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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무비] 리뷰: 제2의 [토이스토리]가 될 [레고 무비]

14.02.0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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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무비,2014]
감독:필 로드,크리스 밀러
출연:크리스 프랫,윌 페렐, 리암 니슨,엘리자베스 뱅크스,모건 프리먼,리암 니슨,윌 아넷
 
 
줄거리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인어공주, 초록닌자,1980몇년 우주인, 미켈란젤로, 미켈란젤로 닌자거북이, 2002 NBA 올스타 등등등 이들 마스터 빌더 사이에서 희망으로 선택된 평범한 미니피겨 이자 공사장 인부인 '에밋'(크리스 프랫). 레고 세계를 위협하는 악당 '로드 비즈니스'(윌 페렐)
의 무서운 음모에 맞서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과연 그는 위기에 처한 레고 세계를 구할수 있을까?
 

*'레고'를 통해 전해지는 '감동적인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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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레고'를 소재로한 애니메이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레고'는 자사의 캐릭터들을 활용해 '스톱모션' 형태의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레고'라는 장난감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빈약한 스토리와 홍보성에 치우친 노골적인 패러디로 질 낮은 작품으로 인식되었다. 그럼에도 '유튜브'를 통해 '레고'의 특징을 잘 활용한 다양한 패러디 영상물들이 등장하면서 '레고'는 잠재력 있는 콘텐츠로 발전할 가능성을 여러번 확인했다. 이번에 완성된 [레고 무비]는 기존에 제작된 '레고 애니메이션' 방식에 헐리웃의 전문적인 스토리텔링을 더함으로써 기존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을 넘어 기존의 '레고' 영화들과 전혀 다른 새로운 작품으로의 탄생을 꾀하려 하고 있었다. [하늘에서 음식이 떨어진다면]을 연출한 필 로드,크리스 밀러 콤비도 이점을 인식하며 연출했던 것으로 보인다.
 
'레고'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이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넘어 '레고'의 세계관과 철학을 하나의 인상적인 메시지로 완성하는 경지에까지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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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무비]는 이야기의 관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우선 '레고'의 특징을 생각해 보자. 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씩 '레고'를 만져봤다면 '레고'를 통해 중세 시대를 비롯해 카리브해의 해적,우주,서부개척,슈퍼히어로 등등 다양한 세계를 완성해본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만약 이들이 모두 모이게 된다면 한편의 장엄한 이야기가 완성될 것이다. 영화는 바로 이 유아기적 상상을 기반으로 한편의 어드벤처 무비를 만들기 시작한다. 시대적,공간적 배경을 모두 불문하고 다양한 성격과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하나로 모여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면서 이야기는 광범위해진다.
 
그렇다면 이 장엄한(?) 모험의 주인공과 주변인물은 어떤 캐릭터가 되어야 할까? 이 캐릭터는 레고 세계의 철학과 주제와 연결되는 긴밀한 연결고리가 된다. '레고 매니아'들은 둘로 나뉜다. '설명서'를 보며 '레고'가 제시한 배경과 주제에 맞춰 조립하는 '평범한 사람'과 주어진 레고 블록을 통해 다양한 재능을 발휘해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드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그들이다. '레고 세계관'을 보여주는 오프닝은 바로 이 두개의 세계를 극명하게 비유적으로 나눈다. 악역이자 세계의 지배자인 '로드 비즈니스'는 모든 순리가 하나의 법칙에 통일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모든 사람들이 레고의 조립도 대로 위치해야 하고 행동해야 하며 일정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레고' 세계를 평범한 세상으로 완성하려 한다. 이에 대항하는 '마스터 빌더'들은 이러한 규칙적 억압을 거부하고 자유로운 '레고 세계'를 지켜내기 위해 '로드 비즈니스'에 대항한다. 이는 바로 전자에서 언급한 다양한 창의력을 발휘하는 '창의적인 레고 매니아'들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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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과 파격의 대립이라는 설정은 영화적으로 [터미네이터2] [매트릭스]의 레지스탕스 설정과 정치적으로는 '보수 VS 진보'의 대립으로 볼수 있듯이 거창한 주제로도 연결될수 있었다. 하지만 [레고 무비]는 이 대립적 상황에서 너무나도 평범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의외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창의력 제로에 특징 없는 평범한 캐릭터 '에밋'은 '레고 세계'를 구할 예언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레고' 블록을 창의력 있게 조립할줄 몰라 같은 동료들인 '마스터 빌더'들에게 무시를 당하기 일수다.
 
세상은 창의력 있는 사람들이 평범한 세상에 짓눌려 있다고 생각하며 그들을 영웅시 하지만 이제는 그 창의력이 일상이 되면서 평범한 사람들의 기를 죽이는 아이러니한 세상이 되었다. [레고 무비]는 그점에서 너무나도 착한 영화다. 평범하고 창의적이고 그리고 악당도 모두 '레고' 세상을 구성하는 일원들인 것처럼 모두가 소중하다는 것을 전해두고 있다. 그리고 그 평범함도 결국에는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힘이 될수 있다는 것을 주인공 '에밋'을 통해 전달해 주는 '희망적 메시지'는 꽤 깊은 울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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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과 창의력을 차이를 알기 쉽게 표현한 비주얼도 훌륭하다. '에밋'과 '와일드 스타일'이 '로드 비즈니스'의 부하들에게 쫓기면서 주변의 레고 블록을 이용해 무기와 장비를 만들며 대항하는 장면은 영화의 특징을 상징하면서 전자에 언급한 평범함과 창의력의 주제를 나타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3D 기술을 통해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구현했지만 '레고' 특유의 행동과 조립과정을 빠르게 보여주는 부분에서는 사람의 손을 이용한 '스톱모션' 기술을 적절히 섞어 '레고의 순수성'을 지켜내었다. 후반부에 홈비디오적인 요소와 실사 장면을 섞은 의미있는 시도도 볼만하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1 점프 스트리트]와 같은 코미디 영화를 연출한 콤비 답게 유머스러운 설정을 활용하는 방법들도 재미있다. 특히, '레고'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활용한 유머들도 볼만하며 워너브라더스가 제작을 총괄한 만큼 자사인 'DC 코믹스'의 슈퍼히어로 캐릭터를 등장시켜 패러디한 부분들도 깨알같은 재미를 전해준다.  특히, 실사와 연결된 부분을 통해 지금까지의 [레고 무비]의 전개과정이 공개되면서 앞으로의 세계관의 변화에도 영향을 줄수 있을것으로 보여 지속적인 새로운 시리즈의 등장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20여년 전 [토이스토리]는 장난감을 통해 잃어버린 동심을 자극해 남녀노소 모두를 열광시켰다. 그리고 오늘 등장한 [레고 무비]는 누구나 만져봤을만한 '레고'를 통해 과거에 대한 향수와 함께 이제는 성인이 된 모든 '레고 세대'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래서 [레고 무비]는 '제2의 [토이스토리]'가 될수 있는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 [토이스토리]가 '감동'적 측면이 강하다면 [레고 무비]는 '공감'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다가갈수 있는 친숙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현재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있는 [겨울왕국]의 영향으로 애니메이션 작품들에 대한 흥행 열풍이 이어질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만큼 [레고 무비]도 그 영향을 이어받을수 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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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연기:★★★☆
스토리:★★★☆
연출력:★★★★
 
총점:★★★★
 
P.S: 워너브라더스가 벌써부터 대박을 예감했는지 현재 [레고 무비]의 속편 제작에 돌입했다고 한다. 물론 상황을 좀 더 지켜 봐야겠지만, 미국 현지내 반응이 호평이 압도적인 만큼 속편 제작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워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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