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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 리뷰: [트랜스포머] 5편을 위한 조언

14.06.2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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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2014]
감독:마이클 베이
출연:니콜라 펠츠, 마크 월버그, 잭 레이너, 스탠리 투치
 
줄거리
시카고 사태 5년 후,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투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도시가 처참하게 파괴되자 정부는 일부 오토봇을 제외한 트랜스포머에 대해 체포령을 내린다. 대부분의 디셉티콘이 처벌되고 오토봇 역시 모습을 감춘 상황, 엔지니어 ‘케이드 예거’(마크 월버그)는 우연
히 폐기 직전 고물차로 변해있던 ‘옵티머스 프라임’을 깨우게 된다. 그리고 그의 생존이 알려지자 ‘옵티머스 프라임’을 노리고 있던 어둠의 세력 역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전세계를 새로운 위협에 몰아넣을 거대한 음모,사상 최대 가장 강력한 적에 맞서 ‘옵티머스 프라임’과 오토봇 군단은 목숨을 건 대결에 나서는데…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트랜스포머 4)는 일부 오토봇 캐릭터를 비롯해 주요 캐릭터와 인물들을 전면 수정하면서 시리즈의 새로운 전환기가 시작되었음을 알려주었다. 그동안 오토봇에게 호의적이었던 세상은 오토봇들을 탄압하고, 락다운 이라는 새로운 적이 출현해 대립한다. 간 주인공들의 이야기도 바뀌었다.
 
주인공 케이드 예거는 집이 은행에 저당 잡히면서 까지 낡은 트럭을 구입하고, 딸과 친구가 극구 반대하는 발명을 고집하는 철없는 어른이다. 그동안의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봐온 영화팬들이라면 이 캐릭터가 전편의 주인공 샘 윗위키(샤이아 라보프)의 어른 버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새로운 주인공들과 함께하는 시리즈인 만큼 [트랜스포머]는 초심으로 돌아가려 한다. 처음 이 시리즈가 주목 받을수 있었던 것은 화려한 CG에 [E.T] 시리즈의 여운을 바탕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어드벤처 적인 스토리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번 4편은 1편의 여운을 바탕으로 새롭게 진행할 필요가 있었다. 앞으로 이 시리즈가 소년 샘이 아닌 케이드 라는 어른을 통해 지속하려면 이에 대한 관객들의 적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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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전개될 이야기는 이러한 기대감을 보기 좋게 배신한다. 1편의 샘이 트랜스포머 '범블비'와 우정을 쌓게 되는 과정이 여러 번 있었던 것과 달리 케이드와 옵티머스 프라임이 서로 동료가 되고 협조하게 되는 과정은 생략되고, 지나치게 급진적으로 나아간다. 친해지고 동료가 되는 과정에도 순서가 있는 법이지만 영화는 이러한 복잡한 부분은 거두절미해 버린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이야기를 긴박하게 꾸며줘야 할 기승전결의 구도는 상실되며 164분의 긴 러닝타임을 유지해 줘야 할 이야기는 불분명해진다. 
 
이처럼 [트랜스포머 4]는 이야기적인 부분에 있어 인물, 캐릭터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공감은 사라지며 드라마는 약하고 긴박감은 사라져 버리고 만다. 주인공 케이드가 철없는 어른에서 영웅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은 1편의 샘만큼 드라마틱 하지 않은 점이 바로 그것이다. 딸을 보호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주인공이 옵티머스에 적극 협조해 지구 수호에까지 나서는 과정은 동기가 너무 부족해 보인다. 게다가 중심적인 이야기의 틀조차 제대로 잡지 못했다.
 
오토봇의 진짜 적은 락다운 인지 아니면 인간들이 개조한 트랜스포머 갈바트론 인지, 인간 캐릭터 케이드가 상대해야 할 대상도 정부의 비밀기관인지 아니면 KIS의 CEO 조슈아(스탠리 투치)인지 복잡한 인물관계 탓에 이야기마저 꼬이게 된다. 164분이나 해당하는 영화의 러닝타임을 유지하기에는 [트랜스포머]의 이야기를 허술하기 짝이 없다. 러닝타임을 줄여서라도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설득력 있게 풀었다면 어땠을까?
 
이 와중에도 시리즈 특유의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정신없는 말장난 유머는 그대로고, 시간이 흐르며 지나치게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산만한 분위기는 그대로다. 마이클 베이 감독이 고집하고 싶었던 부분은 바로 이것이다. 이러한 특유의 색깔이 미국 관객들에게는 특별한 재미처럼 보이겠지만, 한국을 비롯한 타문화의 일반 관객들에게는 무의미한 수다로만 보일 뿐이다. 이야기의 전체적 배경이 중국, 홍콩으로 글로벌화 되면서 이 부분은 더욱 심해진다. 그동안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미군의 역할을 강조하며 미 패권주의의 위력을 보여주었다면, 그 역할을 고스란히 중국이 이어받게 된 셈이다. 미국인 주인공들이 중국까지 가서 공들일 필요가 있었나 싶다. 아무리 아시아 시장과 중국쪽의 지원을 받아 합작 형식으로 제작 했지만, 굳이 중국 배경이 이야기의 전개상 필요했는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우리가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일반 영화 같은 섬세한 이야기를 좋아했을까? 어쩌면 이러한 산만함이 그동안의 시리즈를 이어오게 한 하나의 특징이었을지도 모른다. 단순하게 즐길 수 있었기에 복잡한 설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아도 되고, 오로지 오토봇들의 활약상에 초점을 맞춰 즐긴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전자의 언급한 문제점들이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는 관객의 시선이었다면 트랜스포머 로봇들에 초점을 맞추며 보는 영화팬들에게는 이번 시리즈는 충분히 볼만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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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수물에 또 다른 괴수가 등장해 재미를 준 것처럼 락다운, 갈바트론 일당의 등장과 새로운 오토봇 캐릭터들의 등장은 긴박하고 재미있게 느껴질 것이다. 이번에 등장하는 마이클 베이식 산만한 유머는 미국식 유머에 적응된 관객들이라면 재미있게 느낄 수도 있다.  매카닉 장르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과 농담이 담겨져 있으며,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희화화하는 장면까지 추가 돼 묘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시카고, 홍콩과 같은 거대 도시를 부각하는 배경적 장면이 많다 보니 아이맥스 3D 화면에 특화된 영상미와 스케일은 이번 시리즈가 가진 장점 중 하나다. 다만, 너무 화려함을 추구하다 보니 일부 장면에서는 눈의 피로를 줄 수도 있으며 아이맥스 화면과 와이드 화면이 자주 교차하는 장면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세심하지 못해 아쉬움을 준다.
 
[트랜스포머 4]는 이야기와 인물에서 새 출발을 했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기본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리즈의 고정적인 팬들은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지만, 완벽한 변신을 원했던 관객들에게는 아쉬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요소는 3편까지 끌어왔기에 이번 시리즈 또한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번 4편은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특징과 요소에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만약, 이러한 시리즈 특유의 특징만 강조하면 [고질라] 시리즈 처럼 매니아들의 전유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조금은 극단적인 주장 같지만, 다음 5편에서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교체를 생각해 봤으면 한다. 그가 연출을 너무 못해서가 아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한다. 다만, 시리즈의 지속성과 장기화를 위해서는 그동안 유지하던 특징을 버릴 때가 되었다. 볼만하지만 이제는 진부해 졌다는 것을 이번 시리즈를 통해 느끼게 될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기:★★★
연출력:★★☆
비주얼:★★★☆

 
총점:★★☆
 
 

최재필 기자 movierising@hrising.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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