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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북]에서 [더킹 투 하츠] 까지..

12.06.05 11:53

<남과북>에서 <더킹 투 하츠> 까지...

숲속의 다람쥐 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 있었다. 그곳에 산 새끼 다람쥐는 바로 숲속 너머의 세계가 궁금해 가려 했지만, 엄마 다람쥐는 그곳엔 괴물들이 산다고 절대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새끼 다람쥐는 호기심에 못이겨 결국 그 숲을 지나가게 되고 그곳에서 자기와 똑같은 새끼 다람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새끼 다람쥐의 마을도 숲속 너머에 괴물들이 산다고 이야기를 한 사실을 알았다. 마을 어른들의 말은 거짓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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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어렸을적 읽었던 동화책의 내용이다. 비록 동화의 한 내용 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 이야기가 현실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다. 바로 지금의 남부관계가 이 이야기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전쟁을 직적적으로 느껴보지 못한 세대에 산 필자 이기에 북한에 대한 이야기는 어른들이 오래전 부터 전해준 이야기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분명 그들은 괴물-악마 집단으로 생각했지만 어느순간 미디어를 통해서 본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 이었다. 

분명 그들과 우리는 하나가 될 수도 있었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장벽과 현실은 서로를 괴물로 인식해야 하는 안타까움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에서도 한국영화는 '남북 분단'을 각자의 정의로 이야기 하려 하였다. 때로는 증오의 대상이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인간임을 인정하며 화해와 대화의 여지를 영화들은 남겨놓고 있었다. 시대에 따라 북한에 대한 인식이 다르기에 그들을 이야기 하려는 방식도 제각각 이었다. 오늘 이 시간은 시대적 분위기에 따른 남북영화의 흐름을 알아볼까 한다. 



<분단과 갈등의 시대>


1. 남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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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회담이 한창인 1950년대 북한 인문군 장교(신영균)가 목숨을 걸고 남한 쪽으로 귀순한다. 그가 내려온 목적은 남한에 있는 아내(엄앵란)를 만나러 온것이다. 하지만 아내는 이미 국군 장교(최무룡)의 아내가 되있었다. 결국 사실을 알게된 이 삼각관계는 걷잡을수 없는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데....  

시대적 배경과 소재는 전쟁이 한창인 6.25를 이야기 하지만 사실은 멜로 영화에 더 가까운 영화로 봐야겠다. 굳이 남북을 소재로 한 큰 이유를 메시지 적으로는 찾기가 힘들지만 증오의 대상이던 북한군을 인간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는 이 영화의 방향은 흥미롭다. 

2. 돌아오지 않는 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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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6.25소재 전쟁영화의 대표작.
인천상륙작전후 해병대 분대원들이 북진을 하게 되면서 자신들의 고향을 거치게 되고 그곳에서 전쟁의 참상을 목격하게 된다. 초반 군인들은 여자들과 좋은 만남을 갖고 미군과 농담을 하는등 전형적인 군대내에서의 이야기로 줄거리를 있지만, 이어지는 중후반부는 인민군의 만행과 이념의 아픔을 이야기 한다. 특히 전쟁으로 평범한 형제가 이념적 대립을 하여 적으로 돌변한 사연을 이야기 하는 대목은 그 당시의 전쟁의 아픔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당시 이 영화와 관련된 뒷 이야기가 더 화제인데 리얼한 전쟁신과 규모를 보여주고자 제작진은 실탄과 실제폭탄-지뢰를 사용하는 초강수를 사용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목숨을 건 노력(?) 으로 괜찮은 장면을 완성 하지만 결국 엑스트라중 한명이 사고를 당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알려진 사실로는 제작진이 보상으로 땅 한마지기를 줬는데 나중에 그 땅이 강남 개발이 되어 그 엑스트라는 부자가 되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3. 마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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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1987년 KAL기 폭파범 김현희의 일본식 이름으로 잘 알려진 이름이다.
기록에 의하면 김일성의 지령을 받은 김승일과 김현희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서 받은 폭탄을 KAL 858에 실은 다음 출국 거부로 바레인으로 몸을 피하게 된다. 결국 비행기는 폭파하게 되고 국제 수배를 받게된 이들은 로마로 출국 수속을 받으려다 발각되자 준비된 자살 샘플을 깨물고 자결하게 된다. 그리고 겨우 살아남은 김현희는 한국 수사관들의 조사를 통해 자신은 중국인 이라고 주장 하였지만, 결국 북에서 왔다는 증언을 하게 된다.

