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속 실제 배경 장소
12.06.20 11:35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으면 "아~ 나도 저런 곳에 가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아마도... 우리의 결핍되어 있는 어느 부분이 동경하는 신세계를 보았을 때, 감동을 느끼기 때문은 아닐까?
이처럼 그림은 가장 빠르게 가장 효과적으로 감동을 전할 수 있는 매체다. 머릿속에 떠다니는 두루뭉실한 이미지를 표현해 자신의 감정을 미묘하게 전달하는 방법으로 그림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애니메이션도 이런 표현의 한 종류로, 영상을 실사로 접했을 때보다 감동이 극대화 될 수 있다.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 2012 )
일본 애니메이션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은 모모라는 소녀와 모모의 눈에만 보이는 요괴 3인방의 좌충우돌 기가 막힌 동거를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이 애니메이션을 위해 촬영한 사진만 무려 9,750장이라고 한다. 투철한 장인정신으로 빚어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배경이 된 사진만 봐도 모모라는 소녀가 어떤 감성으로 자라왔는지가 느껴지는 이곳은 '세토내해'라는 일본의 아름다운 섬으로 혼슈, 규슈, 시코쿠 근방 해안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이 곳은 영화 <벼랑 위의 포뇨>의 배경 장소였다는 사실!
그림과 사진을 비교했을 때... 어느 것이 애니메이션이고, 어느 것이 실제 사진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실제 배경을 잘 옮겨 놓았다.
초속 5센티미터 ( 2007 )
초등학생 때 만났던 타카키와 아카리는 서로 사랑이란 감정이 생긴 것을 확인했지만, 곧 헤어지게 된다. 그 후 1년 반만에 재회하게 된 그들.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첫 사랑의 이야기다.
초속 5센티미터란 벚꽃 잎이 떨어지는 속도를 말한다. 이 영화는 벚꽃이 떨어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마치 따뜻한 눈꽃송이와 같이 표현해 애니메이션 속으로 들어가 떨어지는 그 벚꽃 송이 하나하나를 느끼게 하고 싶을 정도로 잘 묘사해 냈다. 극사실적 표현으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중간중간에도 "이게 애니메이션인가? 실사인가?" 할 정도니 말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 2006 )
마코토는 우연한 기회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과거로 돌아가 현실의 상황을 바꾸는 등 위험한 여행을 하면 할 수록, 일을 꼬여만 간다. 누구나 갖고 싶은 능력,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보고 싶은 시간 여행이란 주제로 섬세하게 이야기를 풀어낸 <시간을 달리는 소녀>.
어쩌다 우연한 기회에 이 곳을 지나게 된다면, 이 영화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아가 과거로의 여행을 시도해 보고 싶은 충동이... 이처럼 상상 속에서만 가능할 법한 일들을 다룬 애니메이션에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한 장면을 곳곳에 넣는 다는 것! 이것은 공상을 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엘펜리트
약간은 잔혹한 고어물에 속하는 애니메이션이다. 고어물 답지 않게 아름다운 배경 장소를 담고 있는 <엘펜리트>. 사진 속 장소는 카나가와현 카마쿠라시에 있는 초록풍경으로 둘러 쌓인 작고 조용한 역으로 유명한 관광지이다.
고쿠라쿠지 역 부근에는 수국이 많이피는 참배길로 유맹한 '성취원'이라는 '신사'가 있는데, 여기서 주인공 코우타와 소꿉친구이자 사촌인 유카의 재회 장소로 나온다.
빨강머리 앤
사랑스러운 아가씨 빨강머리 앤이 살던 집도 실제 배경 장소가 있었다는 사실! 이 집은 캐나다 프린스의 에드워드 섬에 있다고 한다.
이렇게 관객들의 시각과 감성을 한 번에 사로잡은 애니메이션에도 상상 속의 것을 꺼내어 표현한 것 외에 실제 배경을 바탕으로 표현한 장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즉, 기존 애니메이션의 트렌드가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공상적인 배경이 주를 이뤘다면, 현재의 트렌드는 실제 배경이 되는 장소를 그대로 옮겨 놓아 현실성을 높였다는 것!
위에 소개한 애니메이션들 외에도 많은 장면들이 실제 배경을 담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이런 장소들을 발견하게 되면 얼마나 반가울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내가 아는 장소를 발견할 때의 재미도 쏠쏠할 듯 하다.
실사보다 더 진짜 같은 극사실적인 표현을 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땀을 흘린 감독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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