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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개봉 앞둔 실화 소재 영화들 화제

14.01.23 20:18

2011년 [도가니], 2012년 [부러진 화살], 그리고 2013년 [소원][변호인][집으로 가는 길]까지. 지난 몇 년간 스크린을 강타했던 실화 소재의 영화들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부조리를 만천하에 공개하며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황동혁 감독의 [도가니]는 '도가니법'이라고 불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양우석 감독의 [변호인]은 1,000만 관객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며 국가와 국민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2014년, 올해 상반기 스크린 역시 실화 소재의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억울하게 죽음을 맞은 딸을 위해 대기업에 맞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하고 있는 아버지의 이야기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이슈화되지 않았던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한 이야기까지. 그 소재 역시 다양합니다. 과연 한 해의 시작과 함께 스크린을 찾아올 실화 소재의 영화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또 하나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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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약속]
감독: 김태윤
출연: 박철민, 윤유선, 김규리 외
개봉: 2014년 2월 6일

스무 살 이제 막 피어난 꽃 같은 딸이,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을 맞았습니다. 아이의 병명은 백혈병. 그 원인은 바로 자랑스럽게 여겼던 딸의 회사에 있었습니다.  

택시기사 상구(박철민 분)은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는 평범한 아버지입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 탓에 대학을 포기해야 했지만 보란 듯이 대기업에 보란듯이 취업한 딸 윤미(박희정 분)은 그의 유일한 자랑거리입니다. 가족은 이제 정말 행복해지는 듯했습니다. 부푼 꿈을 안고 입사한 지 2년 만에 윤미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집으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말이죠. 그토록 자랑하던 회사에 들어간 딸이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죽음을 맞자 힘없는 아버지는 상식 없는 이 세상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제야 '그들'과 대적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상구는 차갑게 식은 윤미의 손을 잡고 약속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떠난 내 딸, 윤미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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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약속]은 서울 행정법원 제14부가 삼성반도체 근무 중 스물 세 살의 꽃다운 나이에 백혈병으로 사망한 걸린 고(故) 황유미 씨에 대해 당사자 사망 5년 만에 산재 판결을 내린 것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영화는 산재 인정을 받기까지 대기업과 오랜 싸움을 진행했던 아버지 황상기씨의 시각에서 시종일관 그 억울함과 안타까움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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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제목으로 개봉을 예정했었던 [또 하나의 약속]은 지나친 비판의 목소리를 우려, 다소 순화된 제목으로 변경했습니다. 익히 아시다시피 '또 하나의 가족'은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해당 기업의 광고 카피입니다. 한편 [또 하나의 약속]은 국내 최초 크라우드 펀딩 방법(대중에게 자금을 모은다는 의미로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등의 매체를 이용해 자금을 모으는 방식)으로 제작비를 충당,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2. 들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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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들]
감독: 하원준
출연: 김정훈, 명계남, 차지헌 외
개봉: 2014년 1월 23일

한때는 순수하고 정의로운 기자를 꿈꿨지만, 지금은 불륜과 도박으로 벼랑 끝에 몰린 삼류기자 소유준(김정훈 분). 설상가상 직장 선배의 부인이자 불륜 관계를 유지했던 연인 '정인'에게 이별을 통보받고 나락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남편과 다시 잘 지내보고 싶다는 것이 헤어짐의 이유. 그러나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는 유준은 남편을 죽여서라도 정인을 갖겠다는 결심으로 선배를 찾아 나섭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강원도 산골에 위치한 '범죄 없는 마을 오소리'. 취재 목적으로 머무르고 있다는 소식을 알고 왔는데, 선배의 흔적은 마을 어디에도 없습니다. 설상가상, 타고 온 차마저 고장이 나면서 꼼짝없이 고립된 유준은 결국 며칠 동안 마을에서 머물게 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마을 어딘가 모르게 불편합니다. 자꾸만 마주하게 되는 수상한 남자들, 그리고 서서히 공개되는 불편한 진실들. 과연 유준은 이 들개들 사이에서 온전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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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명계남 주연의 잔혹한 복수극, [들개들]이 1월 23일, 개봉을 확정 지었습니다. [들개들]은 특히 지난 2012년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던 '무주 지적 장애 아동 성폭행 사건'을 정면으로 다루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초등학생을 짐승 같은 동네 아저씨들이 오랜 기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으로, 피해 학생의 친구 할아버지까지 가해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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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들개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충격적인 스토리와 '들개들' 사이에서 비정함에 정면으로 맞서는 한 인물을 입체감 있게 표현, 극한의 상황에서도 정의를 지키고자 하는 인간에 대한 희망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3. 신이 보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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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보낸 사람]
감독: 김진무
출연: 김인권, 홍경인, 최규환 외
개봉: 2014년 2월 13일

북한은 국제법상 존재하는 242개국 중 기독교에 대한 탄압이 가장 심한 국가입니다. 물론 북한 내에도 가톨릭과 개신교에 대한 '공식적인' 단체가 있습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명목상의 단체일 뿐, 종교 선택의 자유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선교 활동을 하거나 외국 선교사들과 허가 없이 접촉한 사람들은 체포되어 혹독한 탄압을 받고 심한 경우 처형당하기도 합니다.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종교 탄압에 맞서 지하교회에서 은밀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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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정치범으로 아내와 함께 수용소에 끌려갔었던 철호(김인권 분). 목숨은 건졌지만, 아내를 잃고 혼자 살아남은 것에 대한 죄의식을 떨쳐내지 못한 그에게는 하루하루가 '살아도 사는 게 아닌 날들'입니다. 2년 만에 고향 땅으로 돌아온 철호는 죽은 아내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함께 지하교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탈북을 결심합니다. 순조로웠던 준비 과정은 그러나, 철호가 다시 한 번 1급 정치범으로 고발당하면서 급격하게 위기를 맞게 됩니다. 함께 모의했던 마을 사람들은 국경경비대에게 잡혀갈까 두려움에 떨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들을 원조해주던 중국 선교사와의 연결도 끊겼습니다. 준비했던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 과연 철호는 자유를 찾아 탈북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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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약속]과 같이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취해 많은 화제가 되었던 [신이 보낸 사람]이 오는 2월 13일로 개봉일을 확정 지었습니다. [신이 보낸 사람]은 자유, 희망, 믿음 그 어느 것도 존재하지 않는 북한의 참혹한 현실을 탈북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한 실화입니다. 최근 북한과 관련된 이슈에 대중들의 관심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영화는 단순히 정치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와 숨겨진 아픔, 고통 등을 다루고 있어 많은 사람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한편 연출을 맡은 김진무 감독은 지난 22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끔찍할 정도로 잔인한 영화의 내용이 현재 북한의 상황'이라고 강조하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사진=골든타이드픽쳐스, 마운틴픽쳐스, O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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