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리뷰: 성장통을 겪고있는 청년 히어로

14.04.21 16:51

 
3.jpg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2014]
감독:마크 웹
주연:앤드류 가필드, 엠마 스톤, 제이미 폭스, 데인 드한
 
줄거리
스파이더맨의 삶에 완전히 적응한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는 거미줄로 뉴욕을 활강하며 위험에 처한 시민들을 구해주고 사랑하는 연인 그웬(엠마 스톤)과 데이트를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스파이더맨의 열렬한 팬이자 오스코프사의 전기 엔지니어인 맥스(제이미
폭스)는 작업 중 치명적인 사고로 자신에게 엄청난 능력이 생긴 것을 발견한다. 하지만 이 능력으로 인해 뉴욕을 마비시킨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자신의 영웅 스파이더맨에게 공격을 당하자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한다. 여기에 해리 오스본(데인 드한)은 맥스에게 자신과 함께 스파이더맨에게 복수하자며 손을 내미는데…
 
*감성적인 마크 웹의 '스파이더 맨'
 
4.jpg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 맨]이 시리즈를 이어가는 과정은 남자 소년이 성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었다. 마크 웹의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 시리즈는 이와 비슷하면서도 좀 더 구체적으로 이 성장담을 이야기하려 한다. 전편이 10대 소년의 시점에 맞춰진 틴에이저 히어로 영화였다면, 2편은 성장통을 통해 성숙해지는 청년 '피터 파커'의 이야기를 그렸다. '남들과 특이한 능력을 갖췄다는 것은 축복이지만, 때로는 그에 따른 고통과 아픔을 감수해야 하며, 진정한 영웅은 이 과정을 통해 탄생된다'라는 마블의 명예회장 '스탠 리'가 규정한 철학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
 
암울해 보일 수 있는 이 정서는 거미줄과 신체적 특징을 이용해 뉴욕 도심을 신나게 활강하는 스파이더맨을 화려하게 담은 카메라 워크에 의해 묻히게 된다.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스파이더맨의 액션 장면은 아이맥스와 3D에 특화된 비주얼로 화려하다 못해 아름답다는 감탄을 절로 불러일으키게 한다. 그와 동시에 스파이더맨 특유의 낙천적이고 장난스러운 유머와 활기찬 액션도 특별한 재미를 준다. 플루토늄을 싫고 고속으로 돌진하는 덤프트럭에 매달려 악당에게 여유 있게 농담을 건네고, 발사되는 총을 자유자재로 피하며 유쾌하게 응징하며,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수십 명의 인명을 단번에 구해내는 장면은 원작의 스파이더맨이 지니고 있는 카타르시스를 그대로 재연한다. 
 
이처럼 어메이징한 능력을 자랑하는 스파이더맨의 삶과 달리, 피터의 인생은 영웅 생활로 인한 피곤함, 부모님의 죽음에 관한 의문 그리고 그웬(엠마 스톤)의 아버지 캡틴 스테이시(데니스 리어리)의 잔상과 같은 걸림돌 들이 놓여 있다. 히어로 영화의 탈을 쓴 성장기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마크 웹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청년이 가지고 있는 심리와 갈등을 풀어내는데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 [500일의 썸머]로 로맨틱 코미디에도 일가견을 보인바 있었던, 마크 웹 감독답게 피터와 그웬의 로맨스를 이야기의 밑바탕으로 두며, 이번 영화가 그 어느 때 보다 감성적인 면이 가득한 영화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5.jpg
 
