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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리뷰: 우주에서 온 위대하고 위험한 서사시

14.10.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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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2014]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매튜 매커너히, 앤 해서웨이, 마이클 케인, 제시카 차스테인
 
 
줄거리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가 완전히 붕괴된 미래가 다가온다. 지난 20세기에 범한 잘못이 전 세계적인 식량 부족을 불러왔고, NASA도 해체되었다. 이때 시공간에 불가사의한 틈이 열리고, 남은 자들에게는 이 곳을 탐험해 인류를 구해야 하는 임무가 지워진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뒤로
한 채 인류라는 더 큰 가족을 위해, 그들은 이제 희망을 찾아 우주로 간다. 그리고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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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크리스토퍼 놀란의 차기작 [인터스텔라]와 관련된 정보를 처음 접했을 때, 기대보다는 의문이 더 들었다. 우주, 웜홀, 상대성 이론, 블랙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등등 언급되는 정보를 종합해 봤을때, 놀란은 너무나도 방대한 이야기를 준비 중이었다. 가상의 세계인 고담시와 인간의 꿈속을 향한 모험을 시도했던 그에게 우주를 향한 이야기는 무한한 상상력을 향한 모험이었다. 그는 왜 우주를 선택했으며, 그 시도는 성공했을까?
 
스스로를 비관주의자라 말한 놀란 답게 영화의 배경이 되는 지구는 참담한 그 자체다. 황사로 인해 식량자원은 죽어가고 기후는 엉망이 되었으며, 사람들은 숨쉬기조차 힘들어한다. 그로 인해 인류의 문화, 정부 시스템, 사회는 붕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영화가 이야기하려는 인류의 절망은 따로 있다. 그것은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스스로 위험과 맞서려 하지 않는 인류의 태도다. 1960년대 달착륙을 조작설로 규정한 미래 인간들의 태도가 말해 주듯이 새로운 세상을 향한 모험과 시도를 위험으로 치부한 채 현실에 순응하려 한다. 모험 의지를 잃어버린 인류 이기에 더이상의 발전과 진보는 찾아볼 수 없는 세상이다.
 
주인공 쿠퍼(매튜 맥커너히)는 그러한 인류의 태도를 안타깝게 생각하며 스스로 모험 의지를 잊어버리지 않는다. 그는 이 작품의 주제를 상징화한 인물이다. 침체된 인류가 미래를 향해 더 나아가고 모험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영웅이자 개척자이다. 그를 필두로 제2의 지구를 찾기 위한 원정대가 조직되고 웜홀을 통한 우주여행이 시작되면서 영화는 자연히 또 다른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바로, 이 작품의 메인 테마이자 드라마를 형성하는 쿠퍼와 머피 부녀(父女)의 이야기다. 부녀간의 사랑은 물리학적 난해함과 설명이 난무하는 이 작품에 감성을 더하며 이 모든 것을 초월하는 주제를 형성한다.
 
하이라이트인 우주여행 장면은 기존의 헐리웃 상업 영화들이 웅장하고 화려하게 다룬 오프닝과 달리 현실적 이면서 잔잔하고 담담하게 그려진다. 스펙터클한 영상미에 초현실적인 세계로 표현되면서 한편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영상미는 놀란의 [인셉션]과 스탠릭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만남 그 자체였다. 그만큼 아름답고 신비로움이 가득한 신세계지만 동시에 예상치 못한 돌발 위험이 잔재한 공포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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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지닌 긴장감은 바로 이러한 우주가 지닌 물리학적 신비로움에 의해 표현된다. 인류가 한 번도 진입하지 못한 웜홀, 블랙홀이 지닌 잠재 위험, 희망이라 생각한 헤성이 지닌 자연적인 위험, 특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바탕으로 한 시간의 흐름의 차이가 이 작품의 관건으로 등장한다. 예를 들어 한 행성에서의 1시간이 지구의 7년인 만큼 시간이 초과될 때 마다 우주와 지구의 시간차는 더 벌어지게 되고 등장인물들의 나이가 역전되는 상황이 발생되는 식이다. 놀란은 이 장면의 긴박감을 높이기 위해 [인셉션]의 꿈의 단계별 방식과 교차 편집을 도입한다. 그리고 환상적 특수효과와 함께 이 영화가 이야기 하려한 모험과 사랑에 관한 감성적인 이야기가 더해지며 한편의 아름다운 우주 서사시를 선사한다.
 
하지만 이는 이 작품이 지닌 빈약한 서사적 이야기 전개의 단점을 덮으려 한 방식에 불과하다. [인터스텔라]는 기존의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의 줄거리와 전개를 떠올려 보면 너무나 익숙하다. 이야기의 다양성을 꾸며주기 위해 감성적인 요소, 특수효과와 같은 여러 다양한 방식들이 동원되지만, 이야기만 더욱 복잡해진다. 급기야 우려되었던 난해한 과학 공식과 설명이 난무해 이야기의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아성에 도전하려한 의욕이 너무 앞선 나머지 판타지에 가까운 후반부도 논란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인터스텔라]는 기존의 놀란 작품에서 보기 힘든 호불호와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현실 지향적인 이성적인 관객에게는 다소 부정적인 면을 감성적인 시각으로 영화를 바라보는 이에게는 인상깊은 작품으로 남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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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인터스텔라]는 현시대에서 크리스토퍼 놀란의 역대 작품 중 대표작으로 불리기에는 조금 아쉬운 작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범한 주제의식과 메시지를 앞세우며 어려울 것 같은 이야기를 대중 영화로 완성한 그의 연출력은 여전히 대단하다. 미래와 인류의 진보를 이끈 모험 정신을 찬양하고 우주가 지닌 물리학적 특징을 인상깊게 잘 살린 그의 작품에 대중들은 열광할 것이다. 그 스스로도 이번 작품을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버금갈 작품을 꿈꿔왔다고 말했듯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그랬던 것처럼 [인터스텔라]는 미래의 후대에게 그럴만한 가치를 인정받을 SF 서사시로 기억될 것이다.
 
P.S: 당연한 이야기지만, 무슨일이 있어도 아이맥스 화면으로 감상하길 권한다. [그래비티] 만큼의 리얼함 까지는 아니어도 넓은 우주의 스펙터클함과 체감도는 아이맥스가 더 정확하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특수효과:★★★★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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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너브러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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