거장 신상옥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작품은 위험한 소재를 다룬 것에 비래 그의 대표작으로 크게 분류되지 않고 있다. 소재에 비해 영화의 작품성은 지금 본다면 마유미의 증언과 시선에 너무 집중해 감독의 개성과 메시지의 방향을 크게 잃어 버린 듯한 무의미한 연출은 이 영화가 TV 다큐 재현물인지를 분간하지 못할 정도였다. 

한때, KAL 폭파사건은 사건의 조작설이 나올 정도로 논란이 많았던 사건이었다. 무서운 계획에 비해 김현희 일행은 너무 쉽게 붙잡혔고, 수백명을 살해한 범인에게 사면을 행한것과 그녀가 사건을 자백한 과정도 너무나 수긍하기 힘든 드라마 같은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남한의 잘사는 모습과 여자로서의 서러움에 우리 여 요원을 붙잡고 "언니"라고 울었던 증언이 그것이다.) 이러한 의혹은 최근 김현희가 모습을 드러내고 직접 증언하면서 일단락 되었지만, 여전히많은 논란을 낳고 있기에 향후 이 사건이 오르락 내리면 이 영화도 조금은 주목을 받지 않을까 싶다.



4. 남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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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빨치산으로 활동했던 종군기자 이자 작가인 이태(이우태) 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당시 그는 북한 인민 돌격대와 함께 지리산을 오가며 남한과 게릴라전을 벌였는데 영화와 소설은 그 전투의 이야기며 빨치산들의 처절한 패망 과정을 그리고 있다. 철저히 적의 시선에서 그려진 6.25 전쟁이란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중후반 이들이 이념의 가치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설정이 인상 깊다.

안성기의 열연을 비롯해 무명 신인 시절의 최진실, 최민수 그리고 애띤 임창정의 모습이 반갑게 느껴진다. 




5. 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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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리의 등장은 의미면에서 꽤 크다. 한국 영화사에 거액을 들인 블록버스터였다는 점과 영화사상 최대의 총격신, 한국 영화에도 헐리웃식 영화 제작의 가능성, 무엇보다 분단과 이념을 본격 상업영화의 소재로 등극시켰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역사와 분단 현실을 이야기 하려 하고 있지만, 지금 돌이켜 본다면 그 구성방식은 어설퍼 보였고 전면에 내세운 한석규-김윤진의 멜로가 더 눈에 뛴다.

하지만, 한국 영화 흥행사와 해외 수출-실적 면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걷은 상업적 가치에서 크게 가치가 남을 작품이다.


[화해와 해빙무드 시기]

6. 공동경비구역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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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박상현의 소설 [DMZ] 를 원작으로 하였지만, 제작당시 우연치 않게 터진 김훈 중위 사건과 남북 화해무드가 겹치면서 우연치 않게 정치적 이슈가 되기도 했던 작품이었다. 

JSA내 발생한 남북한 군인들간에 피격 사건에 인간적인 사연들이 있었던 사실을 파헤치는 스릴러로 진실이 있어도 평화라는 미명하에 은폐되고 절대로 가까워 질수 없는 남북의 관계를 우화적으로 그리고 있다. 

지금의 세대가 전쟁에 대한 참상과 민족에 대한 정을 어떻게 나눌까 생각하겠지만, 남북한의 거리가 근접한 판문점의 군인들이 조우하여 인간관계를 형성한다는 설정은 그럴듯 하면서도 당시에 많은 논란을 낳기도 하였다. (이에대한 항의로 보수단체와 JSA 향우회가 제작사인 명필름을 습격한 일이 있었다.) 현세대가 느낄수 있는 분단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는 의미있는 작품이다.    

당시 이 영화가 개봉했던 학창시절 송강호의 감초연기를 중점으로 재미있게 봤던 영화로 기억했지만, 군대를 갖다오고 다시보게 된후로는 영화가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만큼 이 영화는 군필자 에게는 살갖을 파고도는 것과 같은 인간적인 매력이 가득한 분단 영화 였다는 사실이다.

