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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변호인] 평점테러에 대한 출연진의 속내는?

13.12.02 17:17

 
11월 29일 [변호인] 언론 시사회가 끝나고 곧바로 기자간단회를 가졌다. 개봉전부터 논란이 되었던 평점테러와 여러 논란에 대해 제작진과 출연진의 속내는 어땠을까?
 
Q.며칠전 모 중앙 일간지에서 송강호씨의 이 영화 출연을 놓고 '급전이 필요했나?' 라고 보도했다. 정말 그런가?

A.송강호
급전은 항상 필요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웃음) 많은 분들이 봐주시기 때문에 그 분들의 개인적인 생각과 관심은 누구든 다 존중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어떤 표현도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영화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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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곽도원씨께 질문 드립니다. 곽도원씨는 다양한 작품 속에서 강한 캐릭터를 많이 보여주셨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강한 캐릭터 ‘차동영’ 역을 맡으셨는데, 이미지 고착화에 대한 걱정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곽도원
그 동안 강한 역할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이런 연기를 했을 때 대중분들이 식상해 하지 않으실까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변호인>이라는 좋은 시나리오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좋은 스텝과 감독님,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우려보다는 영광이었다는 생각이 더 크다.
 
Q. 송우석이라는 캐릭터의 이름이 지어진 배경이 궁금합니다. 감독님 성함 ‘우석’과 송강호씨의 성이 합쳐진 이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A.양우석 감독
송강호씨의 ‘송’과 제 이름의 ‘우석’을 붙인 것이 맞다. 그렇게 짓게 된 배경을 말씀 드리면, 영화 <변호인>이 사실 진우라는 캐릭터를 변호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긴 하나 나는 변하지 않는 상식을 변호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그 시대, 그 사건에 임했다면 어땠을까. 그때 우리도
과연 이런 용기를 가지고 이 사건에 부딪혀서 전력으로 온 몸을 던질 수 있을까. 그런 각오 차원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Q. 김영애씨는 브라운관에서 센 캐릭터를 많이 보여주셨는데, 오랜만에 편안한 엄마의 모습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연기 소감과 아들로 호흡을 맞춘 임시완씨의 스크린 도전에 대한 평가 부탁 드립니다.

A.김영애
임시완씨를 보면서 안쓰러웠다. 하필이면 첫 시작으로 이렇게 고생스러운 작품을 골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진우라는 역할을 맡는 배우는 고생하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요즘 젊은 친구답지 않게, 임시완씨는 너무 열심히 해서 참 기특하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고생이 많았고,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옆에서 느껴졌다. 그리고 <변호인>의 시나리오가 감동적이기도 했지만,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미니시리즈를 통해 고급스럽고 경직된 이미지로 각인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어 좀 변화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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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곽도원씨는 영화 <변호인>에서 굉장히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셨습니다. 그간 작품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 드립니다.

A.곽도원
촬영기간 중에 <남영동 1985>가 개봉을 해서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두고 고민을 했다. 감독님은 보지 말라고 하셨지만, 나는 보고 싶었다.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했을 때에도 최민식씨가 했던, 류승범씨가 했던 검사 역할을 찾아서 일부러 봤다. 이 작품 역시 일
부러 찾아 봤던 게 조금이라도 다른 색깔을 나타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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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감독님께 질문 드립니다. 배경이 80년대인데, 사실상 이 영화를 소비할 대상은 그때의 역사적 분위기를 겪어보지 못한 젊은 세대입니다. 영화를 통해서 그들에게 던져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양우석 감독
사실 정확하게 한 세대 앞의 일이다. 80년대는 본격적으로 대한민국이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 혁명이 이루어진 굉장히 밀도가 높은 시대였다. 세계 어디를 보아도 10년 동안 다양한 것들을 동시에 이뤄낸 나라는 없었다. 그 밀도가 높은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 역시 버거움이 있었을 것
이고,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던 선배님들의 모습을 젊은 친구들이 보고 이겨내길 바랐다. 88만원 세대, 스펙, 취업난 등 젊은이들이 걱정하게 만드는, 지지부진한 현실적 한계가 있지 않나. 그런 것들을 깨치고 나아갈만한 치열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의 부모 세대는 훨씬 더 어려운 시대를 살아남으셨고 버텨오셨다. 그런 각오로 치열하게 살아보자는 의미로 집필하게 되었고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Q. 영화 <변호인>에 출연하시게 된 계기를 듣고 싶습니다.

