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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들의 반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014년 최고의 영화가 되다

14.09.03 16:53


흥행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 일 줄 몰랐다.
 
[닌자터틀]에 밀려 2위에 안착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뒷심을 발휘해 이번 주 박스오피스에서 다시 재역전하는 이변을 연출한 데 이어 북미 기준 누적 흥행 수익에서 [캡틴 아메리카:윈터솔져]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해 2014년 최고의 흥행 영화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물론 하반기 개봉할 작품들에 의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현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북미에서 2억 7천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으며 글로벌 수익에서는 5억 5천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벌어들였다. 이러한 성적대로라면 누적 수익 3억 달러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북미박스오피스 개봉작 수익 순위

 순위
제목 
전체수익 
오프닝 성적 
 1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62,142,000 
$94,320,883 
 2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259,766,572 
$95,023,721
 3
 레고 무비
$257,750,402 
$69,050,279 
 4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
$243,950,966 
 $100,038,390 
 5
 말레피센트
$237,841,302 
$69,431,298 
 6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232,814,528 
$90,823,660 
 7
 혹성탈출:반격의 서막
$204,419,991 
$72,611,427 
 8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202,853,933 
$91,608,337 
 9
 고질라 (2014)
$200,672,193 
$93,188,384 
 10
 22 점프 스트리트
$190,267,743 
$57,071,445
(출처: Boxofficemojo.com)
 
사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제작한 마블도 이 영화의 이러한 흥행 질주를 예상하고 있지 않았다. 최고의 오프닝 흥행 성적을 선보였던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였지만 슈퍼맨, 배트맨보다 조금은 낮은 인지도 탓에 작년 [아이언맨 3]가 기록한 수익에는 크게 미치지 못해 '마블 작품은 뒷심이 약하다'라는 인식을 남기기도 했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또한 흥행한다 한들 [캡틴 아메리카]의 성적에는 미치지 못할 거라 예상했었다. 인기 캐릭터지만 히어로 인지도와 파급력에서는 약했으며, 강력한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주연급 배우도 부재했으며(브래들리 쿠퍼, 빈 디젤은 목소리 출연) B급적인 요소가 가득한 연출방식에 히어로 매니아들이 열광할지도 미지수였다.
 
하지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성적은 그 우려를 씻어내고도 남을 엄청난 흥행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영화가 흥행적인 요소의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흥행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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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탄탄한 배경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완성한 영화였다.
감독인 제임스 건은 이 영화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구성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 언급했다. 페이즈(마블 영화의 단계)1, 2를 통해 언급되었던 최강 악역 타노스와 인피니트 젬의 언급은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최종이 될 수 있는 [어벤져스 3]로 연결될 것이라 전해진 바 있다.
 
그만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과거의 페이즈와 그다음 페이즈를 연결하는 중요 연결 고리였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가 활약한 지구와 토르가 사는 아스가르드가 위치한 중간지대 개념의 우주라는 철저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두었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이야기가 산만해지는 요소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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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심오하거나 어둡지 않은 마블식 유머로 관객들은 이 영화를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전통적으로 코미디와 유머를 좋아하는 미국 관객들의 성향 탓에 유머 코드는 기본. 하지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시종일관 성적인 유머나 자극적인 요소를 배출하는 그런 요소와 다른 적재적소의 상황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마블식 유머를 지향한다. 워너와 DC 코믹스의 심각하고 어
두운 히어로와 달리 마블의 히어로들은 '아이언맨' 처럼 유쾌하고 '캡틴 아메리카'처럼 세상과 적응하려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머들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고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 히어로물이라 한들 그 유머의 바탕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골때리는 행동을 발휘하는 괴짜, 각기 다른 종족을 비유하는 유머, 뜬금없는 돌발 행동, 진지한 상황에서도 농담을 던지는 여유와 장난은 관객들로 하여금 이 영화를 어렵지 않고 가볍게 받아들이도록 '마음의 문'을 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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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모든 세대를 어우르는 친숙한 요소들의 배치가 눈에 띄었다.
기자는 영화의 주인공 '피터 퀼' 스타로드를 보면서 해리슨 포드의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랐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은 다른 기자들도 마찬가지였으며, 영화를 본 일부 관객들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여자를 좋아하고 최악의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하고 우주의 유물을 홀로 찾아 나서는 모
험가 다운 행동은 영락없는 인디아나 존스의 SF 버전이었다. 여기에 더 나아가서 개인 우주선을 조종하며 적들과 맞서는 장면은 [스타워즈]의 '한 솔로'의 모습을 보는듯했다.
 