당시의 무명 연기자였던 신하균은 이 작품으로 스타덤에 올라 충무로에 새로운 발견으로 각인 되었다. (박찬욱 감독과 캐스팅 미팅을 하던 때 "한번 웃어봐" 라는 질문에 씩 웃자 곧바로 캐스팅 되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JSA는 미국쪽에 판권이 팔려 리메이크 작업을 한다 했는데 그쪽에서는 미국-멕시코 국경을 배경으로 제작된다고 했는데...여러모로 다양한 시점에서 재해석 되는 영화인것 같다. 


7. 휘파람 공주-남남북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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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영화를 어떻게 논해야 할까? 사실 이 두 작품에 있어서 분단의 의미니 이런건 찾아볼수 가 없다. 그냥 웃고 넘기자는 코미디 영화로 보기 에는 그것마저도 2% 많이 부족했던 영화들 이었다. 물론 남북분단 소재에 무조건 깊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이렇게 가볍게 넘기기에는 분단 소재라는 매력도 보기 힘들 정도로 여운도 없었으니...

휘파람 공주의 경우, 여주인공은 아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막내딸 이며 그녀를 암살하기 위해 미국 CIA가 개입하고 그것을 남북요원이 연합해 막는다는 설정인데, 바로 여기서 그동안의 분단 소재 영화들이 이념을 상실했다는 논란이 제기되었었다. 비록 같은 민족이란 동일한 개념을 공유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이라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나머지 선을 넘은것 같은 인상은 약간은 불편하다. 당시 영화사 마저도 이 영화에 홍보문구에 '남북한 연합하여 미 제국주의를 무찌르자' 라는 식의 우수에찬(?) 글자를 새길 정도 였으니 영화가 그리 크게 재미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설정과 홍보 모두 불편했던 작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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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남남북녀는 대체 왜 이런 소재와 제목을 가지고 영화를 제작 한건지 이해불가의 작품 이다. 북한의 현실과을 몰라도 너무 모른채 북한 젊은이들을 웃음의 소재로 폄하시킨 설정과 후반부 남자 주인공이 북한에 넘어가 김정일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장면과 같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설정에 웃음의 포인트를 너무 슬랩스틱화 시킨 점은 영화의 질을 떨어뜨려도 너무 떨어 뜨렸다. 

두 영화는 화해와 해빙무드 시기에 파생된 분단 소재 오락 영화로 평가할 만하지만 남북한이 동시에 느끼고 공감할수 있는 웃음적 요소는 상실했다는 점과 영화계 스스로가 이념의 현실을 외면 또는 불편해 한다는 점에서는 많은 숙제를 남겼다. 


8. 태극기 휘날리며-웰컴투 동막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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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둘다 6.25 소재의 전쟁 영화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만, 그것을 그리고 있다는 점은 확연하게 다르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6.25전쟁을 소재로 두고 있지만 그것을 남한의 시선에 그리며 형재애를 끌어 들여 눈물의 향수를 의도한 점에서는 이념의 묵직함을 우회적으로 피하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난 여운에는 통일 또는 향후 남북관계에 대한 메시지적인 성격은 거의 없는것 같다. 역시 전쟁은 나쁘다는거... 그렇지만 평범한 인간에서 전쟁광으로 변해 가는 형(장동건)을 통해 이념이 한인간을 얼마나 망가뜨리는 지를 보인다는 점에서는 이 영화가 아나키즘 적인 무정부주의를 지향하는 것 같아 향후 의미있게 재해석 될 수 있을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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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각에서 본다면 장르와 설정에서 다르지만 <웰컴 투 동막골>도 그러한 무정부 주의적 성격이 뚜렷한 작품인것 같다는 점에서는 또다른 공통점 인 것 같다.
원작은 장진의 연극으로 두고 있으며, 영화와 다르게 너무나 현실적인 마을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런점에서 영화의 동막골은 안빈낙도를 지향하는 동양의 판타지적 색깔을 기초로 만든 공간이다. 이곳에서 이념과 같은 정치적 구도가 방해이자 적 이다. 그래서 영화속 군인들이 목숨까지 바치며 지키려 하는 것은 순수함 이다. 