그웬의 아버지에 대한 잔상과 죄책감에 둘의 사랑은 갈등으로 이어져,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한다. 그럴 때마다 피터의 심리와 삶은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고, 영웅으로 사는 삶에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인생의 낙이었던 만큼 예전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스파이더맨의 노력은 매우 로맨틱하게 그려진다. 한편으로는 로맨스적인 요소에 너무 치우쳐 이야기의 중점을 못 잡고 있는 것처럼 그려지지만, 피터의 정신적 지주와 같은 메이 숙모(셀리 필드)와의 갈등을 함께 등장시켜 영웅을 비롯한 인간 모두에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존재란 얼마나 중요한가를 이야기 하려 했음을 깨닫게 된다. 결국, 영웅이란 완벽한 존재가 아닌 조언자와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탄생할 수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전편의 연장 선상 이야기로 연결된 오스코프사와 피터 부모의 죽음과 관련된 미스터리는 새로운 이야기로 연결되는 중요 매개체가 된다. 이는 이번 시리즈에 등장하는 새로운 두 빌런을 등장시키는 요소인 동시에 앞으로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기획된 [시니스터 식스]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프랜차이즈의 향방을 예고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피터의 아버지 리차드 파커의 연구가 일렉트로(제이미 폭스)와 그린 고블린(데인 드한)이라는 빌런을 탄생시키게 되었고, 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바쁜 스파이더맨의 삶에 새로운 변화를 주게 된다. 두 악당은 스파이더맨의 도움과 관심을 가장 필요로 했던 사람들이었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었던 기대에 못 미치는 도움을 받자 이에 실망한 나머지 스파이더맨에 대항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영웅에 내면과 함께 이에 대비되는 악당의 내면을 동시에 그려내며 선과 악의 이중성과 공존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But
 
6.jpg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재미있는 블록버스터로 기억될 수 있는 작품의 특징은 각가지 다른 취향을 가진 관객들도 재미있게 볼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그러한 욕심이 집약된 완성체다. 애틋한 로맨스와 선과 악의 대립이 명확한 히어로 영화의 세계관에 장엄한 메시지, 그리고 화려한 볼거리까지 갖춘 작품이다. 문제는 이를 얼마나 비중 있게 담아내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느냐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개봉 전부터 3D IMAX에 특화된 스파이더맨의 화려한 공중 활강과 두 거대 빌런의 등장을 예고하며 비주얼 액션의 묘미를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로맨스 부분에 대한 지나친 비중과 이와 엮이게 되는 두 빌런의 관계를 엮으려다 에피소드가 늘어나 142분 의 긴 시간을 이야기에만 할애해 비주얼 액션의 분량이 생각만큼 적은점은 아쉽다. 분명 화려한 볼 거리를 제공하지만, 이 부분에 큰 비중을 기대했다면, 아쉽게 느껴질 것이다.
 
이는 전편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지녔던 단점과 비슷하다. 당시에는 이야기의 빠른 전개에 치중하다 보니 인물 묘사와 극적인 전개, 드라마가 다소 미진했던 경향이 있었는데, 2편의 경우는 그 반대다. 등장인물은 많았지만, 하나의 에피소드에 인물들을 모아 유연한 이야기를 전개한 [다크나이트]와 [어벤져스]의 사레를 생각해 본다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다소 산만한 인상을 준다. 애초에 이번 시리즈에 피터 파커의 또 다른 여자 친구로 등장하는 M.J(메리 제인/쉐일리 우들리 役)까지 등장시킬 계획이었던 것을 볼 때 마크 웹은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재주는 있어도 이를 풀어내는 방식은 부족한 것 같다.
 
따라서 이번 시리즈는 '피터 파커' 개인의 시점과 로맨스적인 측면에서 감상할 것을 권하는 바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나름대로 개성과 스타일을 유지하며 앞으로의 시리즈가 어떻게 진행될지 흐름을 잘 잡아 주었다. 유쾌하면서도 명랑한 영웅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성장통을 겪고 있는 히어로라는 점에서 앞으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모든 관객에게 어떠한 공감을 불러일으킬지가 앞으로 3,4편까지 계획된 이 프랜차이즈 물의 남겨진 숙제다. 
 
작품성:★★★
오락성:★★★☆
연기:★★★
연출력:★★★
비주얼:★★★★
 
총점:★★★
 
 
최재필 기자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영상=소니 픽쳐스)
movie.hrising.com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new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