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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언제까지 1등할거니?

12.04.0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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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개봉한 지 3주차. 그런데도 건축학개론은 개봉한 주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고서 3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극장가 비수기라는 3, 4월에 개봉하고, 개봉한 이후로 연이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개봉했음에도 ‘건축학개론’은 이에 굴하지 않고 좀처럼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전국 555개 스크린에서 45만여명을 동원해 누적관객 200만명을 넘어서기까지 했다. 건축학개론이 굳건하게 1위를 지키는 힘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90년대와 2000년대를 아우르는 시대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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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후에 다시 만나게 되는 두 주인공. 90년대 중반에 대학교에서 만나 풋풋한 첫사랑아로 설레였던 20대의 모습과 서글픈 현실을 마주하게 된 30대의 모습을 번갈아 담아내면서 지루함을 해소시킨다. 특히 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신에서 추억을 끄집어낼만한 설정들을 배치, 관객들에게 미소를 자아내게 만든다.

게스브랜드 티셔츠, 삐삐, CD플레이어, 무스, 그리고 컴퓨터를 보고 “1기가 짜리냐”며 부러워하는 모습조차도 정겹다. 승민과 서연이 이어폰을 나누어끼고 CD플레이어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을 듣는 모습도 관객의 추억을 자극한다. 영화에 과거를 담아내 좀 더 많은 관객층을 흡수할 수 있었다. 80년대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내 30대는 물론 중장년층에게 크게 어필했던 써니와 댄싱퀸의 흥행요소를 건축학개론도 가지고 있다.





OST, 기억의 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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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당시 청춘들의 가슴을 파고 들었던 전람회의 명곡 ‘기억의 습작’이 메인테마로 흘러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감미로운 목소리를 지닌 감성 발라드의 대표 주자 김동률이 1994년 발표한 ‘전람회 1집’에 수록된 이 곡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수놓으며 영화의 감흥을 오래도록 지속시켜 준다. 극중 과거와 현재를 관통해 승민과 서연의 마음을 이어주는 중요한 장치로 쓰인 ‘기억의 습작’은 중장년층에게는 90년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다시 한번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젊은층에게는 감성을 자극해 영화의 감성을 한층 배가시킨다.

‘기억의 습작’의 힘은 엔딩크레딧에서도 나타난다. 대부분 엔딩크레딧이 시작하자마자 자리를 뜨던 관객들은 영화와 노래의 여운을 만끽하면서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한다.





납뜩이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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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를 발라 정성껏 머리를 넘기고, 통 넓은 힙합 바지에 농구화를 신고 능청맞게 “재수하는 것도 서러운데 공부까지 열심히 해야 하느냐?”고 말한 납뜩이. 주인공은 아니지만 주인공만큼이나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납뜩이는 건축학개론의 씬 스틸러로 깨알 같은 웃음을 담당하는 역할이다. 대학생인 승민에게 어설픈 조언을 해주는 재수생 역할로 자칫하면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캐릭터지만 적절한 수위 조절로 ‘감초’역을 톡톡히 해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납뜩이로 활약한 배우 조정석은 뮤지컬계에서 이미 이름이 알려진 배우로 지금은 8kg을 감량하고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더 킹 투 하츠’에서 은시경역을 맡아 활약 중이다. 극과 극인 영화와 드라마의 배우 조정석을 비교하는 것도 영화를 즐기는 또 하나의 묘미다.





지난 주 북미에서는 2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달렸던 헝거게임마저 건축학개론이 눌렀다. 제임스카메론이 10년동안 공들인 타이타닉3D도 건축학개론 앞에선 맥을 못추고 있다. 이 건축학개론의 독주가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가.. 작년을 비롯해 복고소재를 가지고 제작되었던 몇몇 영화들(댄싱퀸, 써니)이 크게 흥행했던 것을 보면 이 열기가 금방 꺼질 것 같지만은 않다. 한국영화 더 많이 흥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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