖에 없다. 내용 중 보면 계속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대사는 그렇게 말하는데, 내일로 갔다가 오늘로 오는 것은 실제로는 과거로 가는 것이다. 이 부분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어느정도까지 과학적으로 증명되었고 어디까지가 픽션인가?
 
영화 준비하면서 시간 여행과 관련된 많은 책을 보려고 했으나, 너무 어려웠다. 일부러 연출부 막내를 카이스트 영화동아리 출신으로 뽑기도 했고, 우리나라 블랙홀 연구 권위자인 박석재 박사에게 자문도 받았다. 그런데 박석재 박사가 '본인이 책임 질 테니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하라'고 하시더라. 어짜피 물리학이야 가설과 가설의 싸움이기 때문에. 시간 여행의 가설 중 현재까지 가장 인정받는 것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빛보다 빠른 물질은 아직 없다. 그래서 헐리웃 영화들을 봐도 이 부분은 많이 쓰지 않고 대게 사용하는 것이 우리 영화와 같은 '웜홀 개념'이다. 또한 스티븐 호킹을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내세우는 가설이 시간여행은 가능하지만 과거로는 못간다(편도) 라는 것이다. 과거로의 이동에서 지완(최다니엘 분)이 말하는 게 '코시 지평선'이라는 개념이다. 정작 감독인 나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카이스트 출신 막내가 가능하다고 하더라. 하지만 이 이론 역시 타임머신이 가능할 때 성립하는 가설이라고 하더라.
 
 
* 배우들, [열한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얘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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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재영에게 묻는다. 미래를 보고 와서 하는 행동들이 있다. 본인이 죽는 모습, 팀원들이 죽는 모습을 봤다면 실제로는 어떻게 하겠는가?
 
정) 혼자 몰래 발파선을 타고 갔을 확률이 많다. (일동 웃음) 실제로는 영화 속 우석처럼 미래를 막으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무서워서. 이미 정해져있는 미래이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연구소를 빠져나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우석은 현명하지 못한 인물인 것 같다.

Q) 최다니엘에게 묻는다. 정재영과 대립각을 세우는데 힘들지는 않았나?
 
최) 서로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우석과 대립하는 장면이 있다. 그 부분이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촬영 할 때 워낙 힘들지 않게 촬영하는 편이라. 오히려 사소한 씬들에 에너지를 많이 쏟았다. 나도 시간여행 가겠다고 할 때, 우석이 둘 다 죽으면 안되니 너라도 있어라 하는 장면이 있다. 오히려 그 부분에서 웃음이 터졌다. 정재영 선배님이 영화속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데 (웃음) 이 장면이 정말 웃겼다. 갑자기 진지해 지는 모습이 평상시와 너무 달라서 잘 매치되지 않았다.(일동 폭소)
정) 최다니엘 얼굴 때문에 NG가 많이 났다. 너무 못생겨서(웃음)
최) 영화에서 안경을 쓰지 않고 나온다. 이 영화 개봉되면 최다니엘 성형설이 나올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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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간이 왔다갔다 하면서 촬영하면서 헷갈렸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감독님과의 호흡은 어땠는가? 김옥빈의 경우 과거의 본인과 현재의 본인이 만난 장면은 어려울 수도 있는 장면인데 에피소드가 있다면?
 
최) 이번 영화는 지금까지의 영화와는 사뭇 다른 작업이었다. 그 전에는 모든 것을 알고 분석 하고 촬영했는데, 이번 영화는 그럴만한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시라노 연애조작단] 때 함께 작업했던 감독님과 동료 배우들을 믿고 함께 작업했던 거라서 호흡을 맞췄다기 보다 내 호흡을 던져서 작업했다.

정) 카이스트 출신의 물리학자로 캐스팅 해 주셨다는 것만으로도 감독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오늘 보니 스스로도 뿌듯하더라.(일동 웃음) 다시는 이 정도 지위의 역할은 하지 못할 것 같다. 감독에게 감사하다. 감독님 스타일 자체가 워낙 쿨한 스타일이다. 현장에서도 복잡하지 않고 명쾌하게 판단하고. 촬영이 늦어질 것 같으면 가장 먼저 화를 낸다. 빨리 끝나고 놀아야 하는데 왜 자꾸 찍냐고. 초반에는 그래서 오해한 적도 많다. 이 작품을 포기했나? 하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감독 스타일이 쿨하고 재미있고 활기찬 현장이라서 어느 때보다 끈끈하게 부산에서 보냈다.

