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여전히 사랑스러운 리즈 위더스푼의 '디스 민즈 워'

12.02.28 11:20




4.jpg

어릴때 부터 함께 해온 절친한 친구. 그들 사이에 한 여자가 나타났다. 서로를 위해 목숨을 내놓겠다는 우정의 다짐도 여인을 향한 사랑 앞에선 속절없다. 영화 '디스 민즈 워'는 한 여자를 놓고, 두 명의 훈남이 한치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친다는 다소 뻔한 설정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제작자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윌스미스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영화 '디스 민즈 워'는 이렇게 시작한다.





1.jpg

신상품의 장단점을 한눈에 요약해주는 프로슈머인 로렌(리즈 위더스푼)은 연애에 굶주린 여성. 그런 그녀를 어여삐 여긴 친구 트리시(첼시 핸들러)가 로렌의 프로필을 몰래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 올리고, 이로 인해 로렌은 터크(톰 하디)와 즉석 만남을 갖게 된다.

호감을 품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DVD 대여점에 들린 로렌은 헌팅 중이던 프랭클린(크리스 파인)을 만나게 된다. 이후 로렌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터크와 프랭클린, 두 명과 짜릿한 양다리 연애를 시작한다.


CIA 최고의 요원이자 절친인 터크와 프랭클린은 동시에 한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들은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로렌의 마음을 얻자며 약속한다. 하지만 사랑 앞에선 오랜 우정도 부질없는 것. 두 사람은 CIA 동료 요원들과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 서로의 연애를 방해한다.


서로의 데이트 과정을 도청, 감시하는 것은 물론 로맨틱한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마취총을 쏘거나 물 벼락을 내리는 등 방해 수위를 높인다. 총력을 다해 로렌에 관련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데이트 코스를 정하는 두 사람의 노력과 방해 작전은 달콤한 연애가 아닌 긴장감 넘치는 첩보전을 보는 것 같다. 또 '국가를 위한 일'이라며 심각한 표정으로 로렌과 상대방을 감시하는 모습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큰 웃음을 전해준다.




2.jpg

'나잇&데이',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등처럼 연애하는 중에도 터크와 프랭클린은 CIA 요원, 본연의 임무에도 충실하다. 러시아 마피아 보스를 잡기 위해 펼치는 현란한 격투와 액션신 등은 여느 액션 블록버스터 못지 않다.

특히 두 사람과 로렌의 연애 사이에 끼어든 악당의 존재는 액션과 로맨틱 코미디를 맛있게 버무리는 양념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순수하면서도 남성적 매력이 돋보이는 터크와 매력적인 미소를 지닌 나쁜 남자 프랭클린, 이처럼 전혀 다른 매력은 로렌의 양다리 연애를 더욱 집중있게 바라보게 만든다. 리즈 위더스푼 역시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기에 충분한 매력을 어필했다.




3.jpg

‘디스 민즈 워’는 전형적인 팝콘 무비다. ‘미녀삼총사’(2000), ‘미녀삼총사 2-맥시멈 스피드’(2003)로 코미디에 입문하고,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2009)으로 액션을 섭렵한 맥지 감독은 97분 동안 로맨틱 코미디와 액션을 솜씨 좋게 버무려낸다.

브래드 피트·앤젤리나 졸리의 ‘미스터&미세스 스미스’(2005), 톰 크루즈·캐머런 디아스의 ‘나잇 앤 데이’(2010), 애슈천 커처·케서린 헤이글의 ‘킬러스’(2010) 등 한발 앞서 이종교배를 시도한 영화보다 재미는 한 수 위다. 한 여인을 둘러싼 전쟁의 승자가 누구인지 대결 구도로 몰면서 관객을 두 사내 중 한 명 혹은 로렌에게 감정이입 하게 만든 덕분이다.


물론 감정이입이 되려면 배우의 매력이 우선일 터. 산전수전 다 겪은 위더스푼은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사랑스럽다. 딱 제 몫을 한 셈. 정작 제작진의 선구안이 빛난 대목은 하디의 캐스팅이다. ‘인셉션’(2010) ‘워리어’(2011)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2012)에 이어 올해 최고 기대작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배트맨의 맞수 베인 역을 거머쥐는 등 할리우드의 ‘대세남’이다.

다만 그가 맡은 역들은 그늘이 드리워졌거나 상처를 품은 남성적 캐릭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하디는 이 작품에서 거친 남성미 속에 숨겨진 귀여운 매력을 한껏 뽐낸다. 출세작 ‘스타트렉: 더 비기닝’(2009)에서부터 ‘날라리’ 이미지가 강했던 파인도 맞춤옷처럼 딱 떨어지는 캐릭터를 맛깔나게 연기했다.




무엇보다 로렌의 친구 트리시는 로렌의 양다리 연애를 더욱 재밌게 끌고 가는 인물. 유부녀인 트리시는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로렌에게 '한 번 잠자리를 가져보고 판단하라'는 등 거침없는 성적 농담과 독설로 웃음을 빚어낸다. 쉴새없이 터져 나오는 트리시의 대사는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을 허락하지 않았다.






new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