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거스트:가족의 초상] 리뷰: '막장'도 잘 만들면 '품격'있다?
14.03.28 20:18
[어거스트:가족의 초상,2014]
감독:존 웰스
출연:메릴 스트립,줄리아 로버츠,줄리엣 루이스,베네딕트 컴버배치, 이완 맥그리거
감독:존 웰스
출연:메릴 스트립,줄리아 로버츠,줄리엣 루이스,베네딕트 컴버배치, 이완 맥그리거
줄거리
독설가 엄마, 이혼 위기에 놓인 큰 딸, 사촌 오빠와 사랑에 빠진 둘째 딸, 언니의 딸에게 치근덕거리는 중년의 약혼자를 가진 셋째 딸, 그리고 이들 못지 않게 문제가 많은 엄마의 여동생 가족들. 8월의 어느 날, 아버지의 자살로 오세이지 카운티에 모인 가족들은 슬픔도 잠시, 서로를 헐뜯고 상처를 후벼 파며 출생의 비밀까지 들춰내는 막장 같은 상황을 연출하는데…
독설가 엄마, 이혼 위기에 놓인 큰 딸, 사촌 오빠와 사랑에 빠진 둘째 딸, 언니의 딸에게 치근덕거리는 중년의 약혼자를 가진 셋째 딸, 그리고 이들 못지 않게 문제가 많은 엄마의 여동생 가족들. 8월의 어느 날, 아버지의 자살로 오세이지 카운티에 모인 가족들은 슬픔도 잠시, 서로를 헐뜯고 상처를 후벼 파며 출생의 비밀까지 들춰내는 막장 같은 상황을 연출하는데…
트레이시 레츠의 희곡 '어거스트:오세이지 카운티'를 원작으로 한 [어거스트:가족의초상] (이하:어거스트)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족 막장극'이다. 여주인공 바바라(줄리아 로버츠)의 남편 빌(이완 맥그리거)이 극중 내뱉는 "이 사이코 소굴을 당장 벗어나고 싶어!" 라는 대사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마저 동의할 정도다.
평화로운 초원을 배경으로 한 '오세이지 카운티'가 화면에 등장했을 때, 안정되고 조용한 감성이 담긴 작품을 예상했지만, 30도가 넘는 무더위라는 사실에 영화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사망으로 모두 모였지만, 오랜만에 만난 듯 어딘가 어색해 보이는 가족들. 급박한 외지 생활을 살아가면서 독립한 이후로 제대로 부모님 집을 방문하지 않았다. 소원해진 가족들이라는 설정은 지역을 떠나, 도시와 시골로 나뉜 현대 문명사회에서 공통으로 느끼는 정서일 것이다. 그중 외부와의 생활을 거의 접하지 못한 채 외롭고 힘들게 살아야 했던 부모의 마음은 남다르다. 애초부터 정상이 아니었지만, 남편의 죽음으로 더 심란해진 엄마 바이올렛(메릴 스트립)은 곧 이어질 '막장'의 서막을 예고하는 시한폭탄이다.
엄마의 집에 모이는 자녀들은 이 시한폭탄을 터뜨릴 불꽃과도 같다. 첫째 딸은 이혼 위기이고,둘째는 사촌을 남몰래 사랑하고 있으며,셋째 막내딸은 호색한을 연인으로 두고 있는 마당이다. 영화의 중반까지 잘 유지되었던 엄숙하고 훈훈한 분위기(혹은 지루함)는 가족들이 모인 장례식 만찬이 시작되면서 터지기 시작한다. 느닷없이 폭언과 폭로를 터뜨리는 바이올렛의 돌발 행동은 겉과 속이 다른 위선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가족들에 대한 조롱이자 독설이다. 이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장시간을 할애하면서 관객들에게 연극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 장면은 지루하지 않은 의외의 재미를 제공한다. 언제 폭력이 난무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도가 지나치는 막말과 조롱이 오가는 상황은 긴장감을 불러온다.
이후 영화는 '폭로'라는 요소를 최대한 이용한다. 등장인물들의 사연과 정보를 최대한 숨기다가 분위기가 훈훈하게 넘어갈때 갑자기 터뜨리는 식이다. '폭로'가 '반전'으로 바뀌게 되면서 의외의 기대감을 가져다 주게 되며, 의외의 상황은 헛웃음을 남기게 된다.
[어거스트]의 전개방식은 한국에서 흔해져버린 '막장 드라마'의 구성과 비슷하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우아하고 품격이 다른 '막장 드라마'(?)로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격양된 상황에서도 정도를 지키는 의도된 연출과 메릴 스트립과 같은 관록의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력이 주요인이다. 충격적인 비밀이 폭로되고 모두가 추해진 상황에서도 영화의 흐름은 기-승-전-결의 안정된 구도를 유지하며, 배우들은 이 흐름에 맞게 감정의 번복을 잘 조절하며 극의 흐름과 조화를 이룬다. 이처럼 연출과 연기의 절제가 이루어낸 조화는 [어거스트]의 '막장'을 품격있게 높여주는 동시에 재미와 긴 여운을 남긴다.
반면, 이 구성이 너무 단순해 고요함과 분노가 이 영화의 전부 같다는 인상을 준다. 조롱과 폭로같은 재미가 오고가지만 이 분위기가 너무 지나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것이며 격양되어 가는 상황들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수도 있다.
고요함에 이어 폭풍전야 같은 상황에 지친 주인공과 관객들은 마지막 고요해진 순간에 힐링을 느낀다. 극중 유일한 정상인으로 출연하는 인디언 출신의 조안나(미스티 업햄)의 역할처럼 오세이지 카운티의 초원은 그 모든 사람들의 추악함을 용서하듯 그들을 포용한다. 우리는 모두는 순수한 자연처럼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말하듯이…
*감상포인트
-잔잔한 유머와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추천
-연극과 같은 즉흥적 상황과 구성을 좋아한다면 추천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가 한명이라도 이 작품에 출연한다면 추천
-잔잔한 유머와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추천
-연극과 같은 즉흥적 상황과 구성을 좋아한다면 추천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가 한명이라도 이 작품에 출연한다면 추천
-아무리 품격있는 막장이라도 무조건 싫다면 비추천
-히스테리 연기와 영어 욕이 너무 싫다면 비추천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모두 망가지는 상황을 보기 싫다면 비추천
-히스테리 연기와 영어 욕이 너무 싫다면 비추천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모두 망가지는 상황을 보기 싫다면 비추천
작품성:★★★☆
오락성:★★★
연기:★★★★
연출력:★★★
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