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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가 박스오피스 1위인 이유?

12.03.1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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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주 감독이 ‘발레교습소’ 이후 정말 온 힘을 다 쏟아부었다는 화차. 그래서 일까. 언론시사회부터 ‘화차’는 호평을 받으며 올해 초부터 이어져 온 한국영화의 흥행을 이끌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개봉당일, 모든 이들의 예상대로 화차는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흥행의 신호탄을 알렸고 지난 주말, 60만명을 동원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주 주말관객을 100만 명이나 동원하며 주목을 받았던 러브픽션을 3위로 밀쳐낸 것이다. 댄싱퀸, 부러진 화살, 범죄와의 전쟁, 러브픽션으로 이어져오던 한국영화의 흥행릴레이에 ‘화차’가 뛰어든 것이다.





지루할 틈이 없는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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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가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 중 가장 큰 건 역시 지루할 틈이 없는 줄거리가 아닐까 싶다. 시댁에 인사 가던 길, 갑자기 사라진 신부 선영을 뒤쫓으면서 시작되는 영화는 문호가 선영에 대해서 알아가면 갈수록 더욱 알 수 없는 그녀의 정체에 혼란스러워 한다. 이름에서부터 가족, 나이 등 모든 것이 가짜로 드러나면서 문호에 대한 연민과 선영에 대한 미스터리로 관객도 덩달아 결말에 집중하게 된다.

특히 그 동안 공포스럽고 남성위주의 주인공이 열연해 과격했던 다른 스릴러 영화와는 달리 여주인공을 좀 더 중점적으로 앞으로 내세워 색다른 느낌이 든다.





한국적 현실에 맞게 각색해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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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원작인 일본 소설 ‘화차’는 1992년 작으로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과는 크게 차이가 있다. 원작에서는 신용카드, 대출, 개인파산 등 현대사회에서 가장 흔한 소비수단을 소재로 하여 펼친 미스터리한 전개로 많은 공감을 안겨주었다. 무려 7년 동안 ‘화차’를 준비해온 변영주감독은 원작을 좀 더 한국 현실에 맞게 각색했다. 타인의 신분을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기괴한 존재로 그려지는 세키네 쇼코를 영화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타인의 삶을 살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연민을 느끼게 만드는 강선영이라는 인물로 재탄생 시켰다.

아버지가 쓴 사채 때문에 어머니도 처참하게 잃고, 자신은 남편에게 이혼을 당해 결국 술집으로 팔려나가는,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선영이 빚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은 범죄였다. 범죄의 희생양이었던 선영과 살해되는 진짜 선영 모두 개인을 방치하는 한국 사회의 희생양이었던 것이다. 물론 범죄라는 선택이 잘못된 것임은 자명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사회적인 구조를 보여주면서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김민희의 연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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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2년 차에 접어든 김민희. 김민희는 배우라는 수식어보다는 모델이나 셀러브리티가 더 알맞게 느껴지는 연예인이었다. 그래서 처음 화차의 포스터를 보고도 김민희의 활약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선균 또한 그 동안 로맨틱한 연기를 주로 해왔고 달달한 대사로 여인네들의 마음을 사로잡긴 했지만 연기력이 출중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었다. 그랬던 두 배우가 화차에서 연기력의 꽃을 피워냈다.

영화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이면서도 가장 적게 출연하는 김민희는 그럼에도 가장 인상 깊은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진짜 선영을 죽이고서 온몸의 피를 범벅하고 두려움에 떠는 연기는 화차의 명장면이자 김민희 연기의 최 절정을 맛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이선균이 맡은 수의사 문호는 자신의 약혼녀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가짜였고 자신을 모두 속였다는 점을 알면서도 마지막 장면까지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을 저버리지 않는 슬픈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거기다 선영을 뒤쫓는 형사 역할을 맡은 조성하는 영화에서 크게 비중 있는 역할은 아니지만 묵묵히 이야기의 전개를 이끌어 나간다.





영화 화차를 좀 더 색다르게 보는 방법은 원작인 소설과 일본드라마의 결말과 비교해가면서 보는 것이다. 세 컨텐츠 모두 결말이 다르고 주인공 또한 달라서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7년 동안이나 ‘화차’라는 칼을 갈아 관객들에게 번쩍이는 영화를 선보인 변영주감독. ‘밀애’와 ‘발레교습소’ 그리고 ‘화차’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선보였던 그녀의 다음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건 화차를 너무 긴장감있게, 재밌게 봐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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