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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 리뷰: 너무나도 착한 '우아한 거짓말'

14.02.2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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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2014]
감독:이한
출연:김희애,고아성,김유정,김향기,유아인,성동일
 
줄거리
마트에서 일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지만 언제나 주책 맞을 정도로 쿨하고 당당한 엄마 현숙(김희애). 남의 일엔 관심 없고, 가족 일에도 무덤덤한 시크한 성격의 언니 만지(고아성). 그런 엄마와 언니에게 언제나 착하고 살갑던 막내 천지(김향기)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세 가족 중 가장 밝고 웃음 많던 막내의 갑작스런 죽음에 현숙과 만지는 당황하지만, 씩씩한 현숙은 만지와 함께 천지가 없는 삶에 익숙해 지기 위해 애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천지의 친구들을 만난 만지는 가족들이 몰랐던 숨겨진 다른 이야기, 그리고 그 중심에 천지와 가장 절
친했던 화연(김유정)이 있음을 알게 된다. 아무 말 없이 떠난 동생의 비밀을 찾던 만지는 빨간 털실 속 천지가 남기고 간 메시지가 있음을 알게 되는데…
 

*너무나도 착해서 '장·단점'이 분명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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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에서 다정하고 착한 사람을 만났다. 그 점 때문에 이 사람에게 잠시나마 호감을 느꼈지만, 너무 착한 나머지 이 사람의 진정한 매력과 개성을 알 수 없어 갑자기 호감이 떨어질때가 있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가 소개팅에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착한 거 빼고는 매력이 없다는 이야기만 하도 들은 나머지 연애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장점'과'매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쁜남자를 선호하는 것은 아마 그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친절해도 상대에게 무조건 적으로 그 '친절'을 강요하는 것은 어긋나기 때문이다.
 
[완득이]를 연출한 이한 감독과 원작자 김려령과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우아한 거짓말]을 본 소감은 전자의 '소개팅의 추억'을 생각나게 했다.
 
사실, 영화속 현실과 상황은 그다지 착한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말 잘듣던 막내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남겨진 엄마와 언니에게 큰 상처가 남는다. 주변인들은 이 가족에게 위로는 커녕 '자살한 집안' 이라는 불편한 기색과 헛소문을 퍼뜨릴 정도로 냉정하다. 막내의 죽음이 따돌림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암묵적 가해자들이었던 막내가 속한 반 아이들은 서로가 가해자, 피해자를 만들며 사건에 벗어나려 한다. 게다가 가해자로 몰린 아이는 자신의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않고 막내의 언니 만지(고아성)에게 거짓말을 일삼는다. [우아한 거짓말]은 이처럼 피해자와 가해자가 만들어지는 불편한 구조를 이야기한다. '왕따'보다 더심한 '은따'(은근히 따돌림)문화가 모바일 메신저로 인해 자행되는 장면과 개인이 집단으로 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과정은 [완득이]의 정겨운 배경과 인물구조와는 확연하게 틀리다. 흥미로운 이야기 이지만 조금은 불편 할수도 있는 구성이다.
 
하지만, 영화는 이들 모두를 포옹하려 한다. 죽은 동생이 남긴 메시지를 발견한 엄마와 언니는 동생의 아픔과 부재에 큰 슬픔을 느끼지만 용서와 사랑을 배우게 되고 막내에게 상처를 준 암묵적 가해자들과 타인들을 용서하고 화해를 시도한다. 그리고 겉으로 이기적인 성격을 보이던 인물들은 이와는 전혀 다른 착한 내면을 비추기도 한다. 이같은 분위기를 유도하듯 화면은 밝은 톤의 영상을 유지하며, 큰 변동이 없는 무난하고 조용한 이야기 전개를 이어간다. 소재는 어둡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부드럽다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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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부드러운 느낌을 줄 수 있었던 것은 이 영화가 전작인 [완득이]와 다르게 매우 여성스러운 작품이기 때문이다. [완득이]의 주변 인물의 대부분이 학교 선생님,아버지,친구,관장과 같은 남자들이라면 [우아한 거짓말]의 주변인들은 대부분이 여성이다. 그래서 영화는 여자들만이 느낄수 있는 정서적 분위기가 가득하고 공감할 만한 요소들이 많다. 전체적으로 이 작품을 여성들의 영화라 봐도 무방할 정도다. 갈등의 요소마저도 여성 특유의 직감이 대립하는 특유의 심리전이 동반되며 자연스러운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여성 배우들의 연기도 그러한 분위기를 동반해 준다. 김희애는 전작에서 보지 못한 억척스러운 성격에 거친 입담을 가진 연기를 보여주었고, 고아성은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시크한 성격을 영화 내내 인상을 짓고 있는 표정 연기를 통해 전달한다. 그동안 남성
배우들 사이에서 아역 연기를 전문으로 하던 경험 탓인지 그러한 감정,표정 연기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향기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여중생의 상처를 슬프게 연기했으며, 그동안 밝고 청순한 이미지만 보여주었던 김유정은 악역과도 같은 이기적인 여중생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일하게 비중있는 남자 배우로 등장하는 유아인은 어두운 영화 분위기를 밝혀주는 유머러스한 역할인 '추상박'을 재미있게 연기했으며 동시에 인물 관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진행한다.
 
좋은 소재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함께한 [우아한 거짓말]은 분명 좋은 영화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너무 '힐링'적인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의식한 나머지 메시지 전달이 너무나도 의도적 이라는 인상을 지을수 없다. 긍정과 희망의 분위기로 전환하는 과정이 너무 급전개에 가깝고, 급 마무리 되는 느낌이라 아쉬움을 주고있다. 사건의 전개도 중반부 부터 멈춰지면서 전개는 더디어졌으며, 이후에는 긴장감도 없다. 그 부족한 부분을 지나치게 긴 독백과 대사로 채우면서 감정이입에 방해가 될수도 있다. 좋은 영화 이지만 [완득이] 처럼 돋보이는 구성과 개성이 적어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아한 거짓말]은 [완득이] 와는 다르게 관객들 만의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누어질 수도 있다. 인물에 초점을 맞춰서 보느냐, 영화적 분위기에 보느냐, 이야기에 중점을 맞춰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에 소외당하는 사람이 장애우나 소외계층이 아닌 내면의 상처를 가진 사람일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그점에서 볼 때 이 작품은 완성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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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
오락성:★★★
연기:★★★☆
연출력:★★★
 
총점:★★★
 

(사진=무비꼴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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