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나의 신부] 리뷰: '카톡'세대에 권하는 아날로그 '로코'
14.09.25 10:07
[나의 사랑 나의 신부, 2014]
감독:임찬상
출연:조정석,신민아,라미란,배성우,이시언
감독:임찬상
출연:조정석,신민아,라미란,배성우,이시언
줄거리
4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대한민국 보통 커플, 영민(조정석)과 미영(신민아). 마냥 행복할 줄만 알았던 달콤한 신혼생활도 잠시. 사소한 오해와 마찰들이 생기며 ‘결혼의 꿈’은 하나 둘씩 깨지기 시작하는데…
4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대한민국 보통 커플, 영민(조정석)과 미영(신민아). 마냥 행복할 줄만 알았던 달콤한 신혼생활도 잠시. 사소한 오해와 마찰들이 생기며 ‘결혼의 꿈’은 하나 둘씩 깨지기 시작하는데…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1990년 이명세 감독의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두고 있다. 이명세 특유의 스타일리시하면서 개성 넘치는 유머와 표현이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이란 점에서 현시대의 감성으로 이 영화를 다시 그려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감상한 리메이크 버전은 원작의 장점이 따로 있다는 것을 되돌아보게 해주었다. 원작이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것은 외형적인 스타일이 아닌 내적인 정서와 공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2014년 버전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원작의 개성 보다는 현대의 로맨틱 코미디의 절차를 그대로 밟는데 충실하다. 신혼부부 생활을 묘사하는 성적인 농담과 유머, 재기발랄한 감초 조연들의 활약, 재치있는 애드리브, 로맨틱하면서도 공감을 이끌어내는 교훈의 반주가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하지만 이 단순하고 뻔한 '로코'가 조금은 색다르게 보이는 것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나누어 진행하는 독특한 이야기 방식이다. 신혼 생활에 생길 수 있는 여러 이야기를 주제로 흥미로운 드라마를 완성한다. 부부가 싸우고 화해하게 되는 단순한 구조지만 기본적인 기승전결의 구조가 분명해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이러한 에피소드식 구성은 원작에서 활용된 방식으로 90년대의 표현과 상식을 21세기의 기준에 맞게 새롭게 구성한 형식이었다. 이명세의 원작이 만화 같은 느낌을 주는 편집이었다면, 리메이크 버전은 아기자기한 블로그와 개인 미니홈피의 느낌을 자극한다. 이처럼 영화는 원작을 현시대의 트렌드에 맞게 재사용하고 재해석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원작의 말 꼬리표식 감정 표현이 스마트폰 메신저와 음성 통화로 대체된 방식이나, 정감 있고 짖궂은 주변 인물들은 유머와 인간미가 더한 감초들로 그려진다. 특히, 라미란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극의 흐름을 연결해 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 원작에서 명장면으로 꼽혔던 창밖에서 눈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과 자장면에 얼굴을 박는 장면들이 그대로 재현돼 과거 영화팬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구성에서 봤을 때 이명세가 완성한 아기자기한 영상미와 표현이 계승되지 못했던 점은 아쉽다.
대신 삼청동, 홍대, 대학로를 영화의 배경으로 삼아 원작의 감성을 현실적인 시각에 살리려 한 의도는 볼만했다.
그래서일까?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최근까지 등장했던 로맨틱 코미디 장르 영화 중에서 아날로그적 감성이 담긴 순수 로맨스가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이었다. 오래된 시와 시인을 통해 전해지는 사랑의 교훈과 계속되는 다툼에도 서로에 대한 사랑이 변치 않는 이야기는 빨리 소비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현세대에는 너무나 순수한 시각으로 그려진다. 조정석과 신민아의 능청과 애교를 오가는 연기가 이같은 정서와 만났을 때 영화는 더할 나위 없이 순수한 감성을 느끼게 한다. 단순히 웃고 공감하는 영화를 떠나 기분 좋은 여운을 오랫동안 남겨줄 영화란 바로 이러한 특별한 감성이 깃든 영화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듯하다.
그 점에서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기분 좋은 영화인 동시에 사랑에 대한 순수한 면모를 볼 수 있는 정감있는 로맨틱 코미디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씨네그루㈜다우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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