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론 서바이버] 리뷰:휴머니즘이 강조된 '제2의 [블랙 호크 다운]'

14.03.27 00:31

 
1.jpg
 
[론 서바이버,2013]
감독:피터 버그
출연:마크 월버그,테일러 키취,벤 포스터,에밀 허쉬,에릭 바나
 
줄거리
2005년 6월 28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중인 네이비씰 대원 마커스,마이클,대니,매튜는 미군을 사살한 탈레반 부사령관 '샤'를 체포하기 위한 ‘레드윙 작전’에 투입된다. 적진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 잠복해 있던 중, 산으로 올라온 양치기 소년 일행
에게 정체가 발각된다. 완벽한 작전 수행을 위해 이들을 죽일 것인가, 교전 수칙에 의해 살릴 것인가! 윤리와 의무 사이,선택의 기로에 놓인 대원들은 오랜 논쟁 끝에 이들을 살려주기로 한다.그러나 이 선택은 그들에게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이들의 작전을 알게 된 탈레반은 빠르고 집요하게 4명의 네이비씰 대원들을 추격해오고, 본부와 통신이 두절된 네이비씰 대원들은 수적 열세인 상황에서 격전을 벌이게 되는데…이들은 모두 함께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까?
 
미군을 소재로 한 실화 영화라는 점에서 관람 전 두 가지 관점이 생기게 된다. 첫째는 얼마나 수많은 총소리를 들을까? 둘째는 '팍스 아메리카니즘'과 같은 미국적 세계관 중심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배경을 두고 있느냐이다. 이는 과거 냉전시대와 중동전쟁 시기의 헐리웃 군사영화들이 미국의 적대세력을 영화속 악역으로 등장시킨 영향이 컸다. 2001년 리들리 스콧의 [블랙 호크 다운]은 이러한 '팍스 아메리카' 세계관을 애매하게 정의했다. 1993년 미 해병대의 소말리아 작전 실패를 통해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 영화의 말미 미 해병대와 소말리아 민간 사망자수를 비교해 사건을 미국적 시각에만 맞췄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블랙 호크 다운]이 영화사에 남기게 된 가장 큰 성과는 실전을 방불케 한 시가전과 전쟁의 당사자인 병사들의 심리,공포를 상세하게 표현하며 현대전의 공포를 실제에 가깝게 체감 시켰다는 점이다.
 
그점에서 [론 서바이버]는 분명 [블랙 호크 다운]의 영향을 이어받을 작품이다. 미군의 또 다른 작전실패 사례를 소재로 사용한 점과 최근 있었던 전투를 다루었다는 측면에서 기술적인 묘사는 [블랙 호크 다운] 그 이상으로 표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jpg
 
영화가 시작되며 주인공들이 복무하고 있는 '네이비 씰'의 처절한 실제 훈련장면이 등장한다. 군인에 대한 경외감과 '팍스 아메리카'의 의도적인 메시지에 대한 의심은 이어지는 인간적인 측면에 대한 강조에 의해 잊혀지게 된다. 군인이지만 일반인들 처럼 가족에 대한 걱정,연애에 대한 고민 그리고 장래에 대한 계획을 이야기하며 형제와 같은 우애를 다지는 장면을 통해 영화속 군인들을 평범한 인간으로 정의하려 한다. 이같은 측면이 휴머니즘 드라마를 강조하는 헐리웃의 상업적인 시각으로 의심할수도 있지만 '인간성'은 이 영화가 강조하는 중요한 메시지이자 보편적 가치이다.
 
작전 수행을 위해 적진에 투입되었지만, 민간인을 만나 도덕적 관념에 갈등하게 되는 '사건'이 바로 그러한 의도를 담아내고 있다. 결국, 이들의 잘못된 선택이 최악의 경우인 '전투'로 돌아왔지만, 오히려 그것이 그 다음 이어지는 처절한 전투장면의 감정이입을 끌어올리는 중요 요인이 된다. 이들의 전투는 군인으로서의 싸움이라기보다는 '윤리적 사람'들의 생존을 위한 투쟁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도를 강조하기 위해 영화가 그려내는 전투 장면은 가히 '백미'에 가깝다.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총알'의 무서움을 생생하게 체감케 하는 '음향'과 [블랙 호크 다운]에 나왔던 RPG 로켓포가 보여주는 파괴력은 위력적이다. 수백명의 탈레반에게 포위되어 단 4명의 특공
대가 이들을 상대하는 대목은 고대,중세시대의 일당백 액션과 차원이 다르다. 빗발치는 총알과 폭탄에 상처를 입고 죽음의 위기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은 그야말로 처절함 그 자체를 보여준다.
 
그러나 [론 서바이버]만의 특징을 보여주는 전투 장면은 일발필살과 같은 '저격'에 중점을 두고있다. 이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숲속의 특성과 함께 긴장감을 강조하면서 단 한번의 총성으로 생명이 끊어질 수 있는 또 다른 현대전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블랙 호크 다운] 처럼 단 한번의 로켓포 공격으로 헬기가 추락하는 장면은 이러한 측면을 강조하는 동시에 전쟁에 대한 감상주의를 배제한 허무감을 상기 시키기에 이른다.
 
3.jpg
 
[블랙 호크 다운]이 미 해병대가 사용한 UH-60 '블랙 호크'기를 [론 서바이버]는 네이비씰의 CH-47 '치누크'를 상징화해 미국의 강인함을 추락시킨 의도는 가히 충격적이다. 이는 더이상 미국의 대외적 군사 정책과 같은 압박이 테러와의 싸움과 같은 전쟁을 종결 시킬수 없음을 이야기한다. 영화의 후반부, 마을에서 벌어진 탈레반과의 마지막 전투장면을 통해 이 영화가 이야기한 '휴머니즘'적 시각이 군인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 소재를 작품화한 이유를 드러낸다. 결국, 폭력과 압박 수단과 같은 군사적 정책이 아닌 무한한 인간애의 가치를 강조하는 대목은 [론 서바이버]가 러닝타임 내내 형성했던 '휴머니즘' 분위기의 이유인 셈이다.
 
결론적으로 [론 서바이버]는 밀리터리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팬들에게 긴장감 넘치는 재미를 선사하며 인간애적인 휴머니즘적 메시지를 강조하는 인상적인 드라마다. 물론, 그 메시지가 누구의 시각에서 그려졌고 의도적인 감성 영화로 그려졌느냐 논란이 될수 있지만, 그것이 군인이든 민간인이든 어디에 초점을 맡았다 한들 모든 인간성을 포용했다는 측면에서 더이상 헐리웃의 군사 블록버스터가 미국적 시각에서 어느 정도 탈피하려 한다는 측면은 긍정적으로 봐야 할 것이다.
 
*감상포인트
-밀리터리 액션 매니아는 무조건 관람
-음향에 중점을 둔 영화를 관람하고 싶다면 추천
-실화 영화가 주는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
-재미와 감동 모두를 원한다면 추천
 
-액션 영화는 좋아해도 밀리터리물을 싫어한다면 비추천
-피터지고 상처입고 처절하게 망가져 가는 배우들의 몰골이 보기 괴롭다면 비추천
 
5.jpg
 
작품성:★★★☆
오락성:★★★☆
연기:★★★☆
비주얼:★★★☆
연출력:★★★★
 
총점:★★★☆
 

(사진=유니버셜 픽쳐스)
무비라이징
movierising@hrising.com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new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