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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오브 투모로우] 리뷰: 게임이 되어버린 '삶과 죽음'

14.05.2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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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오브 투모로우, 2014]
감독:더그 라이만 
출연:톰 크루즈, 에밀리 블런트
 
줄거리
가까운 미래, 미믹이라 불리는 외계 종족의 침략으로 인류는 멸망 위기를 맞는다. 빌 케이지 (크루즈)는 자살 작전이나 다름없는 작전에 훈련이나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로 배정되고 전투에 참여하자마자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다. 그가 다시 그 끔찍한
날이 시작된 시간에 다시 깨어나 다시 전투에 참여하게 되고 다시 죽었다가 또 다시 살아나는 것. 외계인과의 접촉으로 같은 시간대를 반복해서 겪게 되는 타임 루프에 갇히게 된 것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주인공 빌 케이지의 시선을 떠나지 않는다.
 
그의 시선을 비롯한 그가 느끼는 공포, 절망, 희열과 같은 다양한 감정은 자연히 관객들에게 전달될 감정선이다. 전쟁 전 광고회사 직원이었던 케이지는 대학 시절 ROTC 출신 장교였던 경력을 살려 비전투 보직인 공보 장교로 활약 중이다. 화려한 언변으로 TV에 나와 사람들에게 군징집 홍보를 담당하고 장성들의 비유를 맞추며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약삭빠른 현대인의 초상과 같다. 그런 인물이 난데없이 전투현장에 파견되니 그에게 있어 이곳은 지옥 그 자체다. 스펙터클한 전투씬은 전장의 공포를 멀티플렉스에서 첨단 시설로 영화를 감상하고 있을 관객들에게 경종을 울릴 만큼 생생하게 전달된다. 대규모 상륙장면에 처참하게 죽어가는 군인들의 최후는 공포는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SF 버전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올 정도다.
 
생생한 전투장면에 시선을 뺏긴 사이, 단순한 전투 영화로 이어갈 것 같던 이야기는 케이지가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무한 루프'에 빠지게 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사랑의 블랙홀] [소스코드] 처럼 반복되는 일상에서 해답을 찾아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변화를 주는 '루프물'만의 재미를 SF 액션으로 흥미롭게 그려낸 것이다.
 
케이지는 절망적인 결말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지만, 죽음과 패배가 정해진 전쟁은 피할 수 없다. 케이지가 자신과 같은 운명에 처한 리타를 만나 상황을 타개하려는 방식도 전투력과 전략을 급상승시키는 방법밖에 없을 정도다. 이처럼 영화의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전쟁'에만 맞춰져 있다. '루프'라는 특수한 상황이 더해졌지만 계속 전쟁터에만 머물러 있을 뿐이다. 묵시록적인 분위기지만 어둡거나 어려운 메시지를 전하려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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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전쟁에 대한 배경과 단순한 이야기 구조는 영화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장점적 요소가 된다.
 
전쟁 배경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보조적인 이야기가 되는 '루프'라는 설정을 도입하면서 신개념의 전쟁 영화로 탄생한 것이다. 전쟁의 참상은 물론 유머, 드라마 그리고 인간의 심리까지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반복되는 전쟁을 통해 여러개의 인상적인 장면과 묘한 여운을 남긴다. 원작인 일본 그래픽 노블 [올 유 니드 이즈 킬]이 전쟁터에서의 절망적 상황이 반복되는 현실을 어둡고 절망적인 분위기로 그려냈던 것과 달리 이같은 특징을 유머로 그려내는 몇몇 장면은 영화만이 가진 주요 특징중 하나다.  
 
영화의 주소재인 '루프'는 이상하리만큼 게임 속에서나 느낄 수 있는 흥미진진한 재미를 준다. 군인들이 착용하는 '엑소 슈트'는 게임 [헤일로]의 '마스터 치프', [스타크래프트]의 '마린'이 착용하는 슈트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전쟁터에서 전사하고 어이없게 죽어도 다시 그전의 상황으로 되돌아오는 과정은 게임속 리플레이 상황 그 자체를 보여준다. 주인공들이 훈련과 반복되는 전쟁을 통해 나날이 전투력을 급상승시키고 목표한 미션을 하나하나 완수하고 새로운 상황을 맞하는 과정은 '미션 클리어'의 희열과 비슷하다.
 
게임 같은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운명을 통해 영화가 강조하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는 없다. 다만, 빌 케이지라는 현대인의 초상과도 같은 주인공이 강력한 적을 상대하며 무서움을 극복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한 인간으로 발전되는 과정은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많은 생각을 들게 할 것이다. 단 한번의 성공을 위해 수많은 패배를 하며 계속 도전하는 모습은 어쩌면 우리들의 지금의 현재를 말해주고 있는 것 아닐까?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재미만으로도 깊은 여운을 남겨준 수준 높은 'SF 오락영화' 였다. 
 
작품성:★★★☆
오락성:★★★★☆
연기:★★★☆
연출력:★★★★
 
총점:★★★★
 
 

최재필 기자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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