인디아나 존스, 한 솔로 모두 7,80년대 영화팬들이 사랑한 모험가 캐릭터였으며 이는 우연히 이 영화를 보게 된 과거 '씨네키드'들의 정서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조연으로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그루트와 로켓 라쿤 콤비는 [스타워즈]의 추바카, C3PO, R2D2의 영향을 받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상처 입고 패배를 느낀 루저들이 자연스럽게 팀을 구성하는 과정은 구로자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를 바탕으로 완성된 고전 서부영화의 요소들을 그대로 이어받았으니 관객들은 이같은 친숙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흥미진진한 전개를 즐길 수 있었다.
 
친숙한 요소는 이뿐만이 아니다. 영화내내 끝내주는 음악이라며 배경음악으로 울려 퍼진 블루 스웨이드, 라즈베리스, 데이빗 보위, 잭슨 파이브, 레드본, 마빈 게이의 음악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정서의 '끝판왕'과 같았다. 지금의 미국 팝, 로큰롤의 시초와도 같은 요소였던 70년대 음악의 향연은 전 세대의 공감을 불러왔고 SF 스페이스 오페라는 그러한 요소 덕에 가족영화를 보는 것 같은 친근함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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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위엄보다 정감을 불러일으키는 루저 히어로 카드들이 성공의 요인으로 다가왔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히어로들은 기존의 히어로들과 전혀 반대되는 캐릭터였다. 중심인물인 스타로드가 있지만 사실상 제멋대로 행동하며 강한 개성을 지녔고 버림받은 기억을 지녔고 그다지 강한 존재들도 아니다. 극 중 누군가의 대사처럼 "머저리 집단"이 더 어울린다. 하지만
이 루저 히어로들의 활약에 관객들은 열광했다. 상처입은 각자의 사연과 아픔에 관객들은 위엄있고 우월한 히어로가 아닌 나와 같은 히어로를 만난 것이다. 그들 자신도 자신들이 패배자라 여기며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하며 함께 힘을 합쳐 자신들보다 강한 빌런 로난 어큐저(리 페이스)와 타노스에 대항하려 하는 무모함은 돈키호테와 같은 인간적인 영웅상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마블 유니버스가 지향하는 영웅상으로 카리스마 보다는 관객들과의 정감 어린 교감으로 다가서려는 마블의 의도된 전략이다. 전자에 언급한 유머 코드와 친숙한 요소들의 배치는 바로 이러한 히어로와의 교감을 위한 장치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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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비주얼적인 볼거리에 충실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인 만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공상 과학적인 비주얼은 그 점에 충실했다. 원작의 세계관을 비롯해 [스타워즈] [스타트렉]에서 볼법한 우주 전쟁과 추격전 그리고 마블 히어로 영화에서 봐왔던 초능력과 첨단 무기의 향연은 거대한 우주 세계관을 긴박하고
긴장감 넘치는 SF 서부 영화로 만들었다. 특히,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CG와 그래픽은 수준급이었으며 입체 효과를 구현하는데 있어서도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었다. 이러한 3D 아이맥스 화면에 기반을 둔 SF 영화란 점에서 영화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관객들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스케일이 큰 영화로 인식했고 자연스럽게 극장에 입장하게 되었다.
 
종합해 본다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마블이 지향하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장점과 흥행 요인이 집약된 결과물이었다. 대스타 없이도 훌륭한 기획력과 제작 기반만 있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너무나도 영리하고 교묘해 보이는 상업적 전략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이것이 상업 영화를 추구하는 모든 영화인이 참고해야 할 모범 사례가 아닌가 생각된다. 마케팅이 고객이 기분 좋게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했듯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관객들을 기분 좋게 한 SF 히어로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문의)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movie.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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