당시의 남북한은 화해무드가 남았지만 서해교전과 같은 굴직한 갈등은 여전했으며 진보와 보수의 가치적 충돌이 극에 다달은 때였다. 옮고 그름 없이 이 혼란함에 빠져나와 판타지 같은 무정부 주의 세상을 지향하고 싶은건 모두의 공통된 희망 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러한 판타지를 충족하기 위해 영화는 존재한다.   


9. 간큰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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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참 많은 우연이 있다지만 비슷한 시기에 이런 같은 생각을 하며 작품을 만든다는 우연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할까? 하긴 같은 분단의 아픔을 늦꼈던 독일 이었기에 가능할수도 있었다지만, 그래도 먼저 제작 되었다면 이 작품이 조금이라도 다시 재평가 받을수 있었을까?

분명 간큰가족은 시나리오 공모전을 통해 발굴된 창작 작품이다. 하지만 독일 영화 [굿바이 레닌]이 먼저 개봉된 점에서는 할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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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굿바이 레닌]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의 시절인 동독, 서독으로 망명한 아버지를 뒤로하고 어머니는 두 남매를 위해 열성적인 공산당원으로 활동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공산주의 시절이 끝나갈 무렵 우연히 반공산주의 시위에 가담하게 된 남자 주인공은 그만 어머니와 마주치게 되고 어미니는 그 자리서 기절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머니는 의식을 되찮지만 이미 지금의 시기는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통일직전의 독일을 맞이하게 되는 순간이다. 의사는 공산주의가 무너진 사실을 알리면 어머니가 크게 충격을 받을수 있다고 경고하자 아들은 어머니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독일이 통일 되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한 기상천외한 방법들을 동원한다. 

그 다음은 [간큰가족] 이다. 
남북한의 화해무드속 이산가족간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아버지 또한 이산가족을 찾기위해 정부에 신청을 마친 상태다. 그러던중 아버지가 지병으로 쓰러지게 되면서 시한부 삶이란 사실을 알게된다. 그때 아버지의 유언장을 발견하게 되고 아버지가 50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으며 "통일이 되었을시 가족에서 물려준다"라는 특별조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가족들은 유산을 물려 받기 위한 기상천외한 방법들을 동원한다. 

자 어떠신가? 그냥 넘겨봐도 너무나 공통점이 많고 비슷하다는 느낌이 강하지 않은가?
[간큰가족]은 [굿바이 레닌]과 이리저리 비교를 당해 씁쓸함이 많았던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분단의 상징을 희화화 시키며 풍자성을 가미한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단지 더 나가지 못해 오락영화로 끝난 점은 역시나 [굿바이 레닌]과 비교가....
 
그냥 [간큰가족]으로 평가하고 기억하자.


[천안함-연평도 사태 후]


이제 지금을 이야기해 보자, 사실 이 이후로 기억남는 분단 소재 작품들이 최근 들어 있었나? 
괜찮은 작품 이었어도 지금에 언급되었던 영화들 만큼 강렬한 주제의식 이나 기억에 남는 작품들은 별루 없는 것 같다. 이제는 분단이란 소재가 진부해 진 점도 있지만, 대부분 화해의 시대때의 작품들이 친북-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한 점이 있었던 것과 달리 그 이후 남북관계는 달라진 것은 없으며 지금의 정치적인 방향이 이와 달라져 더이상 이 소재로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 특히나 전쟁을 직접 피부로 느끼지 못한 지금의 현 새대는 예전 세대와 달리 민족적 동질감이 많이 부족하면서도 천안함-연평도 폭격사태와 같은 북한간의 충돌을 목격했다는 것은 통일에 대한 인식을 더욱 악화 시켰을 것이다.
 
그래서 근래 들어 만들어진 분단 영화들은 좀 더 현실적인 시각에서 현재를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9. 풍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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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비명 빼고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김기덕의 전작 '빈집'의 영향력을 그대로 가지고 온것 같다. 그의 제작 작품이니 그럴만도 하다. '빈집'의 주인공이 유령과도 같은 존재로 인식되어 지는 것처럼 이 주인공 또한 분단의 현실을 오고가는 유령 이기도 하다. 

탈북자, 남한 정보국, 북한 간첩단과 같은 민감한 집단체들의 관계를 우화적으로 그린 점에서 꽤 인상깊다. 
 