A.송강호
내가 과연 1980년대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인물들의 삶을 제대로 진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진심을 가지고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이번 작품을 통해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Q. 제작보고회 때 가장 감동적인 장면으로 많은 배우분들이 송강호씨의 법정 롱테이크씬을 말씀하셨습니다. 극중에서 송강호씨가 울먹거리면서 진술을 하시는데, 시나리오 지문에 나온 것인지 실제로 감정에 의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 장면 외에 재미있게 생각되셨던 장면이 있으신지요.

A.송강호
공판이 3차 공판이다. 지문에는 그렇게 구체적으로 배우의 연기를 담지는 않았다. 후자일 것이다. 공판도 공판이지만 개인적으로 이성민씨가 분했던 윤택과 국밥집에서 말다툼을 벌이는 시퀀스가 상당히 재미있기도 하고 중요한 시퀀스가 아닌가 생각한다. 굉장히 흥미롭게 찍었다.
친구와의 관계도 있지만 인간 송우석의 세속적인 면, 국밥집 어머니, 진우와의 관계, 진우와 같이 구속되었던 진우의 선배들과 마주치는 미장센까지 모든 것이 담긴 씬이다. 그리고 후에는 본질이 되는 사건의 밑그림이 되는 시퀀스라는 생각에 재밌고 흥미로웠다.
 
Q. 일부 누리꾼들의 평점놀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런 분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 지점이나 혹은 그런분들에게 이 영화를 어떤 점에서 권하고 싶으신지 감독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A.양우석 감독
영화를 보시지 못하는 단계에서 다양한 비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많이 성숙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해프닝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저 역시 다양한 반응이 있을 수 있겠구나, 하고 이해하고 넘어가고 있다. 그분들에게 영화를 보시고 한 번 같이 얘기를
나눠본다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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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달수씨는 극중 송우석의 조력자로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중한 모습을 같이 보여주셨습니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가벼운 질문을 드리자면, 극중에서 송변과 돼지국밥집에 자주 가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실제로 돼지국밥을 좋아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오달수
내가 맡은 동호라는 역할은 보시다시피 식구이지만, 식구들 안에서도 반대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을 생각하지만 반대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동호 역시 지지하는 입장으로 돌아서지 않나. 같은 식구 중 걱정해주는 사람을 표현하려 했으나, 잘 표현했는지는 모르겠다
. 국밥은 부산에 잘하는 집은 진짜 잘한다. 극중 순애의 국밥집이 역시 맛있어도 맛 없는 척 한 것이지 않을까 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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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 영화를 선택하시면서 영화 외적으로 자신들에게 피해가 오지 않을까 두렵지는 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주저 했다거나, 오히려 더 용기를 냈다거나 하는 부분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양우석 감독
우리 사회가 이제 이런 팩션을 만들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만드는 데 있어서 주저함이나 두려움 같은 게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출연한 배우 분들도 동의를 해주셨고 흔쾌히 작품에 참여해주셔서 완성할 수 있었고. 관객분들 역시 영화를
영화로 봐주셨으면 싶다.
 
A.송강호
영화 외적인 부담이나 정치적으로 해석될 부분에 대한 다른 생각들을 가질 수 없을 만큼 이 영화의 지향점은 특정한 사람에 대한 일대기나 정치적인 이슈 혹은 이념을 얘기하는 영화가 아니라, 우리가 충분히 겪었고 누구나 알고 있는 80년대를 배경으로 그 힘겨웠던 시간들을 치열하
게 열정으로 사셨던 모든 분들을 통해 우리가 한번쯤 느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기에 부담이 없었다.
 
A.김영애
시나리오를 읽고 난 후의 감동과 연기자로서 색깔을 바꿔보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그래서 선택을 했다.
 
A.오달수
처음에 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지금까지 한국영화 중에서 가장 통쾌했던 영화는 <넘버3>라고 생각했었다.(송강호를 바라보며 말하자 모두 웃음) 검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영화적 화법으로 인해 <넘버3>를 통쾌하게 본 기억이 있다. 이 영화를 보면 80년대를 겪은 사람들은 가슴
아픈 부분도 있겠지만, 80년대를 겪어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내가 <넘버3>를 봤을 때의 통쾌함을 느끼시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A.곽도원
아마 이중에서 제가 제일 안전빵이지 않을까? (웃음, 그동안 참석한 기자간담회중 배우들 기자,관계자들이 이렇게 크게 웃어본것은 처음이었다.) 제가 만약 누군가에게 욕을 듣거나 돌을 맞는다면 임시완씨 팬클럽에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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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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