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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리뷰: 골때리는 영웅들과 함께하는 유쾌한 SF 어드벤처

14.07.2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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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
감독: 제임스 건
출연: 크리스 프랫,조 샐다나,데이브 바티스타,빈 디젤,브래들리 쿠퍼
 
줄거리
자칭 전설의 무법자 스타로드, 그러나 현실은 우주를 떠도는 그저그런 좀도둑에 불과한 피터 퀼(크리스 프랫). 뜻하지 않게 갤럭시의 절대악 타노스와 로난의 타겟이 된 그는 감옥에서 만난 암살자 가모라(조 샐다나), 거구의 파이터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현상금 사냥꾼 로켓(브래들
리 쿠퍼)과 그루트(빈 디젤) 콤비와 불편한 동맹을 맺고 일명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결성한다. 범상치 않은 화려한 과거를 지닌 이들이 과연 120억 명의 운명을 구할 유일한 희망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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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영화의 한 장면. 노웨어 행성에 도착한 '가디언즈'는 그곳에서 구걸하는 아이들과 마주치게 된다. 나머지 멤버들이 무시하는 사이 나무화초 그루트(빈 디젤)는 한 아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으며 자신의 손에서 예쁜 꽃을 피게 한 후 그 꽃을 아이에게 전달한다. 돈을 원했던 아이였지만 그루트가 주는 꽃에 아이는 미소를 지으며 꽃을 건네받고 그루트는 순수해 보이는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아이를 바라본다. 짧은 장면이었지만 마치 마블 영화의 전체적인 한 단면을 보는듯했다. 단순하지만 언제나 관객을 다양한 방법으로 미소 짓게 하는 그들의 노력은 이 한 장면을 통해 정의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마블 특유의 유쾌함과 밝은 분위기가 주를 이룬 작품이었다. 마블 스튜디오의 대표이자 이 영화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케빈 파이기가 "[아이언맨] 이후 가장 재미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 이야기 한 것처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마블의 [아이언맨]을 처음 접한 분위기와 비슷했다. 전체적인 느낌은 역사상 최고의 악당 '만다린'의 등장을 예고하다 사실은 '대역'이라 속이며 뒤통수를 쳤던 [아이언맨 3]의 분위기와 같았다. (심지어 카메오로 출연한 마블 회장 스탠 리는 이 영화에서도 활기찬(?) 노인으로 등장한다.)
 
아마 이 영화를 처음 접하게 된 관객들은 장엄하고 긴장감 넘쳐야 할 분위기에 시대 지난 워크맨을 틀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피터 퀼/스타로드(크리스 프랫)'이 등장하는 영화의 오프닝에 적지 않게 당황하다가 박자에 맞춰 발을 움직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이처럼 영화의 분위기를 경쾌하게 만들어준 주요 요인은 바로 개성 있는 캐릭터들에 있다. 역대 마블 시리즈중 이처럼 골때리는 캐릭터가 있나 싶을 정도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구성하는 히어로들은 각자의 개성이 확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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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 좀도둑에 불과하지만, 은하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무법자 '스타로드'라 자칭하는 피터 퀼(크리스 프랫)은 '토니 스타크' 만큼 우주이 여러 여성에게 작업을 걸 정도로 바람둥이 성격을 지니고 있다. 가끔 미친 짓을 하지만 위기 상황을 능수능란하게 대처할 정도로 재능있고 두뇌 회전이 빠른 팀의 리더 같은 존재다. 고전음악을 들으며 혼자 흥에 겨워 춤을 추는 이 캐릭터는 유쾌함과 강인한 성격을 지닌 매력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피터 퀼 혼자 이 영화의 경쾌한 분위기를 혼자 이끌지 않는다. 제작 전부터 모든 팬의 관심을 받은 가상의 두 캐릭터 때문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재미있는 히어로물로 기억될 수 있었다.
 