10. 의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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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북한 간첩단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입구서 탈북자 가장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 영화의 초반부 아파트 총격전은 바로 그 사건을 연상케 했다. 의형제는 우선 남한내 활동중인 간첩단을 소재로 리얼하게 그린점이 인상깊다. 반공-친북 그리고 인간적인 시각을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 내는 과정은 흥미롭다. 결국은 제3국행이 좋다는 점. 하지만 그동안 완화되어 진것 같은 북한에 대한 시선은 조금 부정적인 시각으로 변한 것은 흥미롭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소원해진 사이가 되어버린 사제 지간인 풍산개의 제작자 김기덕 감독과 의형제의 장훈 감독의 이 두작품의 소재가 비슷하다는 사실.


11. 포화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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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속으로는 근래 들어 보기 힘들었던 반공 영화가 아닌가 싶다. 때론 그것이 이 영화의 치명적 단점이 되어 버리기도 했지만 말이다.  북한군 장교를 맡은 차승원의 "동무들 빨리 만나고 싶소" 같은 단순한 대사가 그렇듯이 이 영화는 북한을 '적'으로 인식 시키고 학도병 들의 시각에서 전쟁을 정의하려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현충원, 전쟁기념관 에서 보던 다큐, 기록-재연 영화를 보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것 같다. 물론 호국보훈적 시각에선 좋았지만 극장 상영 영화라는 점에선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거 아니었나 싶다.  


12. 무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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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전에도 탈북자를 다룬 인권 영화는 많았었다. 하지만 '무산일기' 처럼 생생하고 길게 그들의 이야기를 담으려한 영화는 없었을 것이다. 
사회에서 탈북자로 분류되어 특별 관리를 받고 사회의 편견적 시각에 살아야 하는 것은 얼마나 괴로운 일일까? 무산일기는 대한민국 속 소외당하는 탈북자를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인상깊지만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탈북자의 시각에서 본 대한민국의 현재를 말하고 있는게 본 메시지 아닌가 생각 되기도 한다. 

어쩌면 이들의 모습은 통일후 우리가 포옹하고 도와줘야 할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이야기 하는거 아닐까?


13.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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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는 어쩌면 일찍 나왔어야 했던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작품이 약간 신파적 요소가 강했던 것을 볼 때 한창 화해무드의 시절에 이 작품을 만들었으면 영화가 더 달리 보이지 않았을까? 사실 이들이 왜 모여서 단일 팀을 만들어야 했었나 의문이 들었다. 정말 중국 해설자의 말처럼 중국 하나를 이기기 위해서 뭉친 거였을까? 코리아의 주인공들 또한 직접 6.25와 민족 상장의 비극을 느껴보지 못한 세대들이다. 그들에게 이 짧은 시간에 만나 알게된 '정'이 바로 그것을 대변한 것인지도 모른다.  

공감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 세대가 남북에 대한 편견을 이겨내고 서로를 알아갈수 있다는 과정은 희망을 이야기 하는것 같다. 물론 그것을 지금 세대가 해결 해야 한다는게 부담이기도 하다.    


14. 그리고 [더킹 투 하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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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드라마 '궁'을 보면서 궁금했던 점은 과연 일제 강점기후 한반도가 입헌군주국을 맞이했다면 독립후의 이념의 갈등을 해결했을까였다.
알딸딸한 로맨스를 위해서 작품은 그러한 심각한 문제를 피했다. 거기에 대한 부재를 덜어주기 위해 '궁'의 정치 버전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얼마전 종영한 '더킹 투 하츠'다.

물론 가상의 세계도 분단의 현실을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남한의 왕자와 북한군 여장교는 자신들만의 로맨스를 즐기려 한다. 이들이 위치한 현재의 상징성 때문에 이들의 애정도에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다. 드라마는 바로 이러한 갈등의 원천으로 '클럽M'이라는 외부세력을 끌어들여 이 거대한 세력에 맞서기 위해 남북한의 단합을 이끄려 한다. 즉, 분단의 원인과 현실에 대한 책임을 강대국들과 같은 외부세력에 전가한 듯한 인상은 어느정도 이 작품이 민족주의성을 강조한 작품이란 점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그점에서 본다면 이 작품은 이념적으로 진보성을 가진듯 하지만, 상황적 인식에 대해서 만큼은 보수적-현실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이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생생한 평양에 대한 묘사에서 부터 정확한 억양의 북한말 까지 재현하고 무작정 으름장을 놓고 정책에 혼선을 주는 북한의 지나친 자주적 모습에 "때쟁인 국가"라고 있는 그대로 발언한 이재하(이승기)의 대사가 그러하다.