김) 감독이 너무나 친구같았다. 감독이 영화를 정말 대충찍는 것 같아서 초반에는 화를냈떤 적도 있다. 지금 영화를 보니 할말이 사라진다.(웃음) 감독님에게 고맙고 감사해서 포옹해드렸다. 정말 감사하더라. 현재 영은이와 과거 영은을 구별해서 찍는 장면은, 촬영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다. 분홍 스웨터를 입은 영은은 모든 것을 겪고 미래에 있는 영은이다. 그래서 과거에서 온 영은을 만났을 때 돌아가지 못하게 막았을 것 같다고 감독에게 많이 어필하고 질문했다. 하지만 평행우주로 가면 본인과 본인이 만나서는 안되는 오류가 생긴다고 하더라. 우리 영화는 한번을 보면 재미있지만 두번 보면 오류가 보이고 세번 보면 머리가 아픈 영화다. 하루를 더 산 영은이 반말을 하고, 과거에서 온 영은이 존대를 한다. 조바심에서 존칭을 쓰고, 하루 더 산 영은은 언니로서 반말을 쓰는 차이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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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배우들에게 묻는다. 혹시 가고싶은 시간대가 있나?
 
김) 개봉 한 달 뒤로 가고 싶다.
정) 막으려고? 개봉을?
김) 그래서 저희 영화가 어느정도 사랑을 받았는지 확인하고 싶다.
정) 정말 저 정도의 기술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그 정도의 과학기술이 발전한 한참 미래에 가 보고 싶다.
최) 오히려 과거로 가고 싶다. 성경 속의 인물들이 살던 때로. 사도 바오로 정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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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들이 생각하는 명장면이나, 영화를 하나로 표현할 수 있는 장면이 있다면?
 
감) 기본 이야기 구조는 작가가 잘 마련했고, 각색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썰렁한 유머들을 넣었다. 영은이 꺠어나면 백신 만들게 하면 되겠다 같은 바보 3종세트. 그런 부분이 나의 색을 넣은 부분인데 편집 과정에서 많이 잘렸다.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영은의 성장 과정이다. 플래시백 장면에 배경음악이 나오며 영은과 우석의 과거가 나오는데 그 부분이 참 좋았다.

정) 앞 부분 잠언. 그 글귀가 마지막에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일동 웃음) 처음에는 무슨말인지 모르다가 영화를 다 보고나면 한낱 인간이 조금이라도 발전하기 위해, 더 발전된 도구와 기술을 바탕으로 운명을 바꾸려고 하지만 결국에는 아무것도 아닌 상황이 되는, 하찮은 존재라는 것을 영화를 보면서 느꼈다. 한 마디로 하자면? 인간은 하찮은 존재다. 명장면은 '영은이가 깨어나면 백신 만들라고 하자' 아무리 박사들이라고 하더라도 멘붕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람이 당황하면 어떻게 되는지, 이 부분이 김현석 감독표 영화라는 대표적인 장면이 아닐까 한다. 카이스트 분들이 보신다면 소송걸지는 않을까 (일동 웃음)

김) 트로츠키가 웜홀을 통과하는 장면은 우리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SF라고 오해할 수 밖에 없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정작 나는 그 부분에서 정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라서 신났다.

최) 잠언 글귀가 인상깊었다. 그 글귀를 첫 장면으로 넣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명장면은 영화가 말하는 것이 스릴러적인 볼거리로 볼 수도 있지만, 김현석 감독 특유의 보여지는 것과 보이지 않는 의견이 엇갈리는 것을 아름답고 독특하게 잘 표현한다. 회상장면에서 우석, 영은, 지완의 감정이 서로 잘 모른채 엇갈리는데 그 것이 명장면이 아닐까 한다. 개인적인 명장면은 기타를 치는 장면. 그 장면이 가장 뿌듯했다. 실제 현장 동시녹음이었다. (일동 폭소)
 
 
 
(사진=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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