그 둘은 너구리 '로켓 라쿤'(브래들리 쿠퍼)과 근육 화초 '그루트'(빈 디젤) 였다. 100% CG로 구현해낸 형태에 헐리웃 최고의 톱스타의 목소리 연기로 완성된 두 캐릭터는 시종일관 영화의 분위기를 경쾌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귀여운 모습과 다르게 거친 속사포 대사와 욕설을 내뱉으며 강력한 총기 액션을 선보이는 로켓 라쿤과 나무의 특징을 이용해 적의 공격을 방어하고 멋지게 되받아치며 "나는 그루트"라는 대사 한마디만 내뱉으며, 무적의 화초 그루트. 비인간 캐릭터인 이들은 자신들의 특징들을 이용해 화려한 액션과 뜻하지 않은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조 샐다나가 연기하는 '가모라', 데이브 바티스타가 연기하는 '드렉스 디스트로이어'는 앙숙관계지만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도 흥미롭게 이어진다.  
 
개성이 강한 만큼 이들은 쉽게 친해지려 하지 않으며 사사건건 사고를 친다. 한 명씩 골때리는 행동을 하고 오합지졸 스러운 장면이 등장해 색다른 재미를 연출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이들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자연히 이들이 드라마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려 할 때의 감정 이입도 남
다르다.
 
재미난 캐릭터들에 의해 전개되는 이야기는 어드벤처 영화의 특징을 더했다. 우주의 낯선 공간에서 신비한 유물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뺏으려 하는 악의 세력의 추격이 더해지면서 스케일은 시간순에 의해 커지게 된다. [스타워즈] [스타트렉]을 연상시키는 화려하고 빠른 우주선 추격전에서부터 광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비주얼은 3D 아이맥스 화면에 특화된 신비한 영상을 그려냈다. 그럴수록 전개는 매우 급박하게 이어지고 이들을 추적하는 빌런들의 능력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게 되면서 긴장감은 높아진다. 무엇보다 그동안 여러 마블 프랜차이즈 영화에 등장했던 쿠키영상과 관련된 대목들이 설명되는 부분(인피니트 젬)과 베일에 싸였던 타노스(조쉬 브롤린)가 실체를 드러내는 순간은 기다렸던 해답을 얻은 것 같은 짜릿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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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만의 진짜 매력은 단순한 경쾌함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 그것은 이 작품을 통해 다양한 세대를 포옹하려는 감성이다. 주인공 피터 퀼이 애지중지하고 있는 워크맨을 통해 들려지는 로큰롤,팝 음악은 7,80년대의 경쾌하고 자유로운 감성을 일깨우며 작품 속 개성 강한 캐릭터들 간의 조화를 이뤄낸다. 추억의 명곡과 함께 어우러진 마블의 스페이스 오페라는 그래서 더욱 신명 난다. 우주의 신비한 유물을 훔치려는 피터 퀼의 복장, 첨단 장비 그리고 모험적인 행동은 영락없는 '인디아나 존스'식 어드벤처 영화의 그것과 같다. 제임스 건 감독이 "어린 시절 영화를 보며 느꼈던 마법, 희망, 사랑,정의,모험을 모두에게 돌려주고 싶었다"라는 연출의도가 말해주듯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과거 어드벤처물의 향수와 감동이 내재하여 올드팬의 감성을 자극한다.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반부와 중반부에 너무 경쾌하고 긴박한 전개를 이어가서 인지 하이라이트인 후반부로 연결되는 과정이 긴장감 없이 급전개되는 부분은 아쉽게 느껴진다. 화려한 특수효과와 스케일을 보여준다 한들 기본 뼈대인 과정이 없다면 긴장감은 자연히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과정을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대부분의 관객은 완성도와 같은 결과론보다는 영화를 통해 잠시나마 느꼈던 롤러코스터 같은 박진감 넘쳤던 '순간'을 만끽하며 흥겹게 퇴장할 것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마블 본연의 유쾌함이 살아 숨 쉬는 작품인 동시에 앞으로 이어질 [어벤져스] 시리즈와 이후의 마블 작품에 중요 연결고리적인 요소들이 숨겨져 있어 후속 시리즈를 기대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필이 관람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자 시사회에서 공개되지 못했던
엔딩 쿠키 영상이 일반 상영을 통해 공개된다는 점은 관객들만이 누릴 수 있는 뜻하지 않은 '특혜'(?)다.

작품성:★★★
오락성:★★★★
비주얼:★★★★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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