더욱 재미있는 장면은 김항아(하지원)에 대한 청문회를 준비하는 남북한 정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묘사다. 보수적인 시각에서 북한을 비난하려는 정당, 북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있으면서 애매모호한 입장을 표현하는 중도적인 정당과 영락없는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진보적 정당들이 싸우는 장면은 굳이 말안해도 우리 정치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특히나 극중 진보적 입장을 가진 정당이 무시 당할때 "우리도 60만 유권자가 선택한 정당!" 이라며 억울해하는 장면을 여태까지의 분단 영화 흐름과 비교하면 세상참 많이 좋아졌다 라고 생각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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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상의 판타지 로맨스에 현실적 시각이 존재하게 되면서 완성도에서 볼 때 애매모호한 색깔을 갖추고 있다. 아기자기한 로맨스를 즐기자니 무거운 주제의식이 눈을 가리고 정치적 해석을 하자니 즐기는 시점을 놓치게 되니 이 작품을 어느 중점에 두고 즐겨야 하는지 헷갈릴 지경이 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한 시도는 공중분해 된 인상이었다. 

그나마 이작품을 통해서 얻게된 두 가지 성과를 꼽으라면 하나는 하지원이 연기한 김항아 라는 여태까지의 분단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한 것이다. 언제나 분단으로 인한 상처로 탄생하게 되는 피해의식을 가진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그녀는 이러한 민족의 상처를 강인하게 이겨낸 다는 점이다. 때론 연악하고 보호받고 싶은 여자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과감하게 총을들고 뛰어가 적들과 싸우는 장면은 '공각기동대' 쿠사나기 소령의 강인한 여성성의 이미지를 연상 시킨다. 즉, 뜨거운 가슴과 사랑을 동시에 지녀 현실과 맞서는 리얼리스트란 점에서 김항아는 어쩌면 앞으로 우리 미래세대가 분단의 갈등을 이겨내야 21세기형 캐릭터의 표본을 상징하는 중요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분단에 대한 새로운 주제의식을 가진 점이다. 
외부세력의 위험을 이겨내고 어렵게 결혼에 골인한 이재하는 앞으로 한반도에 닥칠 어려운 순간들을 예상하면서 다음과 같은 대사를 말한다. 

"막아냈잖아. 내가 우리가, 스스로 막아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전쟁이라는데 그걸 막아냈는데 뭘 못하겠어"
"그렇지요, 포기만 안 하면 됩니다"

분단은 필연적 운명이거나 외부세력에 의한 방해 일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적이 불가능한 현실을 계속 불가능 하다고 말하는 존재와 이상을 비웃는 자들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를 갈라놓고 방해하는 운명과 싸워야 하는것 또한 우리의 의무 이다. 더킹의 마지막은 왜 우리에게 있어 통일이 지금 까지도 화자 되어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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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이 넘는 분단의 세월을 넘겼지만 여전히 전쟁의 위험은 사라지지 않은채 갈등과 분쟁은 반복 되고 있다. 그리고 이 갈등의 드라마는 어떻게 끝날지 모른다.
때로는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고 따로따로 갈라 선채로 살자고 말한다. 통일은 그만큼 모두를 힘들게 하고 좋은 결과를 확신할수 없는 경제학적인 '리스크' 이기에 애초에하지 말아야할 위험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의 후손들이 "위에 있는 우리 말 따라하는 사람들 누구예요?" 라는 질문에 뭐라고 답해야 할까? 다람쥐 마을의 어른들 처럼 위험한 괴물들이라고 설명하는데서 그쳐야만 할까?

어쩌면 통일 그자체를 이야기 하는게 '더킹'의 설정보다 더 판타지 일것이다. 하지만 서로가 쉽게 하나가 될 수 없더라도 전쟁과 같은 무력 충돌만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최소 폭력의 길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한다면 모두가 원한 희망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지 않을까?

분단의 현실을 이야기한 영화들을